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덴 2

라이덴에서 맞는 주일

라이덴에서 맞는 주일,시차때문에 일찍 깬 이른 새벽부터 블랙홀 논문들을 읽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천문학, 그중에서도 몰랐던 사실들이 빠르게 밝혀지는 이 분야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자 흥미로운 무대입니다. 몇년만 논문을 읽지 않으면 뒤쳐지기 쉬운 분야에서 논문들을 읽을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박사과정 시절엔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논문들을 읽으며 모르는 내용들은 참고문헌을 죄다 뒤져가며 공부하고 그렇게 연구결과들을 섭렵하면서 한 주제를 점점 꿰둟어 보는 내공을 쌓아갔는데, 커리어가 흘러가면서 매니저같은 일이 점점 많아지니 그 시절의 그런 호사를 누릴 기회는 많지 않다고 변명하면서도 쌓아둔 논문들을 뒤늦게 읽으면서 참 부끄럽습니다. 대부분 작년 하반기에서 올해 나온 논문들인데 그사이 논란되던 관측결과들엔 ..

로렌츠 센터 학회 첫날

학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국제학회나 마찬가지로 첫날은 긴장되고 어렵고 그렇습니다. 첫세션은 30여명의 참석자가 돌아가면서 1분씩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입니다. 다들 예쁜 사진들과 취미활동들도 적어넣었는데 저는 포스터 1분 발표처럼 심각한 연구내용만 넣었습니다. 페북에 있는 대중강연 포즈처럼 멋진 사진이라도 넣을걸 그랬나 봅니다. 뭐, 연구 이외의 삶에 대해서는 신비주의를 펼친 셈 치자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오전 커피시간부터 긴장이 풀립니다. 캠브리지 대학 카빌리 센터의 디렉터인 로베르토 마이오리노가 참석자 중 가장 시니어 중 한명일텐데 마침 뒷자리에 있어서 첫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올해 제가 낸 논문 이야기를 꺼냅니다. 자기가 톡 할때 계속 그 내용을 언급한다며 좋은 결과..

과학이야기 2017.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