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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단체로 편지를 보내왔다.

지난 번에 좋은교사 모임에서 과학과 신앙 강의를 했을때 만났던 어느 초등 선생님이 아이들이 쓴 편지를 묶어 보내오셨다.

내용인즉,

루이스가 쓴 환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를 함께 읽고 있는데, 1 권에 나오는, 사자 아슬란이 노래를 불러 나니아를 창조하는 장면에서 자연스레 우주의 시작에 대한 질문들이 나왔다고 한다. 아슬란은 노래를 불러 나니아를 창조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빅뱅을 떠올렸고 대폭발을 통해 우주가 시작되었다는 과학 내용을 토론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주가 시작되었다면 아무 것도 없는데 어떻게 대폭발은 일어났을까?

이 대목에서 아이들의 공부는 표류 중이라고 한다.

나니아 연대기를 전부 다 읽지는 못했다. 한두 편 읽었던 나니아 연대기는 어른이 읽어도 감동적이다. 몰랐던 얘기인데, 아슬란이 노래로 나니아를 창조하는 장면이 나온다니 무척 재밌게 들린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자연스럽게 우주의 시작에 대한 질문을 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접근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아이들을 잘 교육하기 위해 애쓰는 선생님도 존경스럽다. 그렇다.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기르는 초등선생님들 참으로 존경한다. 

아이들이 너무나 예쁜 편지들을 썼다. 다들, 빅뱅은 어떻게 시작되었냐고 묻는다. 색연필로 그린 그림들도 예쁘고 아이들의 천진스런 표현들도 아기자기하다. 귀여운 것들!!


곰곰히 생각하니,

빅뱅이 과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면서 빅뱅을 일으키셨다고 믿을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빅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일은 별로 신통치 않다. 물론 다중우주론과 같은 몇가지 이론적 설명이 있지만 빅뱅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내기에는 벅차 보인다. 

더 곰곰히 생각하니,
우주론을 배울 때도 이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 그저 빅뱅 이후의 우주의 역사를 공부했을뿐. 우리가 배운 과학교육은 사고를 넓혀주기보다는 교과서에 나와있는 내용들을 익히기에 너무나 급급하지 않았던가? 자유로운 질문과 상상이 가능한 참교육을 받을 권리를 아이들은 분명히 갖고 있다. 

이모저모 생각하니,
초등 아이들에게 답해줄 말이 없다는 결론이 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것이 현대우주론의 현실인 것을. 다음 학기에 외부은하와 우주론을 대학원생들에게 가르칠 예정인데 빅뱅이 어떻게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할 것은 뻔하다. 

과학자로서 답을 주지 못하는 것이 한편 미안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이것이 아이들에게는 과학과 신앙을 구별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답장을 쓸지 고민이다. 


Posted by 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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