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학회를 다녀오다

별아저씨의집 2005. 9. 26. 17:30
금요일 하루, 칼텍에서 학회가 있었다.
아침 일찍 발표가 잡혀있어서 전날 파사디나로 내려갔다.
첫방문에다가 서부쪽 대가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라 긴장되었다.

포스닥 기간은 블랙벨트로 내공을 키우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내 실력을 재어보고 가능성을 점쳐보아야하는 기간이다.
그래서였을까, 그 모임이 기다려지면서도 무척이나 스트레스가 되었던건.

사이언스의 매력, 천문학
세계 천문학을 주도하는 미국
미국 천문학계를 주도하는 칼텍과 몇몇 학교들
그속에서의 나의 좌표는?
X축 000, Y축 000.

물론 그건 인생을 컨트롤할 수 없는 인간들의
허무한 잔머리 굴리기일수도.
그러나 지피지기는 분명 전략상 필요하다.
죄된 본성의 욕심에 휘말릴 가능성을 내포함에도.

만남은 항상 의욕을 던진다.
나는 한두마디의 칭찬에 감격하고 사람들의 미소에 들뜬다.
그날 새벽 우주의 비밀(?)을 풀 아이디어들이 떠올라
잠이 오지 않다.
오호라 통재라 나는 어느 메에서 헤매고 있었던가.
그러나 그건 거룩한 욕심이 될수 있을까?

아, 어쨌거나 리더모임까지 긴 주일이 가고
피곤한 몸이 남다.
감기는 눈을 밀어올리며
나는 이렇게 아쉬운 밤을 부여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