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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기_이야기 33번째 - 진화적 창조는 아담을 부인한다고?

창조과학회 회장 한윤봉 교수가 작년 어느 교회에서 한 강의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진화론을 믿으면 아담도 부정하고 원죄도 부정하고 부활도 부정하게 된다, 유신진화론은 성경 말씀과 복음이 왜곡되고 훼손되며 성경의 권위와 무오성을 믿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젊은지구론을 주장하는 이재만 선교사도 같은 맥락입니다. 유신진화론자들은 원죄도 안믿고 성경도 안믿는다는 취지의 비판을 합니다.

네. 항상 하는 얘기지만 이 분들이 말하는 유신진화론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젊은지구론을 수용하지 않는 모든 견해를 유신진화론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랜드캐년이 오래되었다고 하면 유신진화론이 되는 거죠.

유신진화론이란 표현은 진화론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그들의 표현입니다. 저는 "진화적 창조"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진화적 창조"는 하나님이 자연법칙을 통해서 창조하신다는 면을 받아들이는 관점입니다. (기적적 창조를 반대하지도 않습니다)

진화적 창조에 대해 타협한 이론이다, 거의 무신론이다, 성경을 믿지 않는다, 등등 근거없는 공격도 많습니다. 창조과학 신봉자들이 자신들의 관점에 맞지 않으니 그렇게 프레임을 씌웁니다.

이것저것 할 말은 많지만, 아담의 역사성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 보죠. 진화적 창조는 아담을 믿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일까요? 아닙니다. 잘 몰라서 그냥 단순하게 비판하는 것입니다.

특히, 제가 아담의 역사성을 믿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분들은 참 어이가 없습니다. 아담의 역사성을 부정한다는 말은 한번도 한적이 없는데 도대체 이분들은 어떤 직통 계시를 받고 제가 아담의 역사성을 부정하는 걸로 알게 되었을까요? 네, 저를, 아담을 부정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거겠죠.

진화적 창조의 견해는 큰 스펙트럼을 갖습니다. 아담에 관해서도 다양한 견해들이 있습니다. 아니, 아담에 관한 견해는 진화를 수용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떠나서도 원래 스펙트럼이 큽니다.

1. 아담의 역사성 문제는 아담이 모든 인류의 조상인가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창세기 3장에 등장하는 아담과 하와가 실존 인물인가를 묻는 질문과, 아담과 하와가 모든 인류의 조상인가를 묻는 질문은 다른 질문이라는 말입니다.

2. 물론 아담의 역사성과 아담이 모든 인류의 조상이라는 걸 동시에 인정하는 입장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견해랄 수도 있고 문자주의적 견해랄 수도 있고, 창조과학 견해도 그렇습니다.

3. 하지만 아담의 역사성을 인정하지만 아담이 모든 인류의 조상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구약학자들이 많습니다.

4. 그들은 죄다 자유주의 신학자다! 라고 프레임을 씌우겠다면 이 글을 그만 읽어도 됩니다. 죄다 보수적인 입장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이고 그런 신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는 당대 최고의 구약학자들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5. 인간의 진화를 수용하지 않고 그리고 아담의 역사성을 인정하지만, 아담이 모든 인류의 조상이 아니라고 보는 구약학자들도 있습니다. 가령 [창조기사논쟁]에 등장하는 5명의 복음주의 구약학자들 중에서 존 콜린스 같은 보수 신학자가 그렇습니다.

6. 인간의 진화를 수용하느냐 아니냐와는 관계없이, 아담의 역사성을 인정하지만 아담이 모든 인류의 조상은 아니라고 보는 구약학자들도 있습니다. 가령 [창조기사논쟁]의 존 월튼 같은 입장이 그렇습니다.

7. 진화적 창조를 수용하면서 아담의 역사성을 인정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존 스토트의 견해가 여기에 속합니다. 생물학적인 인간은 하나님이 진화의 과정을 통해 창조하셨다고 보는 견해입니다.

8. 진화적 창조를 수용하면서 아담이 실존인물이 아니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창세기 3장은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구약학자로는 피터 앤즈나 데니스 라뮈르를 꼽을 수 있습니다. 피터 앤즈의 [아담의 진화]는 이 관점에서 쓰여진 뛰어난 저술입니다. 바이오로고스의 견해도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한 쌍을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만명의 집단으로 인간을 창조하셨고 이들이 인간의 조상이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9. 이 즈음에서 주목할 점은 가장 전문적이고 뛰어난 구약학자들도 아담이 실존인물인가, 모든 인류의 조상인가에 관해 의견이 갈린다는 점입니다. [창조기사논쟁], [아담의 역사성 논쟁] 등을 읽어보십시요. (네, 이들이 보수적 입장에 속한다는 얘기는 이미 했습니다.)

10. 구약성서학에 대해 가방줄이 짧 히브리어도 못 읽는 사람들이 구약학자들보다 더 뛰어나고 해박하고 위대한 성서해석을 들고 나오긴 어렵습니다. 특히 목사님들, 신대원에서 성서학 조금 배웠다고 너무 교만하시면 곤란합니다. 구약학자들도 서로 논쟁하는 문제에 대해서 나는 니들보다 더 잘알아, 아담은 역사적 인물이고 모든 인류의 조상이야 이렇게 주장하는 건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특히 성서해석학 책 한 권 안 읽은 분들이 그러시면 더 곤란합니다. 카톡과 페북에다가 싸질러 댈 수는 있겠지요.

11. 그러니 우리는 좀 겸손해야 합니다. 아담의 역사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아담이 모든 인류의 조상인지 아닌지에 대해 어떻게 결론 내려야 할지 말입니다.

12. 하나님이 인간을 진화의 방법으 창조하셨을 가능성을 인정하는 진화적 창조의 스펙트럼 안에는 아담의 역사성을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아담의 역사성을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13. 그러니 진화적 창조를 받아들이면 아담의 역사성을 안 믿는거다라는 단순무식한 비난은 삼가해야 합니다.

14. 제 입장은 뭐냐고요? 강의할 때마다 그걸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글쎄요. 과학자가 아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뭐 그리 중요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담의 역사성을 믿는 분들이나 믿지 않는 분들을 다 존중합니다. 하지만 왜 아담의 역사성을 부정해야 하는지 잘 설득이 안됩니다.

15. 창세기 3장은 오늘날의 남북정상 회담을 담아낸 역사기록 같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적 경험을 담지 않고 그냥 만들어낸 허구로 볼 근거도 없습니다. 존 월튼의 견해가 이점에서 우리에게 꽤 좋은 영감을 줍니다. 창세기 3장에 등장하는 사건의 역사성을 인정하는 월튼은 그러나 창세기 1장의 아담과 3장의 아담을 다르게 봅니다. 창세기 3장의 아담은 인간의 원형으로 제시된 것으로 이해합니다.

16. 월튼의 견해는 최근에 나온 책, [아담과 하와의 잃어버린 세계]를 통해 자세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영문판으로 나온지는 좀 되었지만 한국에는 막 번역되었습니다. 월튼의 이전 책은 [창세기1장의 잃어버린 세계]입니다. 아담에 대해 궁금하시면 두번째 책을 먼저봐도 좋습니다.

17. 길게 설명했지만, 핵심은 이겁니다. 진화적 창조를 인정하면 아담을 부정한다? 아닙니다. 근거없는 비방은 삼가해 주시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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