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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

별로 방해받지 않고 책 읽으며 토요일을 보낼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입니다. 유학+포스닥 시절 토요일에 참 책 많이 읽었는데 한국와서 10년 쯤 내공이 바닥나고 있습니다. 1주에 1권은 읽어야 영혼이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는데 말입니다. 이번 봄부터 토요일에는 바빠도 책읽기에 시간을 투자하자고 다짐하고 보내고 있습니다. 쌓아둔 책들 하나씩 꺼내 읽는 재미를 만끽 합니다. 인류원리로 유명한 존 베로의 책을 꺼내들었습니다. 천체물리를 하기도 했지만 수학자인 그가 풀어내는 무한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워 홀딱 읽어버렸습니다. 대학 시절에 수학과에서 패러독스 과목을 청강하며 가졌던 탐구심이 다시 부활하는 듯 합니다. 무한은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잠재적 무한과 현실적 무한으로 구분하던 시절도 있지만, 수학에서..

5월 19일 ....

너무 피곤했는지 곯아떨어졌다가 일어났습니다. 점심도 대략 거르고 강의하러 갔다가 1시간 걸려 집에 와서는 저녁먹고 잠이 들었네요. 체력이 예전같진 않나 봅니다. 오늘 성복중앙교회는 뚜렷한 기억으로 남을 듯 합니다. 작년에 고려대에서 열린 베리타스 포럼을 지원하면서 포럼에 참석하셨던 담임목사님이 오늘 제가 입고 간 옷을 알아보시더군요 ^^ 고려대 앞에 자리잡은 교회인데 학원사역에 대해 깊은 관심과 비젼으로 섬기는 교회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시간 반 강의 후에 이어진 청년들 질문도 좋았습니다. 사회를 맡은 분도 준비를 많이 하신 듯 감각있게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보통 교회에서 강연하면 질의응답 시간이 짜임새가 없는 경우들이 있는데, 오늘 같은 진행이라면 제가 강의시간을 줄이고 질의응답 시간을 늘..

제임스 스미스 강연

제임스 스미스의 강연을 다녀왔습니다. 종강예배라 찬양을 하다보니 캠퍼스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 찬양을 참 오랜만에 한다 싶었습니다. 종종 가야할 듯 합니다. 제임스 스미스는 전형적인 미국인 스타일로 그러나 철학자답게 분석적인 방식으로 꽤나 긴 문장을 구상하며 개념적인 깊이를 담아 다채롭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원고는 이미 써두었을테니 문장 하나하나가 이미 명료하고 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었을터라, 들으면서 책을 읽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구어적 느낌을 살려 풀어내는 스타일이 전형적인 (강의 잘하는) 학자들의 강연다왔습니다. You are what you love라는 제목의 강연이었지만 제 느낌에는 you are what you do였습니다. 우리가 욕망하고 사랑하는 그것이 바로 내가 누구인지 결정한..

제임스 스미스와 진화

제임스 스미스와 진화 칼빈신학교 철학교 교수인 제임스 스미스가 한국에 오는군요.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 책의 첫번째 저자이기도 합니다. 진화에 대해 꽉 막혀있는 사람들이 제임스 스미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1. 제임스 스미스는 18살에 그리스도인이 된 후 성경대학을 다니며 창조과학을 배웠습니다. 오히려 성경을 배우다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2. 그러나 성경대학 교사들이 문화전쟁의 무기로 과학을 이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죠 (한국도 비슷합니다. 팝송은 사탄적이고 영화도 보면 안되고 등등 문화전쟁을 벌였던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3. 과학은 그리스도인의 소명으로 권장되지 않았고, 그저 무기로 사용되었습니다. 한 대목을 따옵니다 "게다가 내게 제..

진화적 창조론은 타락과 원죄 교리를 부정할까?

진화적 창조론은 타락과 원죄 교리를 부정할까? 칼빈신학교 철학자인 제임스 스미스가 한국을 방문 중입니다. 고려대에서 베리스타 포럼 강연을 하고, 서울대에서는 수요일 종강예배에서 강연합니다. 종강예배는 저도 참석할까 합니다. 진화에 대한 제임스 스미스의 관점은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라는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지난 번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진화와 원죄 교리에 대한 그의 주장을 살펴봅니다. [인간의 타락과 진화] 책의 3장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진화적 창조론을 수용하기 어려운 점 중 하나는 타락에 대한 전통적 이해를 포기해야 한다는 오해 때문입니다. 진화적 창조론자들 중 일부는 아담의 인류조상됨, 아담의 역사성 뿐만 아니라 타락의 역사성 (가령 창세기 3장)도 포기할 수 밖에 없..

[책] 대화 - 철학자와 과학자, 존재와 진리를 말하다

강영안 교수님과 공저한 책이 나왔습니다. 제목은 [대화]입니다. 작년 베리타스 포럼 강연을 토대로 1부, 2부, 그리고 강교수님과 대담을 담은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0 페이지 가량의 짧고 묵직한 책이랄까요. 오늘 서점에 입고되었나 봅니다. 근본주의 신앙과 과학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책이 [무크따]와 [과도기]였다면, 이 책은 기독교 신앙과 무신론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쓴 작은 시도입니다. -- 차례 -- 대화를 열며: 존재와 진리에 관한 물음 강연 하나. 우주가 던지는 질문 / 우종학 존재하는 것들과의 만남 두 가지 질문: 어떻게 그리고 왜 우주의 다섯 가지 특성 과학이 답할 수 없는 질문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우주의 질문, 인간의 응답 헌신을 요구하는 진리 강연 둘. 왜 ..

카테고리 없음 2019.05.09

[과신Q] 5. 인간이 진화되었다면 하나님은 뭘 하셨나요?

[과신Q] 5. 인간이 진화되었다면 하나님은 뭘 하셨나요? 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창조와 진화를 대립 개념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은 즉각적이고 완성된 형태로 만들어야 창조라고 생각합니다. 진화가 창조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어도 진화에 대한 오해가 많습니다. 과학과 신학 분야 교수님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제가 자주 받는 질문을 꺼내 놓았습니다. “인간이 진화되었다면 하나님은 뭘 하셨나요?” 그랬더니 모두들 당연하다는 듯 이렇게 말합니다. “뭘 하긴 뭘해요. 진화를 사용하셨지요.” 인간이 진화되었다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 (무신론), 신이 존재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주장 (이신론) , 신이 진화를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 (창조과학)과 다르게 기독교 유신론은 신의 창조를 제한..

수학적으로 가능한 것은 모두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수학적으로 가능한 것은 모두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강영안 교수님과 함께 쓴 곧 출판될 책에서 작년 5월의 베리타스 포럼 강연 원고를 2배로 불려서 존재와 진리에 대한 과학자의 질문들을 담아 봤습니다. 무엇을 안다는 것, 실재에 대한 지식은 많은 경우, 경험에서 나옵니다. 만남을 통해 실재 (그것이 역사든, 인간이든, 사랑이든, 신이든 간에)를 경험하고 그 실재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며 알아갑니다. 경험은 우리 눈과 귀에 들어오는 정보들을 하나의 해석의 틀을 가지고 인지한 내용입니다. 해석된 경험이라고 할까요. 해석되지 않은 경험은 없습니다. 어떤 데이타든 그것을 뇌가 받아들여서 어떤 내용으로 인지하는 과정은 결국 인식론의 문제입니다. 과학이라고 다르지 않고, 신학적 작업이라고 다르지 않고, 우리 일상의 경..

과신대 살롱 - 난처한 질문에 솔직한 대답 부탁합니다

“난처한 질문에 솔직한 대답 부탁합니다!” 목회 현장에서 부딪히는 과학적 질문 목회자가 목회 현장에서 부딪히는 실제적인 과학적 질문을 과학자와 신학자에게 허심탄회하게 질문하고 대화하는 강연입니다. 성도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창조와 과학에 대한 교육을 어떻게 할지, 진화이론과 관련해서 난처한 질문을 어떻게 신학적으로 풀어갈지 등 실제적인 논의를 토론합니다. 1부는 사전에 미리 준비한 몇 가지 질문을 사회자와 패널이 함께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2부는 참석한 목회자가 실시간으로 질문을 하고 응답하는 시간으로 구성합니다. [수강신청 바로가기] ▣ 일시: 2019.5.13 (월) 19:00-21:30 ▣ 장소: 열매나눔재단 지하 강당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 퇴계로20길 37) * 오시는 길: https:/..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예수의 가르침은 참 놀라운 것들이 많습니다. 대학시절 성경을 제대로 읽고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만났던 본문들은, 날 때 부터 교회에서 자란 셈이라 너무나도 익숙하던 구절들을 새롭게 보게 해주었고 무한한 질문의 연속으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오늘 설교에서 두려움에 대해 들으며 그 고민이 떠올랐습니다. 대학시절부터 시작된 그 고민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하는 반감같은 혹은 자조적인 댓구가 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무엇을 먹을지 마실지 입을지 고민하지 말라는 그 가르침은 매일 끼니를 걱정하고 마실 물을 걱정해야 했던 갈릴리 사람들이나 예수를 좇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