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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사역과 코스타

이 글은 뉴헤이븐 한인교회의 소식지인 '믿음의 터' 2002년 겨울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 유학생 사역과 코스타 최근 몇년 동안 저희 청년부원들은 시카고 근교에서 열리느 코스타 수양회에 참석해 왔습니다. 이 글은 코스타 사역을 여러분께 소개하고 유학생사역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씁니다. 미국의 한인교회는 한국의 교회와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갖습니다. 흔히 이민교회라고 불리는 한인교회들이 갖는 한가지 특징은 유학생 그룹이 있다는 것일 겁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이런 특징에도 다양함이 있습니다. 커다란 대학들을 중심으로 칼리지타운이 형성되는 중서부에는 주로 유학생들로 구성되는 교회들이 다수인 반면..

세마리 여우 길들이기 - 송인규

포스닥 자리를 지원하면서 야망, 질투, 경쟁 같은 것들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느꼈다. 좋은 자리에 가고자 하는 욕망과 그 밑에 깔리 동기들, 그리고 당연히 겪게 되는 경쟁, 그리고 결과들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질투. 이것들은 우리 삶에 어느덧 녹아들어 따로 분리해내지 않으면 문제의식을 갖기조차 어려운 것들이 되어있는지도 모른다. 어디선가 송인규 교수님이 작년에 저술한 '세마리 여우 길들이기'라는 책의 정보를 듣고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마침 구하게 된 책을 오늘 주욱 읽으면서 다시 한번 얼마전 내가 거쳐간 야망-질투-경쟁의 과정을 잠시 돌아볼수 있었다. 한국교회에 대해, 아니 교회 전반에 대해 내가 갖는 불만은 아젠다를 누가 설정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교회 굴리기(?)에 집중된 흔히 ..

갈림길

미로찾기라든가 장기같은 게임에서는 항상 선택의 순간이 온다. 이번에 이길로 갈 것인가 저 길로 갈 것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옵션이 다음단계에 주어진다. 그리고 그 다음 수에서는 그로말미암아 더 동떨어진 길들이 열린다. 그러니까 이번에 저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쪽으로 놓여진 길들을 걸어볼 기회는 완전히 놓치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본다면 선택이라는 행위는 더 많은 기회들을 제거하고 한가지 옵션을 고르는 것이다. 물론 어차피 한 길을 갈수 밖에 없고, 잠시 쉬었다 갈수는 있더라도 갈림길 앞에 주저앉아버릴수는 없으니 선택이란건 불가피하다. 문제는 과연 나의 선택이 과연 옳은(?) 선택이냐는 것. 미래의 불확실성속에서 인간은 그렇게 고뇌한다. 이러한 고뇌의 근본은, 갈림길에서 한쪽을 선택했을때 그 길이 결국 ..

[책] 다원주의자가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 -마이클 루즈

마이클 루즈의 책 '다원주의자가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는 과연 진화론과 기독교가 양립할 수 있는가를 묻는 책입니다. 보통 의문문으로 시작되는 제목은 부정적인 견해를 암시하지만 이 책은 상당히 긍정적이 답을 제공합니다. 과학과 기독교의 관계에 대해 상당히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이 책은 기독교인이 아닌 저자에 의해서 쓰여졌지만 크리스챤들이 한번 읽어 볼 만한다고 봅니다. 저자는 우선 다윈주의와 기독교 각각의 내용과 발생과정을 살펴봅니다. 그리고나서 주요한 이슈들을 하나씩 끄집어 내어 그에 대한 각각 다윈주의와 기독교의 입장을 정리하고 그리고 이 둘이 서로 지지하는 관계가 될수 있음을 설득력있게 제시합니다. 이런 이슈들은 인간과 관련된 문제 (예를 들어, 의식이나 영혼의 기원, 고통), 자연주의와 설계..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저자: 정성욱 뉴욕의 기독교 서점들렀다가 책 한권을 샀다. 홍성사에서 나오느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이란 책이다. 정성욱교수는 코스타에서 인연이 있기도하고 잡지 '복음과상황'의 진화론 찬반 논쟁들을 지켜본 신학자로서 짧게 얘기나눠본 적도 있어서 이번에 나온 책이 더 궁금하기도 했다. 기독교에 관한 흔한 궁금증이지만 쉽게 답을 듣기는 어려운 질문들을이 책은 하나하나 다뤄간다. 예를 들어 선악과는 왜 만들었나, 고난은 왜 오는가, 기독교는 너무 가부장적이지 않나 등등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 봤을 주제들이다. 주로 유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하나하나 질문을 다루는데 대화체여서 그런지 읽기가 편하다. 질문자들이 좀더 도전적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성경적인 ..

하나님은 산신령과 다르다.

2004년 10월 11일 오늘 설교를 듣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하나님은 산신령과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이었다. 성경의 텍스트와는 그리 크게 상관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의 증거구절을 대는 스타일의 '훈화' 설교가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설교는 항상 성경 본문이 던져주는 박진감을 전달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주며, 뭔가 예언자적이기 보다는 너무나 제사장적인, 기존 교회의 권력구조(?)를 옹호하거나, 성속을 확연히 갈라버려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만이 예배이고 교회봉사만이 하나님 나라의 일인것처럼 오도하게 한다. 그런 설교는 설득력이 없다. 오늘 설교의 내용의 대부분은 인간 생로병사가 하나님께 달렸으니 하나님께 잘보여라, 다시 말해 교회봉사를 잘 하라는 틀을 깔고 있었다. 하나님께 기도하여 ..

삶을 고민하다 2004.10.01

[책] 신과 자연: 기독교과 과학 그 만남의 역사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살펴본 좋은 책으로 번역된 책 중에 이화여대 출판부에서 지난 98년에 펴낸 '신과 자연'이란 책이있다. 이 책은 86년도에 'God and Nature: Historical Essays on the Encounter between Christianity and Science'라는 제목으로 데이비드 린드버그와 로날드 넘버스가 엮은 책의 번역판인데 상권이 먼저 나왔고 99년 이후 어느 시점에 하권도 번역되어 나온것으로 안다. 총 18개의 주제들이 소논문으로 다뤄졌고 몇개의 글은 아래에서 소개한 'When Science and Christianity Meet'에 나온 글과 상당히 비슷하기도 하다. 조금씩 시간을 내서 한 장씩 읽어나가면서 과학과 기독교의 관계를 정리해보는 것은 ..

[책] When Science and Christianity Meet (과학과 종교가 만날 때) by Lindberg & Numbers

과학과 종교과 대립되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사회에 살면서, 특히 학문연구의 중심자리인 대학사회에 살면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어쩌면 큰 숙제이다. 철학이나 고전, 음악과 문학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처럼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도 교양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기본이 아닐수 없다. 숙제를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그중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은 과학사를 통해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다. 문제는 흔히 과학과 종교를 배타적으로 보는 관점들을 넘어서는 균형잡힌 역사서술들을 찾는것이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인데 여기 얼마전에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하나를 소개한다. 제목은 '과학과 기독교가 만날 때' 쯤으로 번역될 수 있겠고 저명한 크리스챤 과학사가들..

문익환 평전

2004년 8월 29일 자신을 철저하게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었다. 아침에 책을 잡아 삼백 페이지가량 주인공이 내 나이쯤 될 때까지를 숨돌릴 틈 없이 읽었다. 지난 5년 동안 유학생활을 하며 때로는 경제적 쪼들림에, 때로는 이방인의 삶에, 때로는 고향과 두고 온 문화에 대한 그리움에 나 자신은 말그대로 욕구불만 상태였다. 그렇게 내 삶을 추동하던 '하나님의 나라'라는 대학시절의 이상은, 이념으로 불타던 열정들이 현실사회속에서 무너져 내렸던 것을 경험한 변절자들의 삶에서처럼 나에게도 머나먼 추억이 되고 말았다. 기독학생운동 동기들의 술안주감으로 전락한 그 이상에 대한 기억마져도 희미해진 여기 부유한 땅에서 첫 해를 보내고 났을 때 나는 자본주의적 인간으로 변해가는 듯한 자신이 두렵다는 일말의 감각은 그래도 ..

[글] 월간 복음과상황 2003년 11월호 : 시간, 우주의 나이, 그리고 초월자 - 우종학

시간, 우주의 나이, 그리고 초월자 (월간 복음과상황 2003년 11월 호) 우종학 2003년이 후다닥 도망가고 있다. 긴 겨울이 끝난 듯 싶더니 어영부영 덥지도 않던 여름이 홀연히 지나고 이미 스산한 바람이 늦가을 맛을 내려한다. 백억 년이 넘는 우주의 역사에 비하면 눈깜짝할 새도 되지 않는 삼십여 년의 시간마저 다 가늠하지 못한 채, 광활한 우주의 미세한 먼지 크기도 되지 않을 작은 동네에서 나는 하루를 산다. 영원히 산다는 건 도대체 무슨 뜻일까? 정밀 우주론에 도전한다. 아직 몇 달이 남긴 했지만 올해 천체물리분야에서 가장 큰 뉴스가 되었던 건 더블유멥(WMAP: 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이라 불리는 위성의 관측 결과였다. 윌킨슨이라는 학자의 이름이 붙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