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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크따 이야기] 첫번째

이신론의 망령에 사로잡히다.


봄의 계절을 맞아 종종 무크따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짧은 해설과 책에 얽힌 에피소드 등을 살짝 다룰까 합니다. 오늘은 첫번째 이야기 입니다.


약 1년 전 즈음, [무신론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무크따) 개정증보판이 출판되자 창조과학회의 비판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5년 전 초판 출판 때와는 달리 작정한 듯 비판이 들어옵니다. 그동안 크리스천 과학자가 드러내놓고 창조과학의 문제점을 제기한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만 무크따 출간 후 한국상황이 그래도 꽤나 바뀐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만큼 창조과학회의 위기감이 있겠지요. 특히 젊은지구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갖는 반감이 크겠습니다.

비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번째는 무크따가 제시하는 관점이 이신론이라는 비판입니다. 이신론(deism)은 신이 만물을 창조한 뒤에 간섭하거나 섭리하지 않는다는 관점입니다. 시계공이 시계를 일단 만들어 놓으면 시계공과 상관없이 시계는 작동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창조과학자들은 과학자가 자연법칙에 따라 우주가 운행되고 우주공간이 팽창되고 별이 생성되고 은하가 만들어지고 진다고 설명하면 이신론이라는 누명을 씌웁니다. 우주의 역사를 천문학으로 설명하거나 생물의 역사를 생물학으로 설명하면 죄다 이신론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이신론이 바로 진화론이라고 비판합니다.

기독교의 유신론은 이신론과는 다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하나님은 히브리서 1장 3절에 나오는 것처럼 만물을 붙들고 계시는 분이고, 지금도 자연세계를 다스리고 섭리하는 분입니다. 과학에 이신론의 누명을 씌우면 교인들은 왠지 크리스천 과학자들을 삐닥하게 보게 되기 쉽지요. 하지만 창조과학자들이 씌운 누명과 달리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하나님이 자연법칙 자체의 주인이고, 인과관계가 과학으로 설명되지만 그 모든 자연현상을 운행하고 붙들고 섭리한다고 믿습니다. 이신론에서는 시계공이 죽어도 시계는 잘 작동되겠지만 기독교 유신론에서는 자연세계를 다스리고 운행하는 하나님이 없으면 자연법칙도 성립할 수 없으며 그래서 우주도 존재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창조과학자들은 이신론의 망령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들은 마치 하나님이 어떤 기적을 사용하면 하나님의 역사이고 하나님이 자연법칙을 사용하면 하나님의 역사가 아닌 것처럼 오도하는 잘못된 이원론의 창조신학을 갖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해서 단세포에서 부터 아기가 만들어지는 열달 동안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서 자궁 안에서 뭔가 일을 하는 건 아닙니다. 자연법칙에 따라 유전자 코드대로 세포는 스스로 자기복제를 하고 그래서 아기가 탄생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학으로 설명되는 이 과정을 하나님이 주관하시고 섭리하신다고 고백합니다. 자연법칙에 따라 만들어지는 생명은 하나님의 창조물입니다. 아기의 탄생과정을 단세포에서 세포분열의 과정으로 설명한다고 해서 이신론이고 진화론이라고 비판한다면 격이 맞지 않습니다.

이 이신론의 망령은 사실 근대과학이 세워지던 18세기에 이미 신학자들과 철학자들을 괴롭힌 문제였습니다. 자연세계의 작동원리, 그러니까 자연법칙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혼란스러웠습니다. 과학으로 설명되면, 즉 자연현상의 작동원리가 밝혀지면 신이 배제된다는 생각때문이었죠. 뉴턴이 달의 운동을 중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자, 천사가 달을 끌며 운행한다고 믿었던 당시사람들은 뉴턴의 중력개념이 반기독교적 사상이라고 오해했습니다. 그러나 중력법칙은 창조주가 우주를 운행하기 위한 작동원리로서 창조세계에 부여되었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은 우주를 질서있고 아름답게 만드셨습니다.

우리는 300년 전의 사람들처럼 천체의 운행에 관해서 더이상 이런 오해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창조과학자들은 여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이신론이라는 비판을 우주역사나 지구역사에 적용합니다. 가령 창조과학자들은 현대과학을 설명한 [무크따]의 내용에 대해서도 이렇게 비판합니다. “창조의 주체를 하나님으로 설정한 것만 제외하면 내용은 거의 진화론이다” 이런 비판은 크리스천 과학자들의 과학적 설명 자체를 이신론으로 보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창조의 주체는 하나님으로 정하지만, 실제로는 자연이 스스로 다 창조했다는 식의 진화론이라고 그들은 비판합니다. 그러니까 창조과학자들은 하나님이 중력법칙과 같은 자연법칙을 사용해서 태양계를 만들거나 우리은하를 창조하면 그건 하나님의 창조가 아니라 이신론이라고 비판하는 것이죠. 한 마디로 이신론의 망령이라고 하겠습니다.

창조과학자들은 과학적인 설명을 진화론이라고 누명 씌웁니다. 우주팽창이나 별의 생성이나 은하나 블랙홀의 탄생과 같은 연구들은 자연법칙에 기초해서 이루어지지만, 창조과학자에 따르면 그런 설명들은 창조의 주체만 하나님으로 설정했을 뿐이지 자연이 모든 것을 스스로 했다고 주장하는 진화론이 되어 버린다는 겁니다. 참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자연이 스스로 했다는 식의 주장은 어떤 과학자도 과학논문에 쓰지 않습니다. 과학은 그저 작동원리를 밝히는 것 뿐이지요. 물론 무신론 과학자들은 신없이 자연이 스스로 그렇게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크리스천 과학자는 그 작동원리가 하나님의 주되심과 다스리심과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고백하고, 무신론 과학자는 그 작동원리가 신없이 스스로 움직인다고 고백하고 창조과학자는 작동원리를 설명하면 그건 이신론이 된다고 고백하는 것이지요.

이신론의 망령이 한국교회를 휩쓸고 있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이 창조과정에 사용할 수 있는 자연법칙에 관해서 하나님은 그렇게하면 안된다고, 기적으로 창조하셔야만 된다고 하나님을 마술사처럼 축소 왜곡시킵니다. 크리스천 과학자들을 이신론자로 누명씌우고 하나님을 기적의 세계에만 가두어두는 창조과학자들의 왜곡된 주장은 많은 크리스천들이 보다 위대하고 넓은 창조주 하나님을 보지 못하게 눈을 가리고 있습니다.

창조과학자들은 매일 아침 해가 뜨고 때에 따라 새로운 계절이 오는 현상에 대해 뭐라고 할까요?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의해서 완벽하게 설명되는 이 현상들에 대해서 그들은 이신론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낮과 밤을 주관하시는 분이 하나님이라고 할까요? 그들이 무크따를 비판하는 것처럼 ‘하나님을 창조의 주체로 설정한 것만 제외하면 이건 진화론이야’라고 할까요? 아니면 하나님이 중력법칙을 섭리하고 운행하시니 낮과 밤의 현상은 하나님의 역사가 맞다고 할까요? 만일 전자라면 그들은 하나님의 섭리를 믿지 않는자들이 되는 셈이고 만일 후자라면 지구의 자전은 하나님의 섭리로 인정하면서 똑같은 중력법칙이 적용되는 우주팽창이나 우주역사는 진화론이라고 보는 이중잣대의 모순을 인정하는 셈입니다.

무크따는 이신론을 주장할까요? 진화론을 주장할까요? 창조과학회의 누명에 동의하십니까? 한국교회가 창조과학자들의 이신론의 망령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하고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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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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