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따_이야기 13번째 - 성경에 공룡이 나온다구?
공룡을 하나님이 창조하셨나요? 강연 중에 이런 질문을 던지면 조용해 집니다. 끄덕끄덕 하는 분들에게 공룡 이야기가 성경에 안 나오는데 공룡을 창조하신 거 맞냐고 다시 묻습니다. 그러면 간혹, 공룡이야기가 성경에 나온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성경에 현대과학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구가 우주공간에 떠있다는 걸 알려주는 구절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어느 창조과학자는 성경구절을 과학적으로 해석해서 우주가 팽창한다는 내용이 성경에 담겨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지구가 편평하지 않고 구형임을 성경이 증언하고 있다거나 핵물리학에서 다루는 원자의 결합력이 성경에 나온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성경이 쓰여지던 시대에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이나 지식이 성경에 미리 담겨있다는 식의 생각은 과연 신학적으로 옳을까요? 공룡에 대해서 아무도 모르던 시대에 성경을 기록하며 저자 스스로도 모르는 미래의 지식을 성경에 담았을까요? 20세기 초 발견된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성경의 저자가 미리 알았거나 혹은 몰랐더라도 성령의 영감에 의해 미래의 지식을 성경에 담았을까요?
글쎄요. 이런 식의 해석을 쉬운 말로 짜맞추기라고 합니다. 지구가 구형이고 우주공간에 떠 있고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이 성경에 나와 있다고 주장하다니 참 할말이 없습니다.
백보 양보해서 그런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과연 미래의 과학지식을 성경은 왜 담고 있는 걸까요? 미래에 밝혀질 지식을 성경이 담고 있을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래의 과학지식도 맞춘다며 성경의 위대함을 보이기 위해서? 에이, 그렇게 보기에는 과학과 안맞는 내용이 훨씬 많잖아요.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런 태도는 성경을 여전히 과학책처럼 보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목적이 구원의 길을 알려주는 건데 자꾸 과학지식을 알려주는 책처럼 보다보니 창조과학식의 짜맞추기 해석을 하게 되죠.
성경의 위대함을 증명해보려고 무진 얘를 쓰지만 이런 식으로 성경을 읽으면 오히려 성경의 권위를 떨어뜨립니다. 창조과학식 성경읽기가 성경도 망치고 과학도 망치는 이유가 바로 그래서입니다.
이 주제에 관해 버나드 램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성령은 성경저자들이 살던 시대의 문화적 틀과 언어로 참된 신학적 교리를 무오하게 전달하셨고,그들에게 현대 과학의 비밀을 알리지는 않으셨다. 성경의 여러 구절에서 현대 과학의 비밀을 찾으려는 시도는 영감의 본질을 오해한 것이다."
성경에 공룡이 나온다는 둥 우주팽창이 나온다는 둥 그런 창조과학식 짜맞추기해석은 지양해야 합니다. 교회는 성경을 읽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과학에 억눌린 성경을 보호하겠다는 만용을 부리지 말고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성경의 목적에 맞게 읽어야 합니다. 자, 창조과학식 궤변은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