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해적선에서 기도만 하고 착하게 살라고?

별아저씨의집 2017. 1. 1. 15:22

해적선에서 기도만 하고 착하게 살라고?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2164921800399093


얼마 전 페북에서 질타를 받은 어느 유명 목사님의 글, 이럴 때 일수록 주님을 바라봐야한다는 요지의 글을 두 줄로 비판했었습니다. 주님은 평소에 바라보시고 지금은 불의에 저항해야할 때입니다라고. 그랬더니 장문의 메세지로 항의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왜 목사님을 비판하냐고. 


안수집사라는 분이 조폭처럼 국가적 범죄 피의자에게 충성하겠다며 예수를 들먹이는 바람에 신성모독 수준으로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어디 한 두분이겠습니까? 유명교회 장로님, 집사님 들이 다들 거대한 범죄조직의 주연배우들입니다. 


이 분들이 행실이 나쁘고 욕지거리를 하고 폭력을 쓰고 뭐 그런 분들이 아닐 겁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예의바르고 열심히 일하고 교회 잘 섬기는 '착한' 분들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기도도 열심히 하고 소위 '신앙'도 좋은 분들이겠요. 그러니 더욱 황망합니다. 도대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건가요? 


그 훌륭하다는 목사님들은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주님을 바라보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회개하라고 합니다. 그 말 자체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영 동의가 안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바로 해적선에서 죄짓지 말고 열심히 살라는 말과 같기 때문입니다. 맡은 바 청소도 열심히 하고 음식도 평등하게 나누어 먹고 소임을 다하고 그리고 매일 저녁 기도도 하고 부하들이 밤에 침실에 넣어주는 여자도 범하지 않고 그렇게 착하게 살라는 거지요. 


그러나 해적선에서 아무리 개인적으로 열심히 살고 거짓말 안하고 주님만 바라보고 살면 뭐합니까? 그래봐야 해적인 것이죠. 지나가는 배를 약탈하고 사람들을 죽이고 감금하고 인신매매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해적선에서 사는데 해적질이라는 죄악에 대해 지적하고 회개를 요구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저 해적들 사이에서 거짓말하지 않고 약탈한 것은 싸우지 않고 공평하게 나누어 갖고 상관에게 충성하고 그리고 얻은 것에 감사하고 그렇게 주님만 바라보고 살면 되는 것입니까? 


한국교회는 썩을대로 썩었습니다. 해적질은 악하다. 해적질을 그만해라. 안되면 해적선에서 목숨을 걸고 뛰어내려라. 해적선장을 죽여서라도 해적활동을 접으라는 얘기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저 착하게 살라고 개인적인 삶의 윤리만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자세히 보면 그렇게 해적질을 슬쩍 가리고 개인의 도덕성만 강조하는 것은 그들도 해적질의 카르텔에 속해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많은 목회자들이 눈물로 기도하고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해 혼심을 다합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거짓목자들은 해적질에 앞장서며 교인들에게는 해적선에 착하게 살라고만 하는 것이죠. 


대통령의 죄악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교계지도자들은 선지자의 역할을 해야합니다. 해적질을 덮어두면 공범이 될 뿐입니다. 


이번 박근혜 게이트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좌우할 사건으로 작용할 듯 합니다. 목사들이나 지도자들이 깨어서 바르게 가르치지 않으면 그저 해적선에서 착하게 살라고 하면 교회에는 더이상 복음이 없는 것입니다. 제발 목사님들이 헛소리만이라도 안하시기를 간절히 빌 뿐입니다. 


내일 광화문에 큰 집회가 있습니다. 기독교인이 광화문에 나가야 하냐구요? 뭔소립니까? 당연히 나가야지요. 주님을 바라봐야 하지 않냐고요? 광화문에서 주님을 바라보십시요.


내가 탄 배가 해적선이냐구요? 해적질이 뭐냐구요? 바로 그걸 주님께 물어보십시요. 내가 다니는 직장, 내가 참여하는 계모임, 내가 사는 나라, 심지어 내가 다니는 교회도 해적선이 될 수 도 있습니다.


2016.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