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태극기 집회 나가라고 설교하는 목사들의 교회

별아저씨의집 2017. 2. 16. 08:47

태극기 집회 나가라고 설교하는 목사들의 교회 (2017.2.7)


대형교회 목사들이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나가라고 설교 때마다 목소리를 높인답니다. 이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주의 종들처럼 보이지가 않네요.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유언비어 수준의 이야기에 기초한 논리를 강요하듯 던져내는 설교. 이런 설교가 일방적으로 외쳐지는 교회에 계속 나가야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나봅니다. 아마도 박차고 나와야 하겠습니다. 안그러면 내 영혼이 조금씩 좀먹고 썩어서 팍 죽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설날에 드리는 신년예배. 양가에서 설교를 했습니다. 2017년, 가장 떠오르는 단어가 종교개혁 500주년이었습니다. 엘리야가 바알과 아세라의 선지자 850명과 대결하는 본문이 떠올라 그 본문으로 설교를 준비했습니다. 


엘리야를 본 악한 왕 아합은 이렇게 묻습니다. "네가 이스라일을 괴롭히는 그 엘리야냐?" 왕의 죄를 지적질하고 회개를 촉구하고 3년동안 이스라엘에 가뭄이 든 원인을 제공한 엘리야가 아합의 눈에는 민족과 나라를 괴롭히는 자였던 것입니다. 엘리야는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건 바로 바알을 섬긴 아합 왕 당신이 라고 답합니다. 


당대 이스라엘의 가장 큰 문제는 이집트에서 탈출시켜준 여호와 하나님도 믿고 섬기지만, 가나안에 정착해서 농사짓고 살다보니 풍요의 신인 바알과 아세라도 동시에 섬겼던 것입니다. 바로 혼합주의입니다. 하나님을 배신하고 바알을 섬긴게 아니라, 하나님도 섬기고 바알도 섬긴 것이죠. 하나님을 섬길 것인지 바알을 섬길 것인지 결정하라는 엘리야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마디도 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850명과의 대결이 이어집니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정확히 혼합주의입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게 아닙니다. 문제는 돈과 권력을 동시에 섬긴다는 것입니다. 죄성을 가진 우리 인간이 돈과 권력의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신앙 좋은 사람도 마음 한구석에는 돈과 권력을 섬기는 숨은 마음이 10-20퍼센트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색만 내고 실제로는 바알을 더 많이 섬긴다면 그것은 분명히 커다란 죄악입니다. 이 땅의 많은 교회가 바알의 모습을 보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제가 돈과 권력에 관심이 많아서 바알이 더 잘보이는지도 모릅니다. 


돈을 사랑하는 교회는 바알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기는 교회입니다. 총신대 입학이 취소된 오정현씨가 그랬다지요. 사랑의 교회가 국내 3위의 교회라고. 아무래도 돈과 힘이 많다보면 바알로 기울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만 섬기고 싶은데 어쩔수 없이 바알을 섬기는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는 것과, 대놓고 바알을 섬기기 위해서 하나님을 슬쩍 이용하는 건 전혀 다른 것입니다. 


목사들이 성도의 신앙을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목사도 정치적 입장을 가질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을 하지 않는 불성실한 목회자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성도들에 돌아갑니다. 교회가 유언비어의 온상이 되어서야 어디 복음의 진보가 이루어지겠습니까? 정경유착 뿐 아닙니다. 언론도 엮여있고 더 심각하게는 교계도 엮여 있습니다. 특히 돈과 권력이 많은 교회들이 박근혜를 옹호하는데 앞장서는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가장 신경써야 할 일은 전도나 선교가 아니라 목사들이 망언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교회가 이익집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하는 일입니다. 


고민하지 마십시요. 기독교 신앙은 목사를 믿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믿는 것입니다. 권위주의적이고 지적으로 불성실한 목회자의 설교를 매주 들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는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 것이지 개교회를 믿는 것이 아닙니다. 대안을 찾아 떠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