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맘몬과 대형교회

별아저씨의집 2010. 1. 25. 18:50
우리교회, 아니 아직 등록을 안했으니 우리교회라고 하면 안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출장 때문에 몇주 빠지다가 올해 처음 참석한 오늘 예배에서 우리 교회의 2010년 목표 중의 하나가 맘몬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맥락에서 오늘 설교말씀 중에 사랑의 교회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최근 2천억이 넘는 예산으로 건물을 짓는다는 소식때문에 다양한 비판과 염려가 나오고 있다. 설교에서 언급된 내용은 그랬다. 만일 사랑의 교회가 지역사회와 한국교회에는 미안하지만 성도들이 늘어 건물이 필요하고 우리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어 건물을 지을수 밖에 없다라는 자세를 취한다면 이해하고 기도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 그렇게 물질적으로 커져가는 교회의 모습을 통해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주장한다면 그리고 그 교회가 한국교회들의 모델이 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요지였다. 

교회도 사람들이 (특히 죄인들이) 모인 곳이고 어느 조직이든 간에 그 구성원을 위해 자원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그리고 그런 의사결정에 대해 외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어느 한 교회가 차고넘치는 성도들로 인해 새로 건물을 짓겠다고 결정했다는 데 왜 그것을 비판하냐고 의문을 품는 사람들에게도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이런 교회의 물질적 성장의 모습이 다른 수많은 교회들이 따라야 할 모습으로 자리잡게 된다는 점이다. 그 교회가 나를 따르라며 한국의 대표적 교회로 자신을 내세우기 시작하면 그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그 교회가 과연 그러한지를 판단할 충분한 정보는 없지만 그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아주 확연하게 보인다. 그러나 설혹 그 교회가 자신들이 한국교회를 리드할 능력이 없으며 이번 건물신축건도 필요에 의한 어쩔수 없는 차선책이라고 겸손한 자세와 나름 건강한 견해를 갖는다고 해도 여전히 문제는 심각하다. 대형교회들이 뭔가 한국교회를 리드하고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피력될수 있겠지만 내가 볼때 더 심각한 문제는 그 대형교회들을 바라보는 군소교회들의 인식이다. 저 교회처럼 교회를 성장(?)시켜야 겠다는 비젼(?)을 갖는 목회자나 성도들은 물이 바다덮음 같이 많을 것이라는 것을 상상해 보는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현상의 기저에 맘몬주의가 있다는 것에 나는 뼈저리게 동의한다. 여호와와 바알을 동시에 섬겼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맘몬의 복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메세지가 교회안에도 가득차 있다. 

올 한해 개인적으로도 맘몬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과연 나는 주를 따르는 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