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는 창조론이 없다.
지난 주말, 신학교 교수님 3분과 함께 과신대 기초과정2 커리큘럼에 대해 논의하면서 다들 동의한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한국교회에 창조론이 없다는 점입니다.
창조론하면 그랜드 캐년 가서 지구6천년설을 배워오거나 생물진화를 반대하는 수준에 불과한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가만 들여다 보면 창조론에 별 내용이 없습니다. 그저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선언 외에, 하나님의 창조에 대해 구체적인 신학적 이해가 깡그리 메달라 있습니다.
기독론도 있고 교회론도 있고 구원론도 있고 다 있는데 하필 창조론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만큼 과학이 던지는 담론들에 무지했고 두려워했고 공부하지 않았다는 반증입니다.
그러다보니, 한국교회의 창조론은 유사과학 수준의 창조과학으로 덜떨어져 버렸고 내용없는 창조신학은 깊은 묵상이나 이해를 끌어내기는 커녕, 묻지마 식의 선언 수준으로 떨어져버렸습니다.
아마도 시급하게 요구되는 것은 창조신학을 새롭게 세우는 것입니다. 박영식 교수님 책의 제목이 [창조의 신학]인 것처럼, 김근주 교수님의 [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를 통해 결국 성경이 제시하는 창조를 바르게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김정형 교수님이 과학을 통해서 오히려 창조신앙이 풍성하게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처럼, 지금 한국교회에 시급한 일은 건강한 창조신학을 세우는 일입니다. 그래서 교인들이 균형잡히고 감격스런 창조신앙을 갖게 하는 일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는 신과 인간, 자연 등을 제대로 신학적으로 이해하고 깊이 있는 담론을 끌어내는 일이 중요합니다. 6천년 전에 하나님이 이렇게 저렇게 만들었어~라는 수준의 기원 설명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창조신학은 창조에 담긴 주권과 목적과 신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와, 창조와 구원의 어우러짐과 창조와 종말의 연결과 창조와 복음의 공공성과 창조와 현대기술문명에 대한 시각과, 창조에 담긴 자연법칙과 인간의 자유의지와, 창조의 우발성과 역사의 우발성과 창조와 구원에 담긴 이중성 등등 많은 논제들을 신학적으로 이해하고 신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새로운 시각과 성숙한 분석과 종합이 필요합니다.
교육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세기 1장의 창조순서를 외우는 수준의 공부가 아니라 바른 창조신앙을 갖게 하기 위한 창조신학을 담아내야 합니다.
과신대에 맡겨진 일도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과학적 오류를 변별해 주는 단순한 작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신앙을 제대로 가르치는 일, 그리고 과학을 재료로 삼아 창조신학을 풍성하게 하는 일, 바로 그것이 많은 신학자와 과학자들에게 맡겨진 시급한 사역이 아닐까 합니다.
다음주면 벌써 기초과정2가 시작됩니다. 2017년 초에 시작한 교육과정이 벌써 4기를 모집합니다. 이미 인원이 많이 찼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혹시 꼭 필요하신 분들은 6주의 세미나 과정에 참여해서 함께 공부할 수 있으면 합니다. 기초과정 2의 목표로 결국 창조신앙을 건강하게 세우는 일입니다.
강좌 안내 및 신청: https://bit.ly/2XbgV5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