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의 글과 칼럼

제임스 스미스와 진화

별아저씨의집 2019. 5. 26. 19:43

제임스 스미스와 진화

 

칼빈신학교 철학교 교수인 제임스 스미스가 한국에 오는군요.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 책의 첫번째 저자이기도 합니다.

진화에 대해 꽉 막혀있는 사람들이 제임스 스미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1. 제임스 스미스는 18살에 그리스도인이 된 후 성경대학을 다니며 창조과학을 배웠습니다. 오히려 성경을 배우다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2. 그러나 성경대학 교사들이 문화전쟁의 무기로 과학을 이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죠 (한국도 비슷합니다. 팝송은 사탄적이고 영화도 보면 안되고 등등 문화전쟁을 벌였던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3. 과학은 그리스도인의 소명으로 권장되지 않았고, 그저 무기로 사용되었습니다. 한 대목을 따옵니다

"게다가 내게 제공되었던 '과학'은 데이터와 증거의 매우 선택적인 표본들로 구성되어 일종의 확증 편항을 띠고 있다는 사실이 점차 명확해졌다."

과학자들이 지적하듯 창조과학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해서 왜곡된 주장을 하는 확증편항임을 그는 다행히도 간파했습니다.

4. 그가 창조과학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된 것은 구 프리스턴 학파의 성경해석을 만나면서 입니다. 성경무오설을 옹호하는 벤자민 워필트 같은 성서학자가 진화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입장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정통-보수-개혁주의 복음주의자들의 글을 처음으로 읽으면서 그는 과학을 변증론의 무기로만 삼는 것도 옳지 않고, 과학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도 없음을 깨닫습니다.

5. 특히 창조과학 성경해석이 20세기에 출현한 새로운 해석이며 개혁주의와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됩니다.

"정통적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젊은 지구 창조론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의심을 품게 된 것은 기독교 정통에 입각한 아우구스티누스와 칼뱅과 워필드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창조과학 해석이 정통이고 개혁주의와 맞다고 생각하지만 거꾸로입니다. 창조과학의 세대주의적 성경해석은 20세기의 발명품입니다.

6. 그래서 진화에 대해서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와 칼뱅과 위필드 같은 역사적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 나는 정통 그리스도인들이 창조와 진화 그리고 인간의 기원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취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7. 진화 창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성경대학의 젊은지구론자들처럼 과학을 전쟁 무기로 사용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습니다.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성경적 신앙이 와해되고 복음이 훼손될까 봐 두려움을 느꼈고 이 두려움은 문화전쟁 태도를 부추겼다. 또 한편 진화 창조론자 동료들 일부는 순진한 사람이나 근본주의자로 인식되고 학계 동료들이나 문화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존경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제임스 스미스의 이야기는 좋은 가르침을 줍니다. 어제 목회자들과 대화 시간에 그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교회에서 창조과학을 가르치는 분들 때문에 너무나 힘든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진화를 반대하고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근본 이유는 두려움입니다. 자신들이 믿어온 내용이 무너질까 봐 두려워 합니다. 그러니 그 동기는 이해해 주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그 두려움을 깨고 더 큰 믿음으로, 더 큰 창조의 그림을 볼 수 있도록, 더 큰 우주와 드라마틱한 창조의 과정을 통해 더 크게 하나님의 창조의 영광을 볼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제임스 스미스가 이번에 베리타스 포럼을 비롯해서 여러 강연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의 지혜가 한국교회에 좋은 씨앗들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