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속에 여러 생각들이 한꺼번에 돌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 프로젝트들의 상황, 다음 단계 연구 내용, 연구비 관련 자잘한 일들, 학생 지도와 관련된 일, 참석할 컨퍼런스, 발표 준비, 그리고 마감이 다가오는 글쓰기, 집필 계획... 아침 시간, 샤워를 하면서 수많은 생각들을 하다 보면, 머리를 감았는지, 세안을 했는지, 샤워젤을 사용했는지, 샤워의 3단계 중 어디까지 했는지를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한병철 교수는 '피로사회'라는 책에서 멀티 태스킹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수렵사회 시절부터 있었고 멀티 태스킹을 하는 것은 원시사회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얘기를 썼습니다. 사냥한 동물을 먹으며, 더 힘쎈 놈이 다가오지 않나 경계해야 하고, 새끼들도 돌봐야 하고 동시에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할 수 밖에 없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