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_이야기 14. 아이들을 속여서까지 창조과학을 가르쳐야 할까?
과학과 신학의 대화 (과신대) 페이지에 글과 사진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재라고 합니다.
공룡이라면 깜빡 죽는 아이들도 많은데, 공룡 중에서 티라노사우루스를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내용은 다름 아닌 창조과학의 젊은지구론입니다.
아이들에게 창조를 가르칠 때 단순화시켜서 비유적으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 다섯살짜리 아이가, 엄마 나 어떻게 태어났어?라고 물으면 배꼽에서 태어났지 라고 간단히 말해주듯, 초등아이들에게는 창조를 쉽게 비유적으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아이가 커서 30살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아기는 배꼽에서 나온다고 알고 있으면 문제가 됩니다. 지성이 자라고 많은 교육을 받을 수록 그에 맞게 성교육도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아이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쉽게 창조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교재는 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해서 이렇게 가르칩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이 죄로 말미암아 성질이 바뀌었어요. 그때 초식성이었던 티라노사우루스는 육식성으로 바뀌어진 것으로 많은 학자들은 말하고 있어요."
참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원래 초식동물로 창조된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담의 범죄 이후에 육식동물로 바뀌었다는 주장입니다 공룡은 인간이 창조되기 수천만 년 전에 멸종되었으니 티라노사우루스는 인간의 범죄 이전에 살았습니다만 일단 연대 문제는 넘어가겠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초식성에서 육식성으로 변했다면, 다른 동물을 사냥하는데 사용하는 크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처음에는 없었다가, 육식동물이 된 이후에 생긴 걸까요 사실 이런 주장은 전혀 과학적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신은 전능하니까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그렇다면 증거가 남아야 합니다. 단순히 이빨과 발톱을 예로 들었지만 생물의 특성이 갑자기 변했다면 분명히 과학적 증거가 남습니다. 아담의 타락 전후가 티라노사우루스의 구강구조나 발톱 등등 바뀌어야 하는 것이죠. 물론 그런 증거는 없습니다.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겠지요. 초식동물이었지만 처음부터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갖도록 창조되었다고. 물론 억지 주장입니다.
참 이런 식의 억지를 끼워 넣어야만 하나님의 창조를 과학으로부터 변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성경본문이 생물의 창조과정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알려주는 책으로 보는 것도 답답한 일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티라노사우루스가 초식성이었다가 육식성으로 바뀐것으로 "많은 학자들이 말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허황된 주장의 근거로 많은 학자들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창조과학식 접근입니다. 하나님의 전능성을 믿는다면 학자들의 주장에 기댈 이유가 무엇입니까?
궁금합니다. 도대체 티라노사우루스가 초식성이었다가 육식성으로 바뀌었다고 말하는 학자들이 어디 있습니까 이런 주장은 공룡을 연구하는 동물학자들이 해야겠지요. 도대체 어느 동물학자가 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까?
바로 이런 부분들이 창조과학이 사기라고 지적받는 이유입니다. 하나님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방법으로 티라노사우루스를 초식공룡에서 육식공룡으로 바꾸셨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그래도 믿음의 영역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주장이 과학에 의해서 입증된다면서 많은 학자들이 그렇게 말한다고 가르치는 것은 명백한 거짓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많은 학자란 사실 동물학자들이 아니고 창조과학을 신봉하는 기계공학자 화학공학자 등등이다, 뭐 이렇게 변명을 할까요?
모르면 모른다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과학으로 밝혀진 만큼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식으로 근거없는 주장을 가져다가 과학적으로 성경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하나님의 창조를 가르치면 큰 문제가 됩니다. 이 아이들이 커서 생물학을 제대로 배우면 거꾸로 하나님의 창조에 관해 배운 내용을 버리게 됩니다.
참 큰일입니다. 창조과학이 어린아이들 교재에까지 깊이 침투해 있습니다. 대대적인 정화작업이 필요합니다. 뿐만아니라 초등아이들에게 공룡에 대해 어떻게 가르칠지 생물학에 대해 어떻게 가르칠지 하나님이 창조하신 창조세계에 관해 일반계시를 통해 과학으로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창조과정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