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플라자 14

[사이언스플라자] 글쓰기는 과학자의 일상

매경 사이언스 플라자 칼럼 2012년 5월 23일자 과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초ㆍ중ㆍ고생들이 이메일로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다. 심심찮게 날아오는 이메일에 일일이 답해주지 못해 안타깝지만 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 그것은 과학자가 되려면 글 쓰기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사과정 시절 동료 대학원생들 사이에선 `교수들은 글 쓰는 기계`라는 농담이 오갔다. 연구비를 타려면 연구제안서를 잘 써내야 하고 그것을 토대로 다른 연구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오랜 시간 준비해서 제출한 제안서가 좋은 평가를 받아 채택될 때 즈음이면 벌써 다음 연구제안서를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 연구비뿐만 아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경쟁이 심한 우주관측 기기나 실험장비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좋은 연..

[사이언스 플라자] 대중이 과학을 누리게 하라

2012. 3. 14일짜 칼럼입니다. 내용을 나눠쓰긴 그렇고 묶어쓰려니 구체적 얘기를 많이 할 수 없고, 뭐 그렇군요. --------------------------------------------- 대중이 과학을 누리게 하라.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한 나라 과학 수준은 연구인력이나 예산, 논문, 과학교육 등 다양한 지표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흔히 간과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국민의 과학 수준이다. 북미나 유럽 국가 국민은 과학에 대한 소비 욕구가 높다. 과학전시관에 가보면 자녀들 보호자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과학관을 찾는 어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과학과는 거리가 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가, 그들이 가진 과학상식이나 과학에 대한 깊은 관심에 깜짝 놀..

[사이언스플라자] 대한민국에는 국립천문대가 없다.

이번 달 칼럼입니다. 편집부에서 제목을 우리에겐 국립천문대가 없다로 수정했군요. 원 제목으로 올립니다. 우리나라에는 왜 국립천문대가 없을까요? 대한민국에는 국립천문대가 없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10여 년 전 워싱턴DC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다가 미국 해군 천문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부통령 관저가 자리 잡은 해군 천문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해군 천문대 상징인 마스터 시계였다. 24개의 세슘원자와 수소메이저 장치로 구성된 마스터 시계는 표준시간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전자장비가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정확한 시간 측정은 꽤나 중요하다. 가령, 1억분의 1초 정도 작은 오차가 있다면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한 위치측정에서 3m가량 오차가 생긴다. 예부터 역법과 시..

[사이언스플라자] '영웅보다 다수의 과학자가 필요'

매경이 경제신문이라서 그런지 자꾸 돈 얘기만 하게 되는것 같아요. 이렇게라도 핑계를.... 매일경제 [사이언스플라자] 2011, 9. 21 대중은 영웅을 사랑한다. 어려움을 딛고 위대한 성취를 이룬 예술가나 운동선수의 성공담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 소망과 대리만족을 준다. 위대한 지도자들에 의해 역사는 진보해왔고 한 사람의 위대한 영웅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듯하다. 그러나 영웅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뛰어난 인물은 여전히 요구되지만, 한 사람의 영웅이 복잡하고 분화된 21세기 세상을 뒤바꾸기는 어렵다. 능력 있는 대통령도 조직과 세력 없이는 나라를 꾸려갈 수 없다. 영웅의 역할이 옛날 같지 않다. 과학 혁명기였던 20세기 초에는 새로운 물리학을 탄생시킨 과학사의 영웅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과학이 고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