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따_이야기 18번째
기적으로 창조되어야만 인간이 존엄하다구?
강의 후에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인간이 아메에서 진화했다면 어떻게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존엄한 존재일 수 있나요?
생각의 틀을 깨뜨려주려 되물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아메바로부터 만들면 인간이 존엄할 수 없고, 흙에서부터 만들면 인간은 존엄해 지나요? 그래도 아메바가 흙보다 좀 낫지 않을까요?
이 레토릭을 받아적은 젊은지구교인들은, 우종학 교수는 인간이 아메바로부터 진화했다고 가르쳤다고 주장하더군요. 코스타에서 제가 강의하지 못하게 막은 이동원 목사님도 그 얘기를 들었겠지요. 왜곡과 오독의 역사로 점철된 창조과학의 흐름을 볼 때 그려려니 합니다.
질문자는 아메바에서 인간이 진화했다면 인간이 특별할 수 없는 거 아니냐고 물었지만, 사실, 흙이냐, 아메바냐, 단세포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해의 핵심은 창조의 방법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특별한 방법으로 창조하면 인간은 존엄하게 되고, 반면 자연적 방법, 가령 다른 동물들처럼 인과적 변화과정을 통해서 창조하면 존엄하지 않은 동물적 존재가 된다는 오해죠.
성경의 문구를 읽을 때, 인간을 특별한 방법으로, 기적적으로, 즉각적으로, 완성된 형태로 만들었다고 읽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뭔가 특별한 방식으로 인간을 만들었다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과연 특별한 방법으로 창조해야만 인간은 특별하고, 자연적 방법으로 창조하면 인간은 특별한 존재가 될수 없는걸까요?
이 질문은 결국 하나님이 창조하는 "방법"이 중요하냐는 질문이 됩니다. 아담을 창조하실 때 뿅하고 만들면 그 아담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가 되고, 자연적 과정으로 오랜 기간을 거쳐 아담을 창조하면 그 아담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을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걸까요?
이렇게 물어봅시다. 여러분 중에 하나님이 특별한 방법으로 창조한 분이 있습니까? 하나님이 기적적인 방법으로 창조하신 분이 있다면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
아닙니다. 우리모두는 자연적 방법으로 창조되었습니다. 뚝딱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 단세포에서부터 세포분열을 거쳐 점점 복잡하게 되는 10달의 인과적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창조하셨지요.
인공수정까지도 할 수 있을 만큼 의학지식으로 이해하는 자연적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창조되었다면 우리는 존엄한 존재가 될 수 없나요? 하나님이 단세포에서부터 세포분열을 통해 우리를 자연적 방법으로 창조하셨다고 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을 수 없는 존재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뚝딱 만들어야만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존재가 되는게 아닙니다. 자연적 과정으로 우리를 창조하셨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똑같은 관점에서, 하나님이 아담을 단세포에서부터 긴 과정을 거쳐 창조하셨다고 해서, 하나님이 창조하지 않은 게 되거나, 그 아담이 하나님의 형상을 가질 수 없는 존재가 되거나, 아담이 존엄하지 않은 존재가 되는게 아닙니다.
창조의 "방법"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적으로 창조되지 않으면 하나님의 형상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가적으로 창조되지 않은 나와 여러분은 하나님의 형상을 가질 수 없습니다. 자연적 과정으로 창조되면 존엄한 존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자연적 과정으로 창조된 나와 여러분은 존엄한 존재가 될 수 없죠.
아닙니다. 우리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존엄한 존재인 이유는 인간을 창조한 "방법"이 기적과 같은 특별한 방법이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존엄한 존재로 삼아주셨기 때문입니다. 자연적 방법으로 창조된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이 인격적 존재로 삼아주셨기 때문에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