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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가고 있습니다.

그 맑고 환한 밤 중에 뭇 천사 내려와….
이 찬송가의 가사가 몇 주째 마음에 꽂혀 있습니다.

맑고 환한 밤..
밤이 어떻게 환할 수 있었을까?
보름이었을까? 아니면 별이 그렇게 많았을까?

그날의 베들레헴은 그리 호들갑스럽지 않은 밤이었을 것입니다.

성탄예배에서 칸타타를 보았습니다.
가끔 눈물이 고였던 이유는 칸타타에 대한 감동이나 잉카네이션의 신비 보다는
아마도 10년 이상 성가대를 했던, 칸타타와 성탄절에 대한 추억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자랐습니다. 희, 경, 미, 어린 시절 그들이 그립습니다.
십대와 이십대를 한껏 채웠던 열정과 사랑과 감동들은 기억조차 어려운 희미한 추억의 조각이었다가 불쑥, 사십대 중반의 눈가에 눈물로 고입니다.

누가복음을 읽었습니다.
그는 누구였을까요?

중세시대 성화에 그려진, 혹은 타락한 한국교회가 제시하는 바알이 코스프레하고 있는, 혹은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마음에 그려놓은,
그런 모습이 아닌, 그 분은 진정
누구였을까요?

누가복음 내내 선포되는 메세지에는 성공도 없고 긍정도 없고
심지어 가족도 없고 애국도 없을 뿐더러 종북이나 종박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거기엔 두려운 가르침이 있고, 그 가르침대로 살아간 한 인간의 삶이 있고,그리고 그 분이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내러티브가 있습니다.

2013년이 지나갑니다.
며칠 전에는 생일이 있었고 생일 즈음엔 과거와 미래를 두루 생각합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그분의 도를 따르는 자인가?
근원적 질문부터 당장 연구년이 끝난 뒤 접할 내년 일정까지

나는 이 땅을 헤메는 한 인간으로,
그러나 앞서 그분을 따라간 사람들의 삶의 증언들을 보며
때로는 갈 방향을 얻고 때로는 자신을 자책하며
그렇게 한걸음씩 계속 걸어갈 것임을 기억합니다.

그것이 비록 광야를 벗어나지 못하고 돌고도는 걸음이더라도
내가 딛지 못할 가나안에 내가 맞지 못할 봄이 올 것이라해도


201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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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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