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새학기를 맞으며

별아저씨의집 2011. 9. 10. 15:39
새학기 첫 주를 바쁘게 보내고 나니,  추석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을 느낌도 솔솔 나고, 한숨 돌릴 여유도 있어 좋습니다.

밀려왔던 블랙홀의 활동과 별생성 활동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을 마악 제출했습니다. 1년 이상 밀렸던 프로젝트군요. 다른 그룹의 박사후 연구원이 데이타 처리를 했고 대략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 지난 봄이었는데 8월 내내 파고 들어 분석을 새로 하고 논문을 다시 썼습니다. 논문제출을 하고 나니 좀 홀가분한 생각이 들고, 드디어 2학기를 제대로 맞는 것 같습니다.

방학 초에는 박사과정 학생의 논문을 제출했고 방학 중에는 다른 교수팀의 학생과 같이 연구하던 주제의 논문을, 그리고 방학이 끝나면서 박사후 연구원이 맡았던 논문까지 제출을 마쳤습니다. 그러고보니 방학 때 땀 좀 흘린 것 같습니다.

이번 학기에 가르치는 "인간과우주" 과목의 수강생이 87명이 되었습니다. 학생들 이름 외우려면 한참 걸리겠군요. 아니, 너무 많아 다 외우지 못할 것도 같습니다.  

첫시간에는 수강변경을 북돋우기 위해 딱딱하게 굴었다가 두번째 수업에는 열심히 우주의 시공간을 훝으며 강의했습니다. 강의실 두개를 붙여놓은 긴 강의실이라 학생들이 한 눈에 잘 안들어오는게 흠입니다. 그래도 맨 뒤에서 조는 남학생 한두 명 빼고는 다들 눈을 반짝 거리며 열심히 듣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 학생들과 어떤 재미있는 얘기들을 풀어나가게 될까, 그리고 이들의 삶의 스토리는 뭘까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지도하는 학생들 중에 석사 학생 두명이 졸업학기입니다. 10월 국내 학회에서 구두발표를 할 예정이고 10월 말까지는 최종결과가, 11월 중에는 논문이 나와야 논문심사 신청을 받아주겠다고 했습니다. 조금은 걱정되기도 합니다. 시간사용이나 결과마무리를 잘 지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수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번 학기는 내가 해오던 연구 중 하나도 마무리하고 블랙홀과 은하의 공동진화에 관한 논문을 제출하기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 주 일과 중 하루 정도는 아마도 문을 잠궈두고 연구를 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한국에서의 교수생활도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고 이번 학기부터는 보다 효율적으로 연구와 교육이 진행되리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