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 452

아프니까 청춘이다 - 김난도 교수

공휴일에는 책 한 권씩! 그래, 옛날 버릇을 한번 살려보기로 했다. 광복절을 맞아 책 한권을 읽자. 서점에 들렀다. 살 책은 정해져 있었다. 베스트 셀러라는 책을 별로 사 본적이 없다. 그대신, 주로 지인들의 평을 보거나 뒤지다가 발견한 책들을 주로 읽는다. 어제는 베스트 셀러 한 권을 샀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이 책은 바이오메니아 님의 평을 보고 단박에 산 책이다. 작년에 교양과목 강의를 하면서 대학생들에게 연민이 느껴졌고 그들에게 던져 줄 위로와 충고의 지혜를 얻고 싶었다. 자정을 넘기며 책을 읽었다. 젊은 그대를 대하는 저자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읽다가, 배경음악으로 켜 두었던 재방송 개그콘서트도 꺼버렸다. 누구는 제목을 잘 뽑아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얘기도 한다. 그러나, ..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은 만남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새로운 만남에는 예기치 못한 즐거움과 흐뭇함도 있고 때로는 뜻밖의 당황함이나 불쾌함이 따라 올 수도 있다. 먼 길,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가서 아이들을 만나고 어른들을 만나고 작은 섬김을 하고 큰 섬김을 받고 왔다. 새로운 사람을을 만나, 그 삶의 여정을 스스럼없이, 식탁에서 차에서 혹은 간식을 먹으며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존중과 호의, 경청 그리고 환대와 아쉬움 그런 것들은 사람이 살아가는 여정에서 맞부딪히는 흐뭇하고 뿌듯한 감사가 아닐까.

일상에서 벗어나기

외국인 학생 때문에 맘 고생을 좀 하고 있다.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에게 많은 얘기를 해줘도 결국 논점을 잘못 파악하거나 엉뚱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많이 힘들었는데, 가만 생각하니 본인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이러저러한 일들로 맘이 무겁다. 좋은 지도교수가 된다는 것은 뭘까. 연구도 연구지만 먼저 성품의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많이 깨닫는다. 학생들은 아직 어리고 그러나 고집은 세고 프로답지는 않고 그러면서도 평등을 요구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는 학생들을 미국 스타일로 대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권위적인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에게 불리할때는 동양적 사고로, 유리할때는 서양적 사고로 나오는 학생의 태도는 꽤나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며칠 마음이 무거운데 오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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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출장을 다녀와서 보낸 한 주가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학생들하고 주초에 길게, 주말에 짧게 두 번의 미팅을 했고 여러 프로젝트들의 현재 상황들을 점검하느라 바쁜 한 주였네요. 출장보고서 처리하고 연구비 처리도 좀 하고 말이죠. 시차 때문인지 한 주 내내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저녁먹고 나면 헤롱헤롱 졸다가 일찍 잠이 들었어요. 그래도 새벽부터 일을 하니 생산성은 좋은 것 같습니다. 외부 일도 많았네요. 한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 잡지랑 인터뷰를 하느라 하루 저녁은 명동에 다녀왔고 국립과학관 전시물 때문에 찾아온 사람들과 컨설팅 회의도 했고 초등학생들 방문이 있어서 금요일 오전에는 강의를 했습니다. 갑작스레 원고청탁이 들어와 짧은 글 하나도 써 보냈습니다. 징검다리 프로젝트로 구형규 선생님과 만..

2011 시카고 코스타

오랜만에 코스타에 참석했습니다. 휘튼의 풍경이 유학시절 미국 동부를 그립게 하더군요. 작년에 한 해 빠졌는데 한국에 정착한 후 처음 가는 것이라 그런지 코스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주 코스타만이 갖고 있는 복음, 코리안 디아스포라, 신앙과 학문의 통합 이라는 핵심가치가 잘 들어났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참석자도 꽤 줄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세대가 더 어려졌다, 아니 내가 더 중년세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코스타의 진정한 사역은 전체집회보다는 조별모임을 중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별모임과 조장수련회, 멘토모임 등등을 참석해 보지 못하면 사실 코스타의 흐름을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받은 느낌도 사실 겉으로 드러나는 인상에 가깝습니다. 삶과 신..

삶을 고민하다 2011.07.10

서울대학교 민교협의 성명서

"최무영의 물리학 강의"라는 책으로 유명한 최무영 교수님이 자연대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오셨는군요. 학생들이 서울대 본관을 점거한 농성을 풀었는데 이에 대한 민교협의 입장을 표명한 성명서입니다. 최무영 선생님이 민교협 멤버이셨군요. 민교협이 전체 교수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중앙전산원이 차단하기도 했나봅니다. 민교협 쪽에서는 본부나 교수협의회에 대한 비판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 학생들의 농성 해제를 환영하며 법인화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다시 요구한다 법인설립준비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하며 본..

오후 늦게 마신 미디엄 사이즈 카푸치노 때문일까?

이렇게 잠이 오지 않는 건.... 침대에 누워 말똥말똥, 이 생각 저 생각이 주르륵 흘러간다. 이번에 학위논문을 쓰고 있는 학생은 플럭스 보정을 제대로 한 걸까? 은하의 좌우의 별운동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결과를 내었던 학생의 문제는 해결된 것 같으니 짧은 논문을 써 볼까? 8월에 연수를 보내기로 한 학생은 그 전에 일을 마쳐서 결과를 들고 갈 수 있을까? 수요일에 UC Irvine에 내려가면 Aaron과 무슨 얘기를 가장 중점적으로 하는게 좋을까? 이번에 들어 온 석사 신입생의 논리적 사고를 키워주려면 토론식으로 미팅을 해야 할까? 수업처럼 주욱 설명해 주는 방법이 나을까? 선배학생의 코드를 받아서 후배학생이 이용하는 것이 좋을까? 아님 직접 처음부터 프로그램을 짜도록 훈련시키는게 효과적일까? 수소 발머..

west campus에서...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아침에 듣는 일은 참 평화롭습니다. 코 끝에 와 닿는 바닷바람을 삼키며 집을 나서 드문드문, 느릿느릿 밀려가는 자동차들과 나란히 달려 여유있게 연구실로 갑니다. 햇살이 따듯하게 느껴지는 선선한 캠퍼스에서 이제 조금씩 머리속을 씻어내고 생각에 생각에 잠기다 논문에 논문을 따라 헤엄치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파도치듯 솟아 오릅니다. 학생들이 반 타스는 더 있어야 겠다는 욕망을 탐하가다, 뚝, 멈춰서서 껄껄 웃습니다 오늘도 바다는 잔잔하고 멀리 헤엄치는 돌고래 떼가 보일듯 말듯 합니다. 바닷가를 달리며 나는 누구인가를 깊이깊이 묵상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