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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기_이야기 20. 당신이 믿는 신은 시계공? (2017.12.16)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는 주장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과학자가 자기 전문분야 밖의 주제에 관해 설득력없는 주장을 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근대과학의 출현 후, 과학이 밝힌 인과관계로 자연세계가 빈틈이없이 운행되고 그 어디에도 신이 끼어들 구석은 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이런 관점을 소위 이신론 (deism)이라고 합니다.

이신론은 뉴턴의 기계적 우주관에 바탕을 두고 있지요. 신이 처음에 우주를 창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 신의 역할은 필요없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시계에 비유한다면 시계공이 시계를 만든 후에는 시계공이 교통사고로 죽어도 시계는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이죠.

이신론의 바탕이 되는 기계적 우주관을 넓혀보면 인간에게도 자유의지가 있을 여지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인과관계를 거쳐 결정될 뿐입니다. 인간이 뭔가를 선택하는 일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결정한 듯 하지만 사실은 물리적 생물학적 조건이 이미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선택을 하는 것 뿐이라는 겁니다. 자유의지는 허상이 됩니다.

우주를 시계처럼 보면 신이 개입할 여지도 없지만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질 여지도 없습니다. 뉴턴역학처럼 모든 것은 초기상태에 따라 다 결정되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인과관계가 펼쳐질 뿐입니다. 시계는 1초에 한번씩 째깍째깍 갈 뿐이죠.

당신이 믿는 신은 어떤 신인가요? 시계를 만든 시계공과 같은 신인가요?

지난 18번과 19번 글에는 마술사의 신과 인형극의 신에 관해 나눴습니다. 그에 반대되는 개념이 바로 시계공같은 신입니다. 마술사나 인형극의 신은 자연법칙도 없고 인간의 자유의지도 없이 모든 것을 신이 통제하는 신입니다.

(참고 18번 글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2422741077950496?pnref=story

19번 글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2430422553849015?pnref=story
)

반면에 시계공의 신은 아무것도 통제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방임하는 신입니다. 물론 시계를 만든 건 시계공이지만 일단 만들고나면 시계가 스스로 모든 역할을 하고 신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 것이지요.

흥미로운 사실은 이 두가지 극단적인 입장 모두,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습니다. 인형극에서는 신이 인간을 로보트처럼 조종하는 반면, 시계의 우주에서는 신이 아무것도 통제하지 않고 그대신 모든 것이 결정되어 시계처럼 흘러가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습니다. 그저 물리적 생물학적 조건에 따라 정해져있는 걸 선택한다고 느낄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우주는 시계와 같은 우주가 아닙니다. 뉴턴의 기계적 우주관은 이미 20세기 현대물리학의 혁명을 겪으며 무너졌습니다. 우주가 상당부분 시계와 같이 인과관계를 거쳐 운행되는 것은 맞지만 모든 것이 결정된 시계처럼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현대물리학의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은 뉴턴 역학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했습니다. 자연세계에는 결정되지 않은 비결정성이 있습니다. 복잡성이론과 창발의 개념은 하부구조의 단순한 인과관계로 예측도지 않는 새로운 상부구조가 생겨남을 보여줍니다.

1년 뒤 오늘의 서울 날씨가 어떨지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자연세계에는 예측불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1년 뒤 서울 날씨가 화창했다면 그 날씨는 인과관계로 명확히 설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인과관계로 제한되는 결정론이 맞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인정해야 하는 인간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 단순한 기계론으로는 우주가 설명될 수 없음을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나비효과처럼 복잡계에서는 매우 작은 효과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자적 수준에서 결정되어 있지 않은, 다시 말해 A도 가능하고 B도 가능한 상황에서 신의 행위 (divine action)의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신은 안드로메다로 휴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자연의 인과관계를 섭리하고 운행하고 있으며 초기조건에 신의 계획을 다 담았을 뿐만 아니라 기계처럼 결정되어 있지 않는 인과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연계 안에서 신의 행위를 과학으로 검출할 수는 없습니다. 신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학적으로 그리고 철학적으로 신의 내재적 행위에 대한 논의는 오랜 탐구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현대과학을 바탕으로 긴밀한 논의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물론 어려운 내용들이죠.

당신이 믿는 신은 마술사와 같은 인형극의 신인가요? 모든 것은 자기맘대로 무작위적으로 통제하는 신인가요? 아니면 시계를 만든 시계공처럼 모든 것을 방임하고 초기조건만 주고 떠나버린 신인가요?

신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우리 신앙과 삶이 달라집니다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는 우주에서는 인간에게 도덕적 책임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이미 그렇게 결정되어 있는 것이니까요 모든 악은 나의 책임이 아니라 신의 책임입니다 왜냐하면 신이 그렇게 처음부터 결정했으니까요. 이런 신관은 매우 불경하고 위험합니다 만일 그런 우주에 살고 있다면 아무런 노력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결정된 대로 될테니까요.

성경이 말하는 신은 그렇지 않습니다 요나를 통해 니느웨가 망한다고 예언하셨지만 니느웨 백성들이 회개하고 돌이키자 망하지 않게 하셨습니다 성경이 보여주는 하나님은 인간의 의지와 행동에 따라 반응하는 신입니다 그분은 마술사의 신도 아니고 인형극의 신도 아니고 시계공 같은 신도 아닙니다.


Posted by 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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