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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신문 '사이언스플라자'라는 코너에 칼럼을 기고하던 일이 끝났습니다. 2011년 여름부터 약 2년 반 동안 25편의 칼럼을 썼더군요. 2년 이상 했던 일이니 몇가지 생각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코너가 코너이니만큼 칼럼의 내용은 주로 과학에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과학 자체를 설명하거나, 과학정책을 논하거나, 교육문제, 사회 이슈 등 여러 주제들을 건드렸습니다. 


칼럼을 쓰는 기간 동안 가장 기분 좋았던 일은 이화여대의 교양국어 교재인 '우리말과 글쓰기'에 대중과학 관련 주제로 썼던 칼럼이 실린 일입니다. 새로 개정되는 교재에 싣고자 하는데 허락해 줄 수 있냐는 출판사의 전화를 받고 유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일 이외에도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여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도 했지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는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고 글을 통해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도 알게되었습니다. 


매달 원고마감일이 다가오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고, 마감일이 항상 월요일 오전이라서 주말을 꼬박 글쓰기에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효율이 올랐는지 혹은 열정이 떨어졌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칼럼 한 편을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글쓰는 일이 힘들어 그만두려고 생각했던 적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 한번 생각해 봅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칼럼을 썼을까요? 


일단은 글에 대한 무한 욕망이 나 자신에게 있는 듯 합니다. 글쓰는 맛, 글을 통한 소통의 맛, 글의 힘, 그리고 글에 대한 애정, 그런 것들 말이죠. 글을 쓰는 행동이 주는 생생한 살아있는 느낌, 그리고 생산한 글이 내 자식처럼 혹은 내 자신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뭐랄까 글을 통해서 내 자신이 커가는 느낌 그런 것들도 있습니다. 마치 사진으로 추억을 담아두듯 글을 통해 내 생각들을 담아두는 것이랄까요. 


글이란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풀어 놓은 매개가 됩니다. 일반대중에게 과학자로서 과학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해 보는 것이 좋은 기회란 생각도 들어서 칼럼을 제안을 받아들였고 칼럼을 통해 주장했던 얘기들이 실효를 거두는 것도 보았습니다. 


칼럼이란 것은 글자수가 제한되어 있어 명료하게 논점을 전개해야 하기에 잘못하면 비약이 되거나 논거가 부족한 글이 되기도 싶고 반대로 너무 좁은 시각을 드러내거나 원론적인 얘기에 그치기 쉽습니다. 그런 한계는 벗어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책이나 잡지의 글과 다르게 칼럼이 가진 묘미도 있습니다. 


그럼 왜 매일경제 칼럼이었을까요? 단순하게 말하면 매경으로부터 먼저 청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신문사에서도 접촉이 있었지만 이왕 하던거 계속 매경에 쓰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매경이 친경제를 표방하지만 친기업에 가까운 논조를 펼치는 신문이라며 매경에 글쓴다고 구박을 주던 지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논지만 유지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한국사회와 언론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놓고 조금 더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는 합니다. 지식노동자들이 정의롭지 못한 정책의 하도급 역할을 하는 경우들도 많으니까요. 


어쨌거나 지난 2년 반 동안 주제를 고민하며 내용을 고민하며 칼럼을 써왔던 일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됩니다. 연구년이 끝나고 다시 학교에 복귀하는 내년에는 우선 교육과 연구에 집중해야 할 듯 하고 대신 칼럼보다는 책쓰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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