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비 내리는 LA

별아저씨의집 2009. 2. 6. 15:09
오늘 거의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쨍쨍한 날씨만 보다 가끔씩 흐린 날이 되면 왠지 우울해지는 켈리포니아 스타일에 익숙해 진지 오래. 오늘처럼 비가 주욱주욱 내리면 대략 난감입니다. 퍼붓는 비를 몸으로 감당하는 사람들과 엉금엉금 기어가는 자동차들 속에서 나도 빗속의 풍경이 됩니다. 

컴퓨터에서 눈을 떼고 창밖을 보며 심사할 프로포잘들을 읽는데 왠지 한국 생각이 났습니다. 비오는 날에는 공부를 안했던 기억도 나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비오는 걸 그리도 좋아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이런 날에는 감미로운 가요나 아련한 재즈가 나오는 클래시한 까페에서 커피를 씹으며, 창밖 너머 기억의 세계로 서서히 걸어들어가 보는 것도 안성마춤일 듯 합니다. 그런 여유는 과로사가 걱정되는 삼,사십대에게는 과분한 것일 수 있겠으나 그렇게 반나절쯤 제낄수 없다면 그 또한 슬픔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