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손가락 가는 대로

교회에 하는 헌금

별아저씨의집 2016. 1. 9. 21:47

5,6년 만에 동창 몇몇을 만났습니다. 
사는 얘기들을 듣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됩니다. 


40대 중반을 넘어가며 부모님들이 가실 때를 걱정해야 하고 유산상속으로 형제들과 분란을 겪기도 하고 새로운 직업이나 사업으로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기도 해야 하고 건실하던 회사가 망하기도 하고 암투병도 하고 송사에 휘말리기도 하고 참 인생이 그렇습니다. 단편 소설들을 읽듯 살아온 얘기들을 들으며 그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새로 출석하는 교회를 열심히 나간다는 어느 친구는 교회 재건축을 맡게 되었답니다. 수억이 들어간 공사과정에서 담임목사가 리베이트가 없냐며 슬쩍 묻더랍니다. 교회건축을 하고 새차를 뽑았다는 친구목사의 얘기를 들었다는군요. 건설업 관련 일을 하는 그 친구는 깜짝 놀랐답니다. 공사대금 부풀려 잡고 뒤로 돈 챙겨주는 전형적인 비리형태이지요. 


목사보러 교회가는게 아니니까 괜찮다는 그 친구 이야기에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그런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목사의 설교가 매주 귀에 들어오냐고 묻기도 하고 건축일을 맡은 사람으로서 그 사실을 모르는 다른 교인들에게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거라는 지적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개신교 왜 이렇게 썩었을까요? 

교회재정을 마음대로 갖다쓰는 목사를 자제시키고자 애쓰다 지쳐버린 어느 재정담당자의 얘기도 얼마 전 들었습니다. 모교회 목사는 수십억을 카지노에다가 갖다 바쳐서 검찰이 기소했다는 뉴스가 페북에 떴습니다. 


일부가 그렇고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그럴까요? 모르겠습니다. 확신이 없습니다. 그 친구 교회의 목사도 아마도 들은 얘기대로 다른 목사들은 교회건축하며 차도 뽑고 돈도 생기는 등 챙겨준다는데 왜 나는 뭐가 없냐는 단순한 질문을 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남들도 다 하는 일이라 나쁜 짓인지도 몰랐다고 변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심각한 것입니다. 공공연히 그런 얘기를 나누고 꺼낼 수 있을 정도로 일반적으로 이런 비리가 저질러지고 있고 그만큼 교회들이 썩었다는 뜻입니다. 


교회가 예수를 가르치는지, 맘몬을 가르치는지는 더 논해봐야 겠습니다만.
그 전에 아무리 바르게 가르치고 기도와 말씀이 살아있는 교회라고 해도 재정적인 부분이 깨끗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교회가 될 수 없습니다. 


엄청난 금액의 돈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것보다 더 사람을 타락시킬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목사들이 타락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돈, 그것도 교회의 재정입니다. 오늘날 예수께서 한국에 계신다면 아마도 그렇게 가르치실 듯 합니다. 교회에 헌금하지 말고 하나님께 헌금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