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

은하와 우주, 재미있는 수업이 되기를...

별아저씨의집 2014. 9. 11. 21:22

나선은하 M81의 모습 


이번 학기 전공과목인 은하와 우주라는 수업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2학년 학생들이 듣는 과목인데 타과생들이 많아 수강인원이 30명이 넘습니다. 보통 이과목은 열댓명쯤 듣는 과목이었다는데 이번 학기에는 교양과목처럼 학생들이 많군요.


같은 과목을 좀더 깊은 수준에서 대학원과목으로 영어로 가르쳤었는데 이번 학기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국말로 수업을 하려니 한국말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꽤나 번거롭습니다. 번역된 교과서를 보니 처음보는 단어들도 많군요. 한국어 용어들이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집니다. 한자어들이 뜻도 한눈에 잘 안 들어옵니다.


오늘은 우리은하 내에서 별들이 어떻게 운동하는지를 다루었습니다. 태양도 우리은하 중심을 중심으로 회전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재는 모든 별의 운동은 태양 운동에 대해 상대적인 것이 됩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다른 자동차들의 운동을 잰다고나 할까요. 태양의 고유운동을 통계적으로 알아낸 뒤에 각각의 별의 운동을 측정하면 이 둘을 합해서 은하중심에 대해 별들이 어떻게 운동하는지 파악하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은하의 역학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우리은하의 중심에서부터의 거리에 따라 별들의 회전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밀도분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질량분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미분 적분으로 간단히 표현해서 우리은하의 운동을 풀어가는 내용을 다루는데 흥미롭게 듣는 학생들을 보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이렇다저렇다 결론만을 배우다가 그 결론이 직접 어떻게 측정되어 나오는 것인지 그 과정을 배우는 것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학부생들에게 우주를 파악해 낸 과정을 가르치는 것, 물론 어려운 작업이지만, 신나는 일이기는 합니다. 


이번 학기 즐거운 수업이 계속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