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구름 낀 날씨, Keck HQ 에서

별아저씨의집 2011. 11. 29. 22:36

오랜만에 하와이에 왔습니다.

Keck 망원경 관측 차 왔지요.

'마우나 키아 (Mauna Kea) ' 즉 키아라는 이름의 산 정상에는 세계 최상급 망원경들이 여럿 있습니다.

4200 미터라는 높이 탓에 그만큼 대기가 없어 관측하기가 좋습니다.

그러나 산소도 지상의 60%밖에 되지 않아 산소마스크를 쓰고 작업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뛰어다니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건장한 청년들도 쓰러지곤 합니다.


Keck 망원경의 경우에는 관측자들이 산 정상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대신 켁 천문대의 본부가 있는 와이메아라는 작은 마을로 갑니다.

거기에 원격 관측 시설들이 있어서 산 정상의 망원경에 달린 카메라라든가 분광기들을 직접 운용합니다.

물론 망원경은 산 정상에 있는 엔지니어들과 오퍼레이터가 직접 다룹니다.

본부에는 관측자들의 숙소와 키친 시설등이 있지요.  물론 행정을 다루는 사람들, 과학임무를 맡은 과학자들, 그리고 엔지니어들이 근무합니다.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Low Resolution Imager and Spectrograph (줄여서 LRIS라고 불리지요)를 사용해서

렌즈 은하들과 먼거리에 있는 활동은하들을 관측 중입니다.

활동은하들은 블랙홀 질량을 재기 위해서이지요.

슬릿을 여러개 올려 한꺼번에 스물댓개의 은하들을 한꺼번에 관측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그동안 업데이트된 프로그램들이 아주 잘 작동해서 큰무리없이 관측을 했습니다.

그런데 구름이 많이 껴서 관측이 매우 어렵습니다.

하룻밤 가격이 8만불하는 켁 망원경 시간을 왕창 날리고 있습니다. (물론 돈을 내고 산 것은 아닙니다. 망원경을 소유하고 있는 켈리포니아 대학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니까요).

활동은하 프로그램은 남쪽으로 고도가 낮은 곳을 지향해야 해서 포기하고

렌즈은하들을 관측 중입니다.

데이터가 별로 좋지 않군요.  

새벽 3시반입니다. 한국과 5시간 시차가 있어서 밤에 관측하기는 좋군요.

내일은 좀더 좋은 날씨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