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따_이야기 세번째
무크따 표지인물이 무신론자라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따듯한 봄날, 갑작스레, 강렬한 햇살을 비춰내는 드넓은 바다가 보고싶습니다. 무크따 이야기 세번째입니다.
무크따 원고를 넘기고 미국으로 오는 책을 손에 받아들기 전에 인터넷에 올라온 '무크따' 책의 표지를 보고는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무신론자 기자와 크리스천 과학자의 날카로운 대화를 이어가며 무신론과 유신론, 과학과 신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신무신론과 창조과학 그리고 지적설계를 비판하는 나름 첨예한 대화를 이어가는, 말그대로 '따지는' 책인데 책표지가 너~무 만화처럼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릴 때 주일학교를 다녔지만 대학에 가면서 신앙을 버린 무신론자인 박기자로 볼 수 있고, 책의 화자는 결국 그의 주일학교 선생님이었던 한교수가 되겠습니다.
책의 표지는 두 사람을 만화처럼 그려서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그래서인지 책의 내용이 가벼울 거라는 느낌도 줍니다. 왠지 아이들용 책이라는 인상을 풍긴다고나 할까요.
물론 더 심각한 점은 저의 대변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교수가 대머리에 수염도 안 깎은 지저분한(?) 모습으로 나왔다는 거!!!!!!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있었습니다. ^ㅋ. 디자이너께서는 최선을 다해 나름 좋은 책으로 만들어주셨고 감사했지만 그래도.....
표지에 대한 끊임없는 아쉬움은 개정증보판을 통해 영원히 구원을 받았습니다. 초판 발행 5년 후, 내용을 보강하고 개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IVP에 연락했더니 개정증보판을 내자고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곳곳에 문장들을 고치고 논리를 보강하고 2개의 장을 새로 추가해서 원고를 넘겼더니 이번에는 책표지로 사진을 쓴답니다. 예전에 복음과상황에서 인터뷰를 할 때 Jong-Yeon Yi기자가 찍어주었던 사진이 선택되었더군요.
많은 분들이 개정증보판 표지가 좋다고 합니다. 딱, 따지는 분위기라 책제목과 잘 맞는답니다. 표지도 고급종이를 써서 원가가 많이 먹혔다는 얘기도 들리고, 저자 사진을 집어넣어 마케팅에 이용한 세속적 전략이라는 분도 있고 반대로 잘 팔리겠다고 응원해 주신 분도 있습니다. 책표지 때문에 책이 더 팔렸을까요?
그런데 책표지 인물이 무신론기자냐고 묻는 분들이 있더군요. 내용상 젊은 박기자와 좀 더 나이있는 한교수 중에, 책표지 인물이 한교수로는 안 보였던건지, 아니면 이렇게 따지는 사람은 아마도 박기자다라는 느낌을 준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위기로 봤을 때 표지인물이 무신론기자일거라는 추측은 그래도 점잖지만, 반면에 한교수가 풀어내는 이야기 때문에 저자를 무신론자라고 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렇게 비난하는 분들의 표현도 진화합니다. 타협한 그리스도인에서 이단으로, 이단에서 사탄의 자식으로 말이죠. 하기야 지구나이가 만년이라고 주장하는 창조과학자들이 보면 이 책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표지 인물은 무신론자가 아니고 크리스천 과학자입니다. 책에서 한교수가 전개하는 논리 중에 문맥없이 한두 문장을 따와서 한교수를 무신론자처럼 왜곡하지 말고, 책을 꼬~옥 진지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도 무크따를 안 읽으셨다구요? 이번 봄에 꼭 읽으시길.
어쨌거나, 개정증보판 표지는 나름 성공인가 봅니다. 무크따의 개정증보판이 한번 더 나오기는 어렵겠습니다. 왜냐구요? 잘 생각해 보시면 답이 있습니다. ㅋㅋㅋ. 자, 무크따는 꼭 개정증보판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가볍게 세번째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