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의 글과 칼럼

[과도기_이야기] 20. 안한 걸, 못한 걸로 착각하면 소설쓰게 됩니다.

별아저씨의집 2018. 3. 18. 22:51
#과도기_이야기 30. 안한 걸, 못한 걸로 착각하면 소설쓰게 됩니다.
세미나 연사가 묻습니다. "00에 대해서 아는 분 있습니까?" 갑자기 짧게 물으니, 아무도 대답을 안 합니다. 대답이 없자 연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도 모르시는군요. 이 정도는 아셔야 합니다."

연사들이 종종 하는 실수 입니다. 침묵을 답으로 여기면 소설쓰게 됩니다. 반대로 물어보면 어땠을까요? 00에 대해서 모르는 분 있습니까? 대답이 없다고 해서, 다들 알고 있다고 판단하면 말도 안되는 착각이 되겠지요. 침묵은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니고 침묵일 뿐입니다.

얼마 전 페북을 보니, 어느 창조과학 신봉자가 교회 강의 중에 그런 말을 했답니다. 하나님은 지구를 6천년 전에 창조하시면서 46억년이나 오래된 지구로 보이게끔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그런 능력이 있으신 분입니다라고. 소위 성년지구론 혹은 성년창조론이라고 하지요. 실제로는 6천년 전에 지구를 만들면서 46억년되어 보이도록 성숙한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하나님께 충분히 그런 능력이 있다고 믿는 분들은 이 말을 듣고, 하나님이 6천년 전에 지구를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되기 쉽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하나님에게 그런 능력이 있냐 없냐를 묻는 것과, 하나님이 실제로 그렇게 하셨냐 안 하셨냐를 묻는 건 전혀 다른 2개의 질문입니다.

지구가 6천년을 넘어 매우 오래전에 창조된 건 과학적으로 명백합니다. 그렇다면 지구 연대 46억년이라는 과학을 수용하면 하나님의 전능성을 부정하는 걸까요? 하나님이 6천년전에 지구를 만들면서 46억 살의 지구로 보이도록 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불신앙이 되는 걸까요?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4살짜리 아이가 아빠에게 돈을 달라고 합니다. 아빠가 돈을 주지않자 아이는 아빠가 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안 주면 돈 줄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린아이의 착각입니다. 돈을 줄 능력이 있는 것과 실제로 돈을 주고 안주고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뭔가를 안 해주신다고 해서 그것을 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건 대단한 착각이겠습니다. 4살짜리 아이와 똑같은 것이죠.

지구의 연대를 따지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실제로 어떻게 하셨는지를 따지는 일입니다. 성년창조론이 맞느냐 맞지 않느냐는 하나님의 능력에 관한 질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실제로 지구를 언제 창조하셨냐에 대한 질문일 뿐입니다.

기적적 창조나 인과적 창조나, 둘 다 하나님의 창조의 방법입니다. 기적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적을 사용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입니다. 46억년의 지구를 인과적 과정을 통해서 창조하건 6천년 전에 창조하건 둘다, 하나님의 창조 능력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맞는지는 실제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창조과정을 들여다보고 연구해서 답해야 하는 것입니다. (요건 좀더 써보기로 하지요)

창조과학 신봉자들은 지구연대 46억년을 수용하는 사람들을 마치 하나님의 전능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처럼 몰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적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부인하는 사람들이라고 낙인찍는 것이죠.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지구연대 문제는 창조의 능력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창조의 방법에 대한 문제일 뿐입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안하셨다고 해서 그렇게 못하신다고 판단하면 대단한 착각일 뿐입니다. 성년창조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의 능력을 믿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건 오판일 뿐입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안 해 주신다고 해서 하나님에게 그런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대단한 착각입니다. 안해 주시는 건,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인 것이죠.

오랜만에 과도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20번째 글이네요. 종종 쓰도록 하겠습니다.
#성년창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