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 이슈

총신대는 창조과학의 보루가 되려는가?

별아저씨의집 2016. 10. 29. 23:40
*추가. 강연은 계획대로 진행합니다. 장소가 바뀌겠네요. 길바닥에서라도.

총신대는 창조과학의 보루가 되려는가?

금요일 저녁,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음주 화요일로 예정된 총신대 강연을 취소하겠답니다. 행사를 코앞에 두고 강의를 취소하다니 총신대는 예의도 없나봅니다. 거의 명예훼손 수준이군요.

무슨 이유인지 물었더니 교목실장(SNS로 학생사찰했다는 그분?)이 문제제기를 했답니다. 검토해 봤더니 어렵겠다고. 처음 초청할 때는 검토 안 했나요? 관련 교수들이 다 검토하고 좋다고 판단해서 만든 자리고 그것도 명품특강이라는데, 갑자기 뭔 검토?

교수학습지원센터장 교수님이 CBS에서 방영한 제 강의 30분짜리 4개를 듣고 꼭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명품특강으로 초청한 게 7월 말이고, 신학과 학생회에서 열려고 준비하던 공개강연을 합쳐서 하기로 한 뒤 몇 달이 지났고 이제 포스터도 뿌리고 SNS공지도 다 했는데 무슨 소리인가요?

아마도 제가 총신대에서 강연한다는 포스팅을 보고 누군가가 찔렀겠지요. 그래서 교목실장이 나서서 문제제기를 했고 힘없는 교수들이 결정에 따르게 된 것 같습니다. 창조과학의 힘이 총신대를 휘감고 있군요.

취소 이유를 공식문서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도대체 제 강의의 어떤 내용이 문제가 되는지 들어나 봅시다. 다양한 입장을 소개하면 무신론 강의가 되는건가요? '진화'라는 단어만 들어도 무시무시한가요? 그 단어쓰면 진화론강의가 되어버리나요? 뻔합니다. 젊은지구론 창조과학 비판을 막으려는거죠.

작년에 한동대 학생들이 저를 초청해서 공개강연을 열려다가 취소 되었었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학생들이 초청한 것이 아니라 학교측 행사입니다. 이 학교는 기본 상식도 없네요. 동네 계모임도 아니고.

총신이 문제가 많지만 이 정도로 윗선에 휘둘리는 대학인지는 정말 몰랐네요. 외압으로 강연까지 취소시키는 대학에서 신학생을 키우고 신학을 하고 교회를 돌볼 수 있을까요.

총장은 2000만원 뇌물을 건넨 혐의로 피소되어 있지를 않나, 기도 중에 여성안수를 언급했다고 교수를 자르고 여성강사의 과목을 없애질 않나, 총신의 수준은 뭐 더 할 말이 없지만 제가 당하고 보니 참 거시기 합니다.

합동측 교회에서 모태신앙으로 자랐고 마음 속에 총신에 대한 애정이 있는데 흠 이제는 마음을 버릴 때가 되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