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늦은 밤 한산한 까페에 음악이 크게 흘러나온다. 늦은 퇴근 길을 서두는 행인들이 스쳐가는 창밖을 보며 밤과 음악 앞에 잠시 생각에 잠긴다. 막, 끝낸 연구제안서를 이메일로 회람하고선 편한 맘으로 내일 있을 행사 관련 일처리를 하고 통화를 하다. 뭔가 진행되고 굴러가는 걸 보면 흐뭇하다. 아무래도 나는 일 중심의 사람인가. 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추억을 부르고 사랑을 부른다. 한편, 다가오는 긴 겨울이 주는 쓸쓸함에 외로움에 마음이 막막해지면서도또 한편, 사계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삼십대의 어느 밤, 인생 길에서는 무한한 고독과 외로움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절절히도 깨달았을 때, 그 긴 겨울의 고독의 밤에 나는 비로소 인생을 제대로 목격했는지도 모른다. 누가 남을 것인가. 애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