삶을 고민하다

#차별금지법 반대 - 누구를 향한 칼인가?

별아저씨의집 2020. 7. 7. 17:15
차별금지법 반대 - 누구를 향한 칼인가? (20. 6. 28)
1. 2020년 현재. 반기독교 정서가 한국 사회에 팽배합니다. 박정희, 전두환을 하나님이 세운 지도자라며 떠받들고 경제적 번영이 축복과 구원의 증거라는 메세지를 쏟아내던 80년대 많은 교회들의 정서는 사기쳐도 돈만 벌면 된다거나 속여서라도 전도만 하면 된다는 식의 불의와 독선이 교회 안에 스며들게 만들었고 이제 교회는 가장 신뢰하기 어려운 단체 중의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2. 다른 종교 시설, 가령 불상을 때려 부수는 무지막지한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누구나 목격하게 되었고, 그들을 대신해서 불교계에 사과한 대학교수는 신학대학에서 잘렸습니다. 법원은 그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했지만 대학측은 여전히 불법적으로 이 분의 복귀를 막고 있습니다. 교회세습, 목회자들의 성범죄 등 교회의 일탈은 이제 더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되었고 최근에는 교회가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온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교회의 독선과 반사회적 모습에 많은 이들이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3. 시간이 흘러 미래, 20XX년이 되면 개독으로 낙인찍힌 기독교인들은 소수가 됩니다. 과학의 결과를 부정하고 지구 6천년설이나 가르치는 교회는 아이들의 교육에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신자유주의와 결탁하여 번영신학을 외치고 부동산 투기 등으로 빈부 격차를 만드는 구조에 든든한 영적 기반이 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나라의 미래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불법과 부정이 만연한 교회기관들은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아무도 못말리는 종교적 독단은 펜데믹 상황에서 심각한 사회적 위협이 되는 등, 결국 기독교는 사회의 암적 존재라는 인식이 주류가 되어 버립니다.

4. 이 과정에는 물론 가짜뉴스와 언론을 이용한 조작과 여론몰이가 크게 작용합니다. 실제 기독교의 핵심과는 다르게 겉으로 드러나는 사회문화적 양상들이 기독교로 오인되는 것이지요. 반개독 성향의 그룹들과 극단적 무신론자들은 개독을 사회의 적으로 규정하고 카톡으로 끝없이 혐오와 배제의 메세지를 퍼트립니다.

5. 더이상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종교적 지향을 드러낼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어쩌다 신앙이 탄로나면 혐오와 배제를 경험하게 됩니다. 각종 동호회나 주말마다 모이는 모임들에서 개독임이 밝혀지면 퇴출됩니다. 직장에서도 종교적 지향이 드러나면 심각한 차별을 받고 심지어 잘리거나 스스로 그만두게 됩니다. 취업, 교육, 결혼, 여행에서 차별은 물론 심지어 식당과 까페에서도 개독 출입금지 푯말이 걸립니다. 물론 공공 기관들은 취업 과정에서 기독교인들을 차별할 수 없지만 나머지 영역에서 포괄적 차별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차별받은 기독교인은 민사소송을 걸 수 있지만 그래봐야 실효적으로 차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6. 어느날 자신의 자녀가 기독교 신앙을 가진 걸 우연히 알게된 부모는 큰 충격을 받고 자녀를 개독 치유학교에 보내 6개월간 가두어 치료를 시킵니다. 갇힌 아이들은 치유학교를 탈출해서 자살을 하기도 합니다. 어느 대학에 비밀스런 기독교인들의 동아리가 있다며 그들을 추적해서 유투브에 까발리고 명예를 훼손한 어느 병원 원장은 고소를 당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까지 고발하겠다고 협박하며 혐오의 전도사 일을 계속합니다.

7. 반개독 운동가들은 종교적 지향을 결정하는 유전자 같은 것은 없다며, 날 때부터 종교성을 갖게 되는 게 아니라 잘못된 교육과 환경 탓이기 때문에 종교성은 교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과학지식이랍시고 짜깁기한 근거들을 나열하면서 기독교 신앙은 폭력을 조장하고 이성적 사고를 불가능하게 하는 등 반사회적인 경향이므로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목소리에 그런가보다 하고 동조합니다.

8. 커밍아웃한 기독교인들이 모인 축제에서 영광제일학교 (영광제일교회 아니고~) 교장선생님이 그들을 축복하며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여러분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라고 축복했다가 반개독운동가들에 의해 마녀사냥을 당합니다. 개독대책위원회'와 건강한 사회를 위한 반개독 모임은 이 학교를 관할하는 경기학교연회에 이 교장을 고발합니다. 이 교장 선생님은 종교적 지향에 관해 토론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안된다고 항변했지만 교장직을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9. 종교적 지향이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반개독 운동이 심각해지자, 기독교인이 아닌 시민들이 차별금지법을 요청합니다. 헌법과 인권을 고려할때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차별하면 안된다는 반론이 나옵니다. 그러나 이런 반론은 개독을 퍼트리고 나라를 말아먹으려는 음모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반개독인들은 대대적으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합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만들어 종교적 지향이나 성적 지향 등 차별의 이유 뿐만 아니라, 차별의 영역, 가령 취업, 교육, 문화의 영역 등 차별금지의 영역을 확장하려 했던 노력은 가짜뉴스와 반개독 운동으로 물거품이 됩니다. 종교적 지향 때문에,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것은 일상이 되어 버립니다.

10. 상상이 지나치다고 하실 분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윗 글에서 종교적 지향을 성적 지향으로 바꾸고 기독교인들을 성소수자로 바꾸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수와 기득권인 기독교인들이 소수자들을 혐오하고 배제해도 됩니까?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니 도대체 그 칼은 누구를 향하는 것입니까?

11. 예수의 도를 따르는 기독교인들이 차별을 금지하겠다는 법안에 반대한다는 건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고아와 나그네를 돌보라는 구약과 신약에 면면히 흐르는 인애와 공평의 성경적 정신은 어디다 팔아먹고 오히려 소수자를 차별하는 일에 동조하고 오히려 조장하겠다는 걸까요?

12. 차별금지법이 말이 차별금지법이지 사실은 동성애를 옹호하는 법안이라서 그렇다. 이렇게들 주장합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동성애가 성경적으로 옳지 않다고 설교하면 처벌받고 교회에서 동성애 반대 주장도 못하게 만드는 법이라고요? 정말 그렇습니까? 대형교회 목사들의 이름으로 버젓히 전달되는 이런 가짜뉴스로 교인들을 홀려서 도대체 무엇을 팔아 먹으려고 합니까?

13. 훌륭한 신앙을 가진 분들 중에는 혼전 순결을 지키고 외도를 피하고 이혼을 하지 않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믿는 분들도 있습니다. 성관계는 출산의 축복을 위한 것이니 피임을 하지 않고 쾌락을 위한 성관계를 금지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분들도 있겠습니다.

반대로 예수께서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가르쳤지만, 이혼이 허용된다고 믿는 분들도 있고 사랑하는 사이라면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 분들도 있습니다. 당연히 결혼하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믿는 분도 있고 결혼하지 않는 것도 괜찮다고 믿는 분도 있겠습니다.

14. 동성애에 관해서도 일부 교회가 동성애는 반성경적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신들의 성경해석과 신학적 이해에 따라 그런 주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동성애에 관해 성경이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교단도 있고 이혼한 사람들, 간음한 사람들을 교회가 포용하는 것처럼 성소수자들을 포용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교단들도 이 문제로 나뉘고 가장 전문적인 성서학자들과 신학자들도 이 문제로 의견이 나뉘는데 불구하고, 내 주장만이 옳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훌륭한 신앙 그리고 열심히 읽고 배운 성경, 다 인정하지만 당신의 주장이 옳다고 인정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15. 당신의 교회, 혹은 기독교인인 당신은 동성애에 관해 어떤 한가지 입장을 선택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차별의 문제는 성경해석이나 신학적 입장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제도의 문제입니다. 말그대로 사회적 영역에서 성적 지향이나 종교적 지향이나 신념이나 가치나 외모나 나이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취업이나, 교육의 기회를 포함해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대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보편적인 인권과 우리나라 헌법적 가치일 뿐만 아니라, 성경이 가르치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16. 물론 차별 금지라는 사회적제도를 만들었을때, 우리 교단, 우리교회, 혹은 나의 종교적 입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순히 사회적 제도와 종교적 입장을 획일적으로 나누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가령, 차별금지법이 재정되면 동성애가 더 조장되어 가정도 파괴되고 사회도 망하고 교회도 약화된다는 논리가 있겠지요.

17. 그러나 그런 논리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습니까? 정말 그 이유 때문에 차별금지를 반대합니까? 교세가 약화되는 거, 교회가 기득권을 잃는 것 때문에 어쩔수 없이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것이 기독교인들이 할 소리입니까? 외모, 나이, 성적 지향, 출신지역, 외국인 여부, 종교적 지향을 포함해서 수많은 차별들이 이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데 기껏 교회의 위축을 막는다는 이기적인 동기로 차별을 허용하는 사회로 가도록 밀겠다는 것입니까? 정말 그런 종교적 독선과 이기성이 이유입니까? 차별금지법에 성소수자 내용을 빼도 여전히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겠다는 분들도 있더군요. 정말 심각한 독선입니다.

18. 한발 더 양보해서, 정말로 동성애가 가장 큰 문제입니까? 한국교회가 온 힘을 기울여 막아내야 하는 가장 심각하고 위중한 것이 동성애를 퍼트리는 차별금지법을 막는 일입니까?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n번방 사건을 봅시다.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극악무도한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입니다. 극악무도한 성범죄 말고 합법적이라는 외도나 간음은 어떻습니까? 가정을 파괴되고 교회가 무너지는 일에 동성애가 가장 큰 원인입니까, 아니면 이성애의 성범죄 혹은 성윤리의 무너짐이 더 큰 원인입니까?

목회자들은 외도나 간음 등에 대해서 죄라고 설교하십니까? 동성애 까는 만큼 하십니까? 여인을 보고 성욕을 품은 것도 간음이라고 예수께서 하신 말씀은 성경에서 지웠습니까? 남성 목회자들이 여성 신도들을 성추행 성폭행 하는 일들은 자주 발생하니 그 문제는 입 싹 닫고, 당신들이 절대로 안할 법한 동성애 문제만 물고 늘어지는 걸까요?

19. 동성애에 관한 어떤 입장이 성경적인지 교회 안에서 잘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하지만 교회에서 성경적, 신학적, 윤리적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거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균형을 갖고 합시다. 외도와 간음, 이혼은 허용하고 동성애만 반성경적이라는 메세지로는 어느 누구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외도나 간음, 이혼, 동성애가 다 반성경적이라는 입장이더라도 동성애만 차별하면 역시 설득력이 없습니다.

20. 그러나 교회가 어떤 입장을 갖든, 사회적 영역에서 차별을 조장하거나 혐오와 배제를 눈감거나 심지어 차별의 주체가 되거나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입니다. 신학적으로는 보수적이고 극단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성애는 반대하더라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막아야합니다.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용인하는 것은 기독교의 답이 될 수 없습니다.

21. 안타까운 일은 다수의 교인들은 차별금지법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걸 반대하겠다는 것이 어떤 사회적 메세지를 주는지도 모른채, 일부 목회자들의 그릇된 리더십에 끌려간다는 점입니다. 결국 그 결과는 기독교는 차별의 종교로 자리매김하고 차별금지법을 반대했던 칼날은 오히려 교회로 향한다는 것입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마태복음 7: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