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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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아저씨의집 2018. 2. 6. 08:28
아내는 간만에 외출을 했고
얇게 입은 옷위로 스산한 기운이 스멀스멀 들어옵니다.

팀 미팅을 끝내고 밀린 일을 처리하다 어둑해진 저녁
텅빈 식당에서 수저를 드니 왈칵 격한 마음이 솟구칩니다.

큰 행사 뒤에 오는 피곤함과 허탈함은 그래도
과학자를 신통하게 봐주는 눈빛들을 기억하며 위로를 받습니다
하지만 옳다고 믿고 가는 길에는 온갖 비난들이 난무합니다.

블로그엔 한바탕 소용돌이가 지나갔습니다.
과학자가 아니라는, 무신론자들의 욕을 들으면 화가 나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기독교인들의 욕을 들으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과학 때문에 신앙이 흔들린 적은 없지만
신앙을 가졌다는 이들은 끝없이 나를 흔듭니다.

그 외로운 밤을 기억해 봅니다.
어그러진 세상의 모든 무게를 지고 기도하던 그분

그럴땐 그렇게 끄적거렸습니다.
써대는 단어들은 화를 담고 슬픔을 담고
내 영혼을 담아 내 밖으로 꺼낸 그 모습에서
물끄러미 나는 나를 봅니다.

그렇게 방황하던 20대도 지나갔고
외롭고 힘들던 유학시절도 지나갔고
울컥울컥 외롭다는 40대도 가고 있습니다.

간만에 음악을 듣습니다.
샹송들이 흘러나옵니다.
음악이 말을 거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혼자여행하던 대학시절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