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 이슈

과학자들의 종교성

별아저씨의집 2010. 5. 7. 20:17
과학자들은 얼마나 종교적일까?

과학자들이 얼마나 종교적인가 하는 문제는 오랫동안 논쟁되던 이슈이고 국내에 출판된 책들도 자신의 견해에 유리한 결과들을 주로 인용한다. 과학과 종교가 서로 대립된다는 견해를 주장하는 무신론자들은 과학자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훨씬 덜 종교적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한다. 더 많은 교육을 받았고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과학자들이 별로 신앙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이성이 신앙 위에 군림한다는 것을 보이려는 것이다.


무신론자들이 많이 인용하는 연구결과 중에 98년에 네이쳐에 나온 글이 있다. 그 연구에 의하면 "더 나은 (greater)" 과학자들의 경우, 7% 만이 종교적 신앙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이 정의한 '더 나은" 과학자가 과학자 전체를 대표하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물론 과학자들 중에 '별볼일 없는' 과학자도 있을테니 그들의 샘플이 더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더 나은" 과학자를 어떻게 정의할지는 일단 제쳐두자. 어쨌거나 이 결과는 과학자들이 별로 종교적이지 않다는 논지에 상당한 힘을 실어 주었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껌뻑 죽는 '네이쳐'지에 나온 것 아닌가. (그런데 사람들은 네이쳐지에 나온 수많은 결과들이 나중에 틀린 것으로 판명된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최근 'Science vs. Religion'이라는 제목으로 출판을 앞두고 있는 책이 신선한 바람을 주고 있다. 이 책은 1700명 가량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선보이는데 요점을 말하자면 50% 가량의 과학자들이 종교적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십년 전의 더 나은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는 차이를 보인다. "더 나은" 과학자들이 과학자들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이 책의 결과를 요약해 주는 하나의 표를 올려본다. 



이 표는 미국의 과학자들과 미국의 일반 시민들의 경우를 비교하고 있다. 물론 미국시민들 전체에 비하면 종교적 신앙을 갖고 있지 않는 비율이 훨씬 높다. 무신론의 견해를 갖고 있는 견해는 30%를 약간 넘는다. 물론 신을 믿는 경우도 30% 미만이다. 

그러나 이 결과의 펀치 라인은 과학자들은 대부분 무신론자이다라는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예상한 대로 불가지론자의 경우가 30%나 된다. 신을 믿는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약간 달라지겠지만 모종의 신을 믿는 경우, 불가지론인 경우, 그리고 무시론자인 경우의 비율이 1:1:1정도 되는 것 같다.

이 연구가 과학과 종교의 대화를 시도하는 템플턴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라는 점에서 연구결과가 저자들이 의도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그 비판은 데이타를 조작했다는 얘기는 아니고 카테고리를 나눌때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들이다. 가령 Jewish 라는 카테고리를 선택한 경우 실제로 유대교 신자가 아닌 경우들과 섞여있다든지 하는 문제들 말이다. 

그러나 위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해 구체적 내용에 대한 판단은 차후로 미루자. 그러나 과학자들은 대부분 비종교적이라는 생각을 입증하기는 한층 어려워 진 것은 사실로 보인다.  

참고 삼아, 1998년의 결과도 함께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