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아테네에 갔을 때 보았던 물건들 중에 기억 남는 것이 몇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고대 아테네의 아고라 광장 옆에 있던 박물관에서 보았던 물동이처럼 생긴 기구였다. 영어로 Klepsydra라고 불리는 이 기구는 간단히 말하자면 시간을 재는 도구다. 기원전 5-4세기 경에 아테네의 법정에서 쓰였던 도구인데 간단히 말해서 변론자들에게 일정한 시간을 주기 위한 도구다. 두 물동이로 구성된 간단한 장치인데 윗 물동이에 물을 가득 부으면 하단의 구멍을 통해서 아래 물동이로 물이 흘러 내린다. 약 6.4리터의 물이 다 빠져나가려면 약 6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니까 공평하게 6분의 시간을 양쪽의 변론자에게 주기 위한 장치랄 수 있겠다. 화술이 좋은 사람이 주욱 길게 말해버리면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