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한 학기 열심히 강의했던 노고가 한 방에

별아저씨의집 2016. 6. 27. 03:39

오늘 받은 이메일. 한 학기 열심히 강의했던 노고가 한 방에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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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서 좋았던 점을 꼽자면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교수님께서 학생들 이름을 다 알고 계시고, 불러주셨던 거였어요. 

저는 지금 4학년 1학기인데, 항상 조용히 수업듣다 가고 그런 학생이다 보니 제 이름을 외워주셨던 교수님은 소규모 강의 진행하셨던 한 두분 빼고는 없었는데 제 이름을 외워주셔서 정말 너무 감동이었어요... 

4학년 되니까 친구나 동기들 만나기도 힘들고, 항상 조용히 학교에서 수업듣다 바로 집가고 그러니까 제가 투명인간 같았는데 인간과 우주 수업은 교수님, 그리고 다른 학우분들 덕분에 따뜻한 수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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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로와서 꽃이 되었다... 매번 교양과목 강의를 하다보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 준다는 것에 감동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 이름을 바로바로 기억 못하고 더듬거릴 때 미안한 마음인데 학생들은 자신을 바라보며 이름을 불러 말을 걸어주는 상황이 감동이라고 합니다. 아니죠 사실 그것이 정상이어야 합니다. 그만큼 대학교육이 비인격적이라는 말입니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이름도 모른다면 글쎄요.. 우리는 참 비인간적인 삶에 내몰리고 있는 겁니다. 

다른 감동되는 얘기도 많지만 오늘은 요것만. 
학기가 끝나고 감동의 이메일 보내는 학생들... 아, 이 맛에 가르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