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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아침

구름낀 아침 기온이 7월 답지 않게 아직은 선선합니다. 어리석은 자와 지혜로운 자를 비교한 잠언 본문에 생각이 스칩니다. 창밖에선 새소리가 들려오고 방안에선 바이올린 소리가 울립니다. 학기를 마무리하고 숨돌릴 틈도 없이 출장일정을 소화하고 다음 주부터 다시 매달 출장이 이어지지만, 그래도 시차 탓에 몽롱피곤한 몸이라도 살짝 여유있는 한 주가 좋습니다. 매일 외부일정이 있긴 하지만 일과시간에 우리 연구팀의 연구진행상황도 보고 밀린 논문도 쓰지만, 그리 무리하진 않습니다. 스스로가 자신을 채찍질하는 피로사회에서 선순환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몸부림은 지혜인지 두려움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만 좀 돌리고 이제는 좀 그 순환이 깨져도 어떠냐 싶습니다. 누가 들으면 별 걱정없는 사람이 하는 배부른 소리라 하겠습니다..

[죄의 기원과 인류의 타락] 과신대 콜로퀴움

[죄의 기원과 인류의 타락] 과신대 콜로퀴움 인류의 기원, 진화생물학, 지구의 연대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어려워 하는 점이 바로 죄의 기원과 타락의 문제입니다. 과신대에서 다음주 월요일에 이 문제를 다루는 콜로퀴움이 열립니다. 성서학자를 통해 원죄와 타락의 문제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시간되시는 분들 현장으로 오시고, 멀리 계시는 분들은 온라인으로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 고인류학, 진화생물학, 유전학 등의 발전은 성서해석과 전통적인 교리에 큰 도전을 주었다. 만약 인간이 진화했다면, 성서에서 말하는 인간의 죄와 타락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은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대근동학과 구약학을 전공한 김구원 교수에게 아담과 하와의 역사성에서부터 타락의 의미를 어..

[프로필] 우종학

프로필 매번 쓰기 귀찮아서 아예 포스팅해 둡니다. 사진도 첨부해 둡니다. 2019.6 수정 우종학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Yale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UC Santa Barbara와 UCLA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연구분야는 거대블랙홀과 은하진화이며 미우주항공국 (NASA)가 젊은 천문학자에게 주는 허블펠로십(Hubble Fellowship)을 받았고 한국천문학회가 중견연구자에게 수상하는 학술상을 받았다. 연구 이외에도 과학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강연 및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설립하여 과학과 기독교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며 연구와 교육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천체물리학저널 등 국제저널에 100 편 이상의 논문을 출판했고 「우종학 교수의..

[석학인터뷰] 우종학 - 맨탈갑인 이유?

카오스 재단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7월에 있는 카오스 콘서트에 출연하는 이유도 있지만 과학자들이 보통 어떻게 생각하는지 얘기해 보는 것도 좋을듯 했습니다. 저에게 맨탈 갑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그 질무도 나왔네요. 블랙홀 그림자 관련 포스팅한 질문, 그리고 유사과학을 맞서는 과학자의 자세도 나옵니다. 심심하신 분들께 권합니다. 카오스 재단 인터뷰 - 서울대 우종학 교수

과학이야기 2019.06.14

빛의_메아리효과가 무엇인가요?

#빛의_메아리효과 뭔소리인가요? 보도자료를 냈더니 기자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누구나 그럴듯해서 설명을 붙여봅니다. 1.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질은 사건지평선을 넘어 블랙홀 안으로 사라지기 전에 빛을 냅니다. (중심의 까만 블랙홀 바로 바깥쪽에 노란색 영역이죠. 물론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아티스트의 그림입니다) 2. 빨려들어가는 물질은 빠른 속도로 회전하다가 블랙홀로 들어가기 때문에 강착원반(accretion disk)이라고 부릅니다. 마찰로 가열되기 때문에 강력한 빛을 냅니다. 3. 그 빛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처럼 연속적입니다. 엑스선, 자외선, 적외선도 방출합니다. 그래서 이 빛을 연속선이라고 부릅니다. 4. 블랙홀에 빨려들어가지 않을만큼 쪼~금 떨어진 곳에 가스구름이 있습니..

과학이야기 2019.06.11

블랙홀 기원을 밝힐 잃어버린 고리, 중간질량 블랙홀 찾다.

블랙홀 기원을 밝힐 잃어버린 고리, 중간질량 블랙홀 찾다. 블랙홀 기원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왜소은하 중심의 블랙홀이 최초로 확인되었다. 서울대학교 우종학 교수가 이끄는 국제공동연구팀은 그동안 논란이 되어 온 중간질량 블랙홀을 확인한 강력한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1천4백만 광년 떨어진 왜소은하 NGC 4395 중심에서 빛의 메아리 효과를 측정한 이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6월 11일 0시에 Nature Astronomy에 온라인 출판되었다. 거대한 은하들의 중심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미 정설이 되었다. 이 블랙홀들은 태양보다 백만 배 이상, 심지어 백억 배까지 무겁기 때문에 거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로 분류된다. 최근에 블랙홀 그림자가 관측된 M87은..

박사, 축하합니다.

박사, 축하합니다. 오늘 오후엔 박사학위 논문 심사가 두 건이나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와선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오전 10시 경 부터 일하기 시작한 것 같은데 점심은 빵으로 대략 떼우고 지방에서 찾아온 어느 학생을 면담하고 논문심사하며 집중적으로 일을 해서인지 무척 피곤했나 봅니다. 8년 넘게 석사, 그리고 박사과정으로 대학원에서 함께 보낸 학생이 오늘 박사가 되었습니다. 45분 동안 흠잡을데 없는 발표와 15분 동안 재밌는 질의응답을 거쳤고 그 이후에 심사의원들의 심사 질문에도 잘 답변했습니다. 6편의 논문을 출판했고 엑스선부터 전파까지 다양한 자료를 처리한 경험과 스킬들도 갖추었고 무엇보다 박사후 연구할 중요한 주제를 잡아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을 막 졸업한 어리숙한 석사 ..

거대질량 블랙홀의 기원은 무엇일까?

과학연구의 최전선이라는 코너가 있다고 해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듣보잡 주간지들은 주로 인터뷰 요청을 하며 잡지를 몇백 부 사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종 그런 이메일들을 받기 때문에 인터뷰 요청이 오면 그냥 그려려니 거절합니다. 이번에 주간조선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코너 이름이 좋았습니다. 대뜸 물었습니다, 잡지 몇백 부 사는 방식으로 협찬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제가 좀 실례를 한 셈이죠^^). 기자분께서 그런거 아니라고 합니다. ^^ 예전에 쓴 인터뷰 기사를 몇개 링크해 달라고 해서 보니 참 좋아 보였습니다. 최전선의 과학을 소개한다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지요. 링크합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0616024&member..

과학이야기 2019.06.05

해석된 경험

해석된 경험 해석된 경험이란 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험이라는 것이 객관적이거나 우리의 세계관과 분리된 독립적인 어떤 정보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경험하는 모든 감각적인 물리적 정보 혹은 데이타는 그 자체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기온이 20도이고 남동풍이 얼마의 속도로 불고 대기의 미세먼지는 얼마고 하는 하나하나의 정보는 어쩌면 경험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 정보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으로 구성될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기고 그 총합을 우리는 경험이라고 부릅니다. 함께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의 표정, 눈가에 보이는 눈물, 목소리의 떨림과 그리고 말의 내용 등이 총제적으로 종합될 때, 비로소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가 어떤 상태인지 우리는 인지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그의 기분이..

일관성, 모순, 이중성 (2019.05.12)

일관성, 모순, 이중성 우리의 이성은 일관된 것을 좋아합니다. 남녀가 싸우는 걸 지켜보던 사람이 남자에게 당신이 옳다고 말한 뒤에 여자에게도 당신이 옳다고 말한다면 그 말은 모순된다고 다들 생각할 겁니다. 하나가 옳으면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보는 것이 일관성입니다. 일상의 경험도 그렇지만 과학도 일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관성의 깨짐을 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은 그리 일관적인 존재가 되지 못합니다. 사랑하면서 미워하고, 선을 좇으나 악을 행하고, 남의 잘못은 비난하지만 나의 잘못은 단순 실수로 여기는 일관되지 못한 삶이 우리의 삶입니다. 완벽하게 일관된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그런 말도 있습니다. 과학에도 일관성이 무너지는 듯한 영역이 있습니다. 오늘 설교에서 윙어 총장은 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