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신앙 110

[책] 과학과 종교는 적인가 동지인가, 로널드 넘버스 엮음

과학과 종교는 적대관계이며 둘 사이에는 끊임없는 전쟁이 있어왔다는 통념은 19세기 중후반 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널리 퍼져있는 견해이다. 하지만, 그런 견해는 엄밀한 과학사적 증거들에 기초해 있기보다는 당대의 사회적 상황에 따라 요구되었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된 관점이라는 것이 최근 과학사가들의 견해라고 한다. 가령, 과학활동을 종교적 영향에서 보다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가 적대적이라는 것을 부각시킴으로써, 과학의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제에 사회적 동의를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가 있다. 'The Creationists (창조론자들)'이라는 책으로 익숙한 로널드 넘버스는 과학과 종교를 적대적 관계로 보는 입장에서 흔히 회자되는 25가지의 잘못된 통념들을 바로 잡는 책을 엮..

기적 안에 신을 가두지 말라

어느 교회의 교육부 담당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초등부터 청년까지 교육을 담당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기는 처음인데 나름 기대가 되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고민되는 점은 과학과 관련된 내용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이다. 가령, 인간은 진화되었다고 가르쳐야 할까, 진화되지 않았다고 가르쳐야 할까? 다양한 배경과 신앙의 칼라를 가진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될까,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어떤 창조의 그림들을 심어주어야 할까. 흔히 우리는 '기적'을 행하는 신의 모습에만 익숙해 있다. 어릴 때부터 교회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보는 신의 모습은 주로 기적을 행하는 신의 모습이다. 신의 역사는 너무나 기적의 세계에만 국한된다. 반면, 우리의 일상과 자연법칙을 통해서 세상을 주관하고 우주를 섭리하는 신의 모습..

과학시대에 어떻게 크리스천으로 살래? 죠이 전국수련회

학생들에게 여름은 수련회로 바쁜 계절이기도 합니다. 제 연구실에서 여름방학 중에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학부생들을 보니 세명 다 계절학기 수업을 듣더군요. 수련회가는 것도 요즘엔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죠이 수련회에 선택식 강의를 부탁받았습니다. 벌써 오랜 된 얘기인데 시간이 흘러 약속한 날짜가 되었군요. 천안 고신대에서 열린 수련회장으로 가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강의시간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무려 세시간이나 주셨습니다. 여지껏 과학과 신앙에 대한 강의들을 많이 해왔지만 세시간이나 할당받은 것은 처음이라 감개무량했습니다. ^^ 과학시대에 어떻게 크리스천으로 살래? 그런 제목을 잡아 강의를 했습니다. 학부생들이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섞여 있었는데 백명 가량 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수서교회에 다녀와서

문화예배라는 저녁예배에 약 100명 가량의 교우들이 모인듯 했다.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 아닌 일반 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라 조금 염려가 되었는데 그분들이 보인 상당한 집중도에 놀랐다. 어찌보면 창조과학이라는 개념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너무 역사적 전문맥에 치중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깊이 들었다. 어쨌거나 좋은 경험이었고 콜린스 박사의 '신의 언어'를 읽으신 분들, 그리고 창조과학의 주장을 잘 알고 있는 분들도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었다. 무신론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의 후속편을 준비해야 할 때가 다가오는 듯 하다.

빅뱅이 어떻게 생겼냐고?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편지를 보내왔다. 지난 번에 좋은교사 모임에서 과학과 신앙 강의를 했을때 만났던 어느 초등 선생님이 아이들이 쓴 편지를 묶어 보내오셨다. 내용인즉, 루이스가 쓴 환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를 함께 읽고 있는데, 1 권에 나오는, 사자 아슬란이 노래를 불러 나니아를 창조하는 장면에서 자연스레 우주의 시작에 대한 질문들이 나왔다고 한다. 아슬란은 노래를 불러 나니아를 창조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빅뱅을 떠올렸고 대폭발을 통해 우주가 시작되었다는 과학 내용을 토론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주가 시작되었다면 아무 것도 없는데 어떻게 대폭발은 일어났을까? 이 대목에서 아이들의 공부는 표류 중이라고 한다. 나니아 연대기를 전부 다 읽지는..

과학자들의 종교성

과학자들은 얼마나 종교적일까? 과학자들이 얼마나 종교적인가 하는 문제는 오랫동안 논쟁되던 이슈이고 국내에 출판된 책들도 자신의 견해에 유리한 결과들을 주로 인용한다. 과학과 종교가 서로 대립된다는 견해를 주장하는 무신론자들은 과학자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훨씬 덜 종교적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한다. 더 많은 교육을 받았고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과학자들이 별로 신앙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이성이 신앙 위에 군림한다는 것을 보이려는 것이다. 무신론자들이 많이 인용하는 연구결과 중에 98년에 네이쳐에 나온 글이 있다. 그 연구에 의하면 "더 나은 (greater)" 과학자들의 경우, 7% 만이 종교적 신앙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이 정의한 '더 나은" 과학자가 과학자 전체를 대표..

자연과학 대학원 전공자 모임

이번 주 토요일 1시에 첫모임을 갖기고 했습니다 장소는 일단 서울대 대학원 기숙사 식당에서 모여 식사하고 자리를 옮길 예정입니다. 아볼로포럼을 통해 시작되는 모임이지만 꼭 아볼로포럼 후기모임일 필요는 없는 듯 합니다. 염두에 두고 있는 스터디는 칼빈대학의 물리학과 교수 부부가 쓴 Origins: A Reformed Look at Creation, Design, and Evolution 입니다. 이 책은 얇지만 여러가지 이슈별로 과학적으로 받아들여 지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성경신학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신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 그렇지 않은것의 경계가 어디인지 등등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해 주는 괜찮은 책입니다. 깊이는 부족할 수 있지만 함께 큰 그림을 그려보는데는 이상적일 것으로 보입..

자연과학 전공 대학원생 모임 - 아볼로 포럼 후기모임

과학과 신앙에 관련된 주제들을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임을 계획 중 입니다. 지난 번 아볼로 포럼에서 자연과학 분과에 모였던 분들을 중심으로 한달에 한번 가량 서울대 근처에서 모임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창조과학류의 공부는 아니고 'Origins'라는 책으로 스터디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 물론 참석하시는 분들의 의견에 따라 구체적인 계획을 짜야겠지요. 이메일을 보내긴 했지만 스팸필터될 가능성이 있어 제 블로그에도 공지합니다. 다음의 4가지 중에서 가능한 시간대를 이메일, 댓글 등등으로 알려주세요. 1. 금요일 (2일) 7시 2. 토요일 (3일) 6시 3. 토요일 (3일) 1시 4. 일요일 (4일) 6시

[책] 우주에는 신이 없다 - 심하다

가끔 들르는 서점에서 인문학 신간 코너를 보다가 재밌는 책 제목을 발견했습니다. '우주에는 신이 없다' 어느 심리학자가 쓴 책이 막 번역되어 전시되어 있는데 400 페이지 가까운 두께의 압박과 '만들어진 신'과 비스무리한 표지에 유혹을 금치 못하고 책을 들고 빈 의자를 찾았습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쓰여진 1부는 그래도 읽어줄 만 했습니다. 크리스천들의 삶에서 보이는 현상들을 중심으로 기독교를 비판하는 그의 얘기는 일리가 있고 또한 다른 무신론자들의 비판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겸허하게 들어야 할 얘기들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자신의 논리를 펼치는 2장부터는 그리 건질만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과학을 토대로 우주에는 신이 없다는 주장을 한 책인데요. 과학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해 보였습..

좋은교사 모임에 다녀오다

좋은교사 모임에 다녀오다. 말로만 듣던 좋은교사 모임, 정말 '좋은' 모임이었다. 정기적으로 모이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모임에 초청을 받았고 중고 선생님들을 비롯해 다른 분들도 참여하였다. 일선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중요한 일을 하시는 분들, 더군다나 기독교사로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아이들에게 가르치시는 일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는 일 자체가 흥미로웠다. 젊은 선생님들의 열정과 고민을 보는 것도 감사했다. 3시간 반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열심히 듣고 질문하고 생각하는 그 분들 감동 그 자체였다. 질문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웠지만 또 기회가 있지 않을까싶다. 아이들에게 창조의 진리를 가르치고 창조의 다양한 그림들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게 그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어떻게 해야할까? 쉽지 않은 현실적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