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 452

역사의식

며칠전 밤늦게 서울시장 후보에 관한 TV토론을 보았습니다. 박원순 후보 측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역사의식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성공회대 교수의 논리에 수긍이 갔습니다. 유치한 것들로 트집잡는 일은 그만두고 과연 후보들에게 어떤 역사의식이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각국의 도시에 가보면 긴 역사를 통해 쌓여온 문화를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이 라스베가스처럼 번지르르한 도시가 되기 보다는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드러낼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의 흐름과 그 역사에 대한 인식이 정치인에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치명적인 한계일 것입니다. 반면,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나라당과 야권통합 후보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분명히 보일 것입니다. 물론 역사의식이 모든..

코스타 사람들...

제주에 학회를 갔다가 오랜만에 팽동국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연구실 구경도 하고 책모임하는 학생들과 만나서 짧게 얘기도 나누고, 이레하우스라고 하는 아담하고 다사로운 느낌이 나는 커피 전문점에 가서 커피 맛도 보고 맛나는 초코렛도 먹었습니다. 학생들에 대한 얘기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줍니다. 서울로 날아와서는 저녁에 안상현 간사님을 만났어요. 작년에 워싱턴 DC에서 만나고 처음인거 같은데, 오랜만에 미국 코스타 돌아가는 얘기도 듣고 내년부터 새로운 변화가 있을거란 얘기도 들었습니다. 사역 얘기, 학생들 얘기, 코스타 얘기... 모두 열정을 자아내는 얘기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구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고 보람된 일이겠지요. 비젼을 함께 품었던 사람들, 그리고 아직도 남아 있는 ..

한달 지나 10월 초...

가을학기가 벌써 한 달이 지나 10월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떨어진 기온때문인지 확 가을이 와버린 느낌이 듭니다.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났는데 체력이 바닥난 것 같습니다. 어제 지방에 강의하러 내려갔다 왔는데 KTX가 있어도 지방까지 내려가는 것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완전 피곤한 몸입니다. 평소 잠이 많은데 잠이 모자라서인지 머리가 지근지근 아프군요. 간 때문일까요? 지칠때 즈음, 다행히 하루 공휴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월요일 강의는 휴강이군요. 사실 교수가 학생보다 휴강을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요일부터 제주도에서 학회가 있어서 발표하는 학생들 결과를 다듬어주어야 하고 저도 포스터를 하나 만들어야 하지만 그래도 일단 공휴일이 가끔씩 찾아와 주는 것은 정말 두 손을 모으로 고개를 꾸벅 숙..

'인간과 우주' 수업

87명의 학생들이 듣는 교양과목, '인간과우주' 수업을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할 때마다 학생들이 얼마나 강의에 흡입되고 있는지를 확연히 볼 수 있는데 이번 학기 학생들의 열의가 매우 좋아보입니다. 우선, 정원을 넘어 40명 가량이나 더, 꼭 이 수업을 듣겠다고 온 것도 기특하고 다른 수업으로 가라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내 싸인을 받아간 학생들이 나름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과목 소개를 한 첫 수업에 이어, 우주공간의 크기를 다룬 두번째 수업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주욱 몰입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첫번째 과제를 내주고 과목에 바라는 점과 목표를 쓰게 했습니다. 문과생들이 대부분인 수강자들은 과학에 대한 두려움이나 몰상식을 넘어 우주에 대한 과학 지식을 배우고 과학적 사고도 배우고 싶다는 ..

블로그 글이 뜸해서리...

원래도 자주 글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간간히 글을 올리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곤 했는데 요즘은 도통 블로그도 못하고 있습니다. 주인장으로서, 별로 방문자도 없는 블로그라도, 명색이 블~로그 인데 폐쇄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좀비 블로그 정도로 살려두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고. ^^ 날이 밝았습니다. 뒤척이다 한밤중에 깼는데 잠이 오지 않아 드디어 블로그를 하는군요. 옛글들을 뒤적이며 댓글들을 보다보니 지인들 생각이 간절해 집니다.

새학기를 맞으며

새학기 첫 주를 바쁘게 보내고 나니, 추석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을 느낌도 솔솔 나고, 한숨 돌릴 여유도 있어 좋습니다. 밀려왔던 블랙홀의 활동과 별생성 활동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을 마악 제출했습니다. 1년 이상 밀렸던 프로젝트군요. 다른 그룹의 박사후 연구원이 데이타 처리를 했고 대략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 지난 봄이었는데 8월 내내 파고 들어 분석을 새로 하고 논문을 다시 썼습니다. 논문제출을 하고 나니 좀 홀가분한 생각이 들고, 드디어 2학기를 제대로 맞는 것 같습니다. 방학 초에는 박사과정 학생의 논문을 제출했고 방학 중에는 다른 교수팀의 학생과 같이 연구하던 주제의 논문을, 그리고 방학이 끝나면서 박사후 연구원이 맡았던 논문까지 제출을 마쳤습니다. 그러고보니 방학 때 땀 좀 흘린 것 같습니다. ..

9월

9월. 무척이나 좋아하던 9월이 왔다. 9월을 무색하게 하는 늦더위라 왠지 마음이 동하지는 않는다. 프로젝트 하나를 마감하며 논문을 쓰느라 지난 몇 주를 빡빡하게 보내서 인지, 들이닥친 새학기가 좀 멍멍하다. 오늘 논문을 대략 마무리 했으니 이제 새학기를 꿈꿔보자. 교양과목인 '인간과우주'를 가르친다. 60명 정원인데, 수강 첫날 정원이 찼다며 수강을 허락해달라는 학생들의 이메일이 꾸준히 날아왔다. 다 받아주면 100명이 넘어갈 듯 해서, 몇가지 규칙을 세워 공지를 했다. 오늘 벌써 8명이 초안지를 받아갔다. 인기 짱인 것 같다. (완전 자뻑이다). 그러나 학생 수가 많아지면 작년처럼 질높은 수업은 어렵겠다는 생각도 든다. 학기 초반에 학생들 이름을 몽조리 외웠었는데... 깜찍, 귀엽, 상큼, 발랄하던 ..

투표 안내문

퇴근하면서 우편물을 확인했더니 투표 안내문이 날아와 있더군요. 지난 주에 곽노현 교육감과 오세이돈, 앗 오타, 오세훈 시장의 100분 토론도 지켜봤습니다만. 교육이나 아동복지 등은 보편 복지를 하면서 급식은 왜 보편복지를 하면 안된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치적인 견해를 떠나 보편복지를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무상급식이라는 보편복지가 하나 늘어난다고 해서 나라가 망한다는 식의 반대 이유를 내세우는 것이 너무 우습게 보였습니다. 정치적인 입장이 진보냐 보수냐로 갈릴수는 있지만 당파적 비합리성에 메이기 보다는 사안 사안에 따라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정치 풍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짐 월리스의 "하나님의 정치"라는 책 내용이 생각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