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 이슈

소문으로만 듣던 창조과학회의 편지

별아저씨의집 2015. 9. 14. 17:18

소문으로만 듣던 편지가 바로 이런 것이었군요. 

창조과학회 회장님이 목사님들에게 보낸 편지를 어느 분이 보내주셨습니다. 답답한 마음으로 저에게 알려주신 그 분을 생각해서 한 대목만 따옵니다. 

---------------------------------------
"서울대 우종학 교수의 경우 진화론을 수용하는 과학자로서 생물학적인 진화는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창조과학의 젊은 연대 주장만을 공격함으로써 하나님의 창조주되심에 대한 믿음을 흔드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우종학 교수의 경우 창조과학회와 더불어 온누리교회 뿐만 아니라 창조과학을 가르치는 여러 기독학교들도 함께 심하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이 영향력 있는 크리스찬으로 많은 교회에서 강사로 초빙되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


그렇습니다. 창조과학회 회장으로서 참 안타까우실 것입니다. 창조과학회 뿐만 아니라, 온누리교회, 한동대 등등 창조과학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우실 것입니다. 그러나 "창조과학"이 공격받는 것을 안타까와 하기 보다 "창조"가 공격받는 것을 안타까와 하셔야 합니다. 

지구의 나이가 만년이고 생물진화는 가설이라는 비과학적인 이야기로 창조과학을 굳건히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런 주장은 하나님의 창조를 흔드는 잘못된 주장입니다. 

하나님께서 일반은총을 통해서 자연이라는 책에 세세히 써두신 기록을 통째로 무시하고 문자주의 해석에 갇혀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를 근본주의의 좁은 틀 안에 가두어 두고, 안식교의 프라이스의 격변설에 뿌리를 둔 젊은지구론을 주장하는 것이야 말로 바로, 수많은 과학전공자들이 신앙을 버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수많은 아이들이 과학을 배우다 신앙을 잃어버리게 될 걸림돌을 심는 일이며 수많은 지성인들이 복음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하는 심각한 장애물입니다. 

자, 
편지에서 주장한대로, 생물진화가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젊은지구론을 공격하면, 하나님이 창조주라는 믿음을 흔드는 것일까요? 정말 그럴까요?

하나님이 지구의 긴 역사 과정에서 자연의 기작으로 하나하나 종을 창조하셨다고 설명하면, 지구의 나이가 만년이라는 주장때문에 아이들이 교회에 안가겠다고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제발 비과학적인 젊은지구론은 내려놓자고 비판하면, 그러면 정말 하나님이 창조주라는 믿음을 흔드는 것 일까요? 

아닙니다. 과학을 부정하여 하나님을 젊은지구론에 가두어 두는 일이야 말로 바로 하나님을 창조주로 믿는 믿음에 걸림돌이 되는 것입니다. 제 주장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창조과학에 대한 믿음을 흔드는 것이죠. 창조과학과 창조는 다릅니다.

제가 교회에 초빙되어 강의하러 가는 이유는 창조과학회나 온누리교회, 한동대 등을 공격하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교회에서 젊은지구론을 배우고 학교에서는 과학을 배우다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신앙을 버리려고 하는, 혹은 신앙을 버리게 할 걸림돌을 갖고 있는 크리스쳔들에게 오히려 과학이 하나님의 창조의 역사를 드러낸다는 것을 강의합니다. 과학때문에 신앙에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알려주어 그들의 신앙을 돕기 위해 강의합니다 

그 과정에서 창조과학이 가진 근거없는 주장 (가령 연대측정법이 잘못되었다거나 공룡발자국과 사람발자국이 함께 발견된다거나 등), 잘못된 과학관 (압도적인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데도 과학을 불신하는 이원론적이고 음모론적인), 잘못된 성경해석 (창세기 1장을 과학교과서처럼 읽는), 잘못된 창조관 (전능한 하나님을 마술사 정도로 축소시키는) 등을 짚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가르칠 수 밖에 없습니다. 

창조과학을 공격한다는 욕을 먹더라도 믿음을 잃어가는 형제들을 다독이고 신앙 가운데 남아 있게 하고 오히려 과학을 통해서 더 하나님을 깊이 깨닫도록 도와주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이 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교회들이 저를 강사로 초빙하는 이유는 제가 영향력있고 사회적으로 알려져 있는 인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과학때문에 고민하는 교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부르는 것입니다. 저는 저를 모범으로 내세워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간증이나 고지론은 강의하지 않습니다. 

창조과학회의 우려는 당연한 것이겠지요. 안타까우시겠죠. 저도 안타깝습니다. 지질학 전공자도 아니면서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이 틀렸다고하고, 천문학자도 아니면서 적색편이도 믿을 수 없다고 하고, 생물학자도 아니면서 종의 분화는 관측된 적이 없다고 하는 그런 비전문가 창조과학강사들이 젊은지구론을 가르치면서 과학을 깡그리 쓰레기통에 집어넣는 강의를 교회에서 버젓이 하는 일이 안타깝고, 그런 강의를 듣는 과학전공자들이 과학과 신앙 때문에 갈등하고 힘들어하는 일이 참으로 안타깝고, 그러다가 신앙을 버리고 불가지론자가 되거나 무신론자가 되는 경우를 보고 접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페이스북 링크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1904039273154015?pnref=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