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따_이야기 17번째 - 아담 이전에는 생물의 죽음이 없었다구?
가끔 보면 아담이 타락하기 전에 생물의 죽음이 있었나라는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단지 며칠의 기간 동안 생물들이 창조되었다고 믿는 창조과학은 당연히 아담 이전에 생물의 죽음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젊은지구론, 오랜지구론, 진화창조론 중에 어느 것이 맞는지 판단을 보류한 사람들도, 아담 이전에는 생물의 죽음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담의 타락 이후에 드디어 "생물학적 죽음"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건 하나의 신학적 견해입니다. 아담의 죄의 결과가 생물학적 죽음인가 아니면 영적 죽음인가, 아담 이전에 동식물이 죽음을 경험했는가, 아니면 타락 전에는 생명체에게 죽음이란 없었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신학적 입장이 있어 왔습니다. 타락의 결과를 생물학적 죽음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영적인 죽음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어떨까요? 지구의 긴 역사 중에 역사적 아담은 기껏해야 수만년에서 수십만년 전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아담 이전에 수백, 수천만년 동안 수많은 동물들이 죽었고 그 중 일부는 화석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아담 전에 동물들이 죽음을 경험했다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결론입니다.
심지어 창조과학을 받아들여도 그렇습니다. 젊은지구론은 수많은 동식물의 죽음이 기록된 화석이 오래된 것이 아니라 노아 홍수 때 만들어졌다고 주장합니다. 동식물이 물에 빠져 죽으면서 한꺼번에 화석이 만들어졌다고 그냥 선언하는 것이죠. 그래도 여전히 문제가 남습니다.
자, 하루살이는 언제 창조되었을까요? 창세기 1장을 창조과학식으로 읽어서 연대기로 보면, 바다의 생물과 하늘의 새는 다섯째 날에, 땅의 생물은 인간과 함께 여섯째 날에 창조됩니다. 하루살이는 곤충이니까 5일째에 창조되었는지 6일째에 창조되었는지 불분명하겠습니다만 6일에 창조되었다고 합시다.
하루살이가 성충으로 사는 기간을 대략 수일로 보면 수일 만에 죽겠지요. 만일 하루살이가 하루를 산다고 하면 아담은 창조되자 마자 그날 선악과를 먹는 죄를 범해야 하는 셈입니다. 모든 동물을 다 만나서 이름 지어주어야 하는 등등 아담은 매우 바쁜 며칠을 보낸 것일까요?
물론 창조과학지지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반박할 겁니다. 하루살이는 성충으로는 며칠 못살지만 유충으로는 3년을 산다. 그러니 아담이 죄를 범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글쎄요 아담은 성인으로 창조하셨고 하루살이는 유충으로 창조하셨다는 거지요?
하루살이는 그저 예에 불과합니다. 수명이 짧은 생명체는 매우 많습니다. 하루살이는 원래 매우 오래살았는데 아담의 타락 후에 수명이 짧아졌다는 전형적인 설명을 덧붙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생명체가 타락 이후에 수명이 달라졌다는 식의 설명은 아담의 타락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생물학적 변화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만일 정말 그랬다면 창조세계 안에 그런 변화의 기록이 증거로 남아있겠지요. 글쎄요. 없습니다.
사자 등의 육식동물이 아담의 타락 전에는 채식을 했을까요? 그럼 사자는 타락 이후에 이빨과 발톱을 새로 갖게되었을까요? 아니면 타락을 예정한 창조주가 풀먹는 사자에게 미리 이빨과 발톱을 주셨을까요? 타락 전에는 육식동물이 없었고 모두 초식동물이었다는 이야기는 창조과학식 해석에 불과합니다. 성경에나오지도 않고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습니다.
한발 더 물러서서, 사고에 의한 죽음은 없었을까요? 아담이 걸어가다가 거미를 밟아서 거미 몸통이 터지면 거미가 죽지 않았을까요? 아담이 하와와 장난치며 던진 돌에 맞아 죽은 개구리는 없었을까요? 아담이 그런 폭력적인 장난을 했을리 없다구요? 문자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논점을 파악하시기를..
과학적으로 보면 아담 이전에 생물의 죽음이 있었다는 것은 자연스런 결론입니다. 심지어 젊은지구론을 수용해도 피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수많은 작위적인 가정들을 해서 죽음없는 완벽한 자연세계를 상상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성경과 자연이 지지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진화론적 주장이라고 합니다. 이 문제는 생물진화론과는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생물이 진화되었건 되지 않았건 간에, 아담의 타락 이전에 생물의 죽음은 피하기 어려운 결론이라는 것입니다.
생물의 죽음에 관해 신학적 설명을 요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네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신학자들이 풀어줘야 할 문제입니다.
자연세계를 관찰하여 만든 과학, 하나님이 주신 일반계시인 자연이라는 책을 읽어 낸 내용들이 아담 혹은 인류의 탄생 이전에 생물학적 죽음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면, 그렇다면 이와 관련된 신학적 질문들에 어떻게 답하고 성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는 가르치는 일은 일차적으로 신학자들의 몫입니다.
창조과학을 변호하겠다고 그렇게 발목잡혀있으면 신학은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창조세계를 읽어낸 과학의 내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창조의 역사에 대한 지식이 끝없이 자라나는 시점에 과학의 발견에 대해 신학이 무엇이라고 답할 것인가요?
과학이 던지는 새로운 도전들에 대해 신학은 반응해야 합니다. 진화론이라고 낙인찌고 거부할 생각만 하지 말고, 과학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일반계시를 배우고 수용하며 신학적으로 조명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타락 이전 생물의 죽음에 관해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교회를 섬기는 마음으로 고민하고 답변해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