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대학은 스스로 아파할 능력이 있는가 - 한정숙 교수 (한겨레)

별아저씨의집 2010. 3. 20. 10:37

대학은 왜 존재하는가? 학생들은 왜 대학에 다니는가? 그리고 나는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그런 고민들이 시작되었다. 대학원생들은 학생이라기 보다는 직업인이라고 할수 있지만 학부생들은 말 그대로 학생들이다. 아직 학부생 강의를 시작하진 않았다. 다음 학기부터 교양과목으로 학부생들을 만날 것 같다. 고민이 깊어지겠다.

대학의 현실을 보면 참 답답하다. 지난 번 고려대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는 한 학생의 선언도 충격적이었고 그동안 내 눈에 들어오는 대학의 모습도 직업훈련학교의 모습이었다. 그것도 직업도 보장 못해주는 직업 훈련학교.

한겨례에 실린 한정숙 교수의 글을 읽으며 여러모로 공감이 되었다. 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내면 정부보조금을 주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열받은 작가회의 소속 문인들은 보조금 자체를 거부하고 거리 낭독회 및 정부 비판 투고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돈으로 제압하겠다는 얇팍한 전술은 경제 대통령의 정부에서는 당연히 예상되는 일이었다고 할 수 도 있겠다. 

대학과 교수사회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연구비 지원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자본주의 구조에 들어간 대학. 그러나 제대로 생각하면 그 연구비는 권력자들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들이 낸 세금이며 정부는 그것을 관리하는 곳일 뿐이다.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연구비를 끊거나 시민단체의 보조금을 더이상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본의 힘을 믿고 섬기다 보면 자본의 노예가 되기 쉽다. 대학, 자본의 힘에서 자유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