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우주는 얼마나 클까?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

별아저씨의집 2010. 9. 11. 01:35
빅뱅 우주론이 우주의 역사를 잘 설명해 주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주의 크기를 알아내기는 어렵다. 교양과학 시간에 우주의 크기를 다루고 있는데 학생들의 표정이 많이 찌그러졌다. 흠... 어려운가?

빅뱅 우주론에 의하면 우주는 한 점에서 출발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약간 잘못된 표현이다. 관측가능한 우주가 아주 작았다, 가령 포도알 만했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관측가능한 우주란 우리가 볼수 있는 우주를 말한다. 이 말은 우주 공간이 무한히 크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는 한정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그것은 바로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다.

우주의 나이는 137억 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일단 우주의 나이가 137억 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살펴보자.

우주의 공간으로 나가면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긴밀하게 연결된다. 아인슈타인에 의하면 물질이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속도가 빛의 속도이다.  그보다 더 빠를수는 없다. 빛의 속도는 제한되어 있다. 1초에 약 30만 킬로미터를 갈수 있는 빠른 속도지만 광대한 우주공간에서는 그리 빠른 속도는 아니다. 빛이 아무리 멀리가봐야 우주의 나이에 해당하는 시간만큼만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가 태어나면서 부터 지금까지 빛이 날아간 거리가 바로 관측가능한 우주의 크기가 된다.

가령 백만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까지 오려면 백만 년이 걸린다. (광년이라는 것은 빛이 1년동안 가는 거리를 말하므로 광년이라는 단위를 쓰면 공간과 시간의 양을 쉽게 연결할 수 있다).  137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는 어떨까? 물론 지구까지 오는데 137억년이 걸린다. 그 빛은 우주의 나이만큼의 시간이 걸려서 지구로 온 셈이다. 그런데 500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는 어떨까? 그 은하를 떠난 빛은 137억 광년의 거리를 날아왔지만 아직도 지구까지는 도착하지 못했다.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아무리 멀리 날아가도 137억 광년 이상의 거리를 빛이 날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빛은 지구를 향해 오는 중이지만 아직 멀었다. 그래서 우리는 500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를 볼수 는 없다. 본다는 것은 빛을 보는 것이니까.

결국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의 크기는 우주의 나이에 의해 제한된다.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이기 때문에 관측가능한 우주는 137억 광년으로 제한된다. 우주의 나이가 50억년 밖에 되지 않았을 과거에는 볼수 있는 우주의 크기도 50억 광년으로 더 작았을 것이다.  (이것은 우주의 팽창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해당되는 얘기다.  우주의 팽창을 고려하면 달라진다.) 관측 가능한 우주 너머에도 뭔가가 존재할 테지만 거기서 출발한 빛은 결코 볼 수가 없다. 그래서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항상 유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