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의 믿음을 살린 것은 의심이었다." -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관악북클럽이라고 들어보셨나요?
6,7년쯤 전에 하바드대학 출판사에 나온 [창조론자들]이라는 제목의 벽돌책을 과신대에서 번역프로젝트로 추진해서 책이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창조론자들의 역사를 다룬 과학사 같은 책이지만 누가 읽겠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모여서 같이 읽어보자고 만들었던 모임이 과신대 북클럽입니다. 페북에 포스팅을 해서 장소를 구한다고 했더니 서울대입구역 근처 여러 지역교회에서 연락을 주시고 독서모임에 사용하라고 세미나실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첫모임 때 - 아마도 여름 소나기가 오지 않았나 싶은데 - 처음 보는 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어느 방에서 두꺼운 그 책을 앞에 놓고 자기 소개를 하며 앞으로 이 책을 몇번에 걸쳐서 나누어 읽자고 시작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이후, 여러 책들을 읽으며 깊이있고 의미있는 나눔들을 했던 모임으로 이어졌습니다. 저에게는 부담도 되었지만 그래도 풍성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서로 고민하는 이야기들과 소망하는 바를 나누고 힘을 얻던 펠로우십의 모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고 저도 과신대 대표일로 바빠지면서 모임이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그 사이 이사가신 분들도 있고 다른 지역에서 북클럽들이 생겨나면서 이 모임이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아쉬웠지만 코로나 기간에 모일 수도 없는데 어쩔 수도 없고 뭐 그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대신에 책나모라고 온라인 모임을 한두번씩 해왔습니다.
이제는 다시 문을 엽니다. 관악산이 가까우니 관악북클럽이라고 부릅니다. 한달에 한번 네번째 월요일에 모여서 책을 읽고 나누는 북클럽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전의 경험으로는 책 한권에 2-3번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러니까 분기에 최소 한권 쯤은 읽는다 싶습니다. 새로운 책을 시작할 때 새롭게 참여할 기회도 있겠습니다만 인원이 많으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누가 오실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문을 열어놓습니다. 과신대 정회원만 받는건 아닙니다. 어차피 과신대 모임이라서 불교 내용을 다루거나 창조과학을 설파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배경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과학도 중요한 주제입니다.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이 모토라고 할까요.
부활하는 관악북클럽의 첫번째 책으로 [헤아려본 믿음]을 정했습니다. 지난 겨울에 포스팅을 한번 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기울여 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레이첼 에반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나의 신앙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진화해 가는지 깊은 나눔이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50명이 모일 수는 없겠습니다. 열댓명이면 좋고 더 적어도 좋고 스무명이 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래도 강독이나 강의가 아니라 책 나눔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