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14

팔로마 천문대에서 새해를 맞이하다

팔로마 천문대에 관측을 왔다. 남켈리포니아의 햇살이 포근하다. 그럭저럭 좋은 날씨에 좋은 데이타를 얻다. 중간쯤에 집채만한 텔레스콥을 돌리는 모터에 문제가 생겨 스태프들이 망원경 안으로 들어갔다. 일생의 기회다싶어 따라 들어갔는데 망원경 왼쪽에 달린 west-arm 내부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거기에 있는 오일 밸브들을 풀고 잠그고 펌프질을 했다. 오~ 상당히 쿨하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최대 구경을 자랑하던 팔로마 5미터 망원경이니 이런 일도 가능하다. 요즘 만들어진 10미터급 망원경과 달리 예전에는 망원경을 덮고 있는 돔도 엄청나게 컸고 망원경의 덩치도 무척 컸다. 그러니 망원경 내부로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지. 작업을 끝내고 시계를 보니 바늘이 자정을 가르키고 있었다. 해피 뉴이어 서로들 한바탕..

Subaru 망원경의 시간을 얻다

어제 매우 기쁜 소식이 이메일로 날아들었다. 지난 9월에 제출한 2010년 상반기 프로포잘에 대한 결과였다. Subaru는 일본 소유의 망원경으로 손가락으로 꼽을수 있는 8-10미터 급 망원경 중 하나다. 하와이 빅아일랜드에 있는 마우나 케아 정상에 켁 망원경, 제미니 망원경 등과 함께 자리를 잡고 있다. 이틀 밤의 시간이 내가 제출한 프로젝트에 할당되었다는 이메일이었다. 한국에 오자마자 썼던 프로포잘, 신임교수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며 수첩에다 끄적끄적 드래프트를 쓰고 이사 등등으로 분주한 가운데 틈틈히 노트북을 두들겨가며 제출한 프로포잘이 성공이어서 상당히 기뻤다. 더군다나 책임연구자(PI)로 수바루 망원경에 처음 내 본 프로포잘이어서 더 기뻤고 미래에 한국-일본 간의 공동연구들을 할 발판이 될 듯 해서..

과학이야기 2009.12.02

팔로마 천문대 (Palomar Observatory)

지난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 최대의 망원경으로 이름을 날린 팔로마 천문대. 칼텍이 소유한 이 천문대에는 주경 5미터의 헤일 망원경을 비롯해 두개의 소형 망원경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에도 팔로마로 관측을 간다. LA에서 두세시간이면 갈수 있는 거리라 부담도 덜한데다가 5미터급의 망원경은 아직도 상당히 큰 망원경에 속하기 때문에 좋은 기회이다. 팔로마 천문대는 천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역사적인 천문대이다. 마틴 슈미트 박사는 헤일 망원경을 이용해서 퀘이사가 먼 우주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내는 대상이라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PBS에서 방영된 팔로마 천문대의 다큐멘타리를 보면 흥미진진한 역사를 볼수 있다. 물론 유튜브를 통해 짧은 역사를 맛볼수 있다.

과학이야기 2009.05.21

레이져 빔을 밤하늘에 쏘다.

하와이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휴가가 아니라 출장을 온 것이라서 그리 낭만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나는 표정의 여행객들에 묻혀 하와이에 오는 것이 그리 나쁘진 않다. 코나 공항에 내려 렌트가를 받아 와이메아로 올라왔다. 이번 관측은 이틀 밤에 걸쳐 전반부만 시간을 받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쉬운 관측이다. 관측 프로그램에 따라 하룻밤을 반으로 나누어서 전반부(first half night)와 후반후(second half night)로 따로 배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이 바로 그런 경우다. 우리가 관측하려는 은하들이 이른 밤에만 보이기 때문에 전반부 관측이 끝나면 다음 팀에서 망원경을 넘기고 1시쯤에는 숙소로 가서 잠을 잘수 있다. 그러니까 밤을 샐 필요가 없는 만만한 관측이랄까. 물론 후반부 관측을 하게..

과학이야기 2009.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