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5

[매경 사이언스플라자] 갑을관계와 과학

매일경제 [사이언스플라자] 2013년 5월 28일 갑을관계와 과학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최근 몇 달 동안 우리 사회는 `갑의 횡포`에 대한 분노로 들끓었다. 어느 대기업 임원의 승무원 폭행 사건, 청와대 대변인의 인턴직원 성추행 사건 등은 약자에 대한 강자의 권력 남용을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렸다. 갑의 횡포에도 다양한 수준이 있겠지만 사회적 관용이나 소통을 통해 풀어야 할 이슈가 아닌 명백한 불법 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그동안 묵인되었던 갑의 횡포를 반성하고 우리 사회가 보다 나은 사회로 성장해야 하는 이유다. 과학 분야에도 갑을관계가 존재한다. 계약상 두 주체를 가리키는 갑과 을이라는 말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강자와 약자로 이해된다. 연구정책과 예산을 수립하고 주관하는 정부 부처..

[매경 사이언스플라자] 과학과 과학윤리

매일경제 사이언스플라자 2012년 7월 칼럼 과학과 과학윤리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교수 정의감에 불타던 대학원 시절, 중간고사 감독을 하다가 부정행위를 하는 두 학생의 답안지를 찢어버린 일이 있다. 지금은 학부모가 돼 있을 그들은 그때를 어떻게 회상하고 있을까? 뼈저린 교훈을 얻은 사건으로 기억할까 혹은 다들 하는 부정행위인데 자기들만 걸렸던 재수없던 사건으로 기억할까? 돌아보면 조금 심했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정행위들을 보면 오히려 그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총선이 끝난 지난 5월 학술단체협의회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19대 국회의원들 학위ㆍ학술논문이 표절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중 두 사람 논문은 복사 수준인 표절이라고 한다. 지난주 인사청문회에서는 인권위원장 논문..

[사이언스플라자] 글쓰기는 과학자의 일상

매경 사이언스 플라자 칼럼 2012년 5월 23일자 과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초ㆍ중ㆍ고생들이 이메일로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다. 심심찮게 날아오는 이메일에 일일이 답해주지 못해 안타깝지만 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 그것은 과학자가 되려면 글 쓰기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사과정 시절 동료 대학원생들 사이에선 `교수들은 글 쓰는 기계`라는 농담이 오갔다. 연구비를 타려면 연구제안서를 잘 써내야 하고 그것을 토대로 다른 연구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오랜 시간 준비해서 제출한 제안서가 좋은 평가를 받아 채택될 때 즈음이면 벌써 다음 연구제안서를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 연구비뿐만 아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경쟁이 심한 우주관측 기기나 실험장비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좋은 연..

[사이언스플라자] 대한민국에는 국립천문대가 없다.

이번 달 칼럼입니다. 편집부에서 제목을 우리에겐 국립천문대가 없다로 수정했군요. 원 제목으로 올립니다. 우리나라에는 왜 국립천문대가 없을까요? 대한민국에는 국립천문대가 없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10여 년 전 워싱턴DC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다가 미국 해군 천문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부통령 관저가 자리 잡은 해군 천문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해군 천문대 상징인 마스터 시계였다. 24개의 세슘원자와 수소메이저 장치로 구성된 마스터 시계는 표준시간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전자장비가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정확한 시간 측정은 꽤나 중요하다. 가령, 1억분의 1초 정도 작은 오차가 있다면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한 위치측정에서 3m가량 오차가 생긴다. 예부터 역법과 시..

[사이언스 플라자] 공정한 평가는 과학발전의 초석

이 칼럼의 독자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너무 넓게 잡으면 별로 할 얘기가 없어지고 너무 좁게 잡으면 대중성이 떨어지고... 주제마다 넓혔다 줄였다 해야할 것 같습니다. 1800자를 훨씬 넘겨 글을 잘라냈는데 칼럼 스타일에 좀더 적응이 필요한 듯 합니다. 매경 사이언스 플라자 2011년 8월 17일 과학은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 분야다. 예산이 적합하게 배정되고 연구비가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근대국가가 성립되기 전에는 과학의 가치를 알았던 귀족들이 과학자를 먹여살린 반면 현대에는 국가가 그 일을 대신한다. 과학자들이 다양한 연구제안서를 내놓으면 심사위원들은 국가를 대신해서 평가한다. 연구비가 많이 몰리는 분야가 발전하게 마련이다. 결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