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14

수바루 천문대에서 은하들을 관측하고

지난 2월 말 몇 년 만에 수바루 천문대에 올랐습니다. 하와이 호롤룰루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하와이의 가장 큰 섬인 Big Island로 날아가 힐로에 도착합니다. 거기에는 수바루 오피스를 비롯한 여러 천문대의 오피스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이곳을 기지로 해서 산 정상에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힐로에서 하루 묵으면서 수바루 천문대에서 콜로퀴움 강연을 하고 공동연구 등을 하다가 다음 날 오후 일찍 산에 올랐습니다. 마우나 키아 라고 불리는 산, 2800미터 고도에는 Hale Pohaku라는 숙소가 있습니다. 여기서 하루를 묵으며 적응을 해야 하죠. 그래야 다음 날 해발 4200미터 정상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고산증 때문에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답니다. ^^ 전세계의 최첨단 관측 시..

과학이야기 2014.03.08

보현산 천문대에서

서울에서 동대구, 영천을 거쳐 보현산에 왔습니다. 국립천문연구시설인 보현산 천문대에 관측차 왔습니다. 90년대 중후반에 건설된 이 천문대에 왔던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그 당시에 소백산 국립천문대가 구경 0.6미터 망원경 시설을 갖고 있었는데 구경1.8미터 망원경을 새로 건설하게 되었다고 뉴스가 되었었지요. 석사과정을 마칠때 즈음인가 해서 한번 관측을 온 적이 있었습니다. 주로 외국의 시설들을 사용해 왔던터라 아직 제대로 보현산 망원경을 사용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처음 관측제안서를 냈습니다. 그리고 3일의 관측 시간을 받아 학생들과 함께 내려왔지요. 9월에 일기가 좋지 않다던데 아니나다를까 오늘 안개가 산정상을 뒤덮고 있습니다. 망원경의 돔을 열지도 못하겠군요. 학생들 훈련시키고 분광기에 익숙하게 하는..

과학이야기 2012.09.07

SALT: South African Large Telescope 남아공의 SALT

지난 1월에 오스틴에서 열렸던 미국천문학회에 참석한 성과 중의 하나는 SALT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고 거기서 일하는 Staff Astronomer를 만났다는 것입니다. SALT는 South African Large Telescope의 약자로서 남아공에 건설된 구경 11 미터의 대형망원경을 말합니다. 남아공이 미국 및 유럽의 국가들과 함께 사용하는 분광 위주의 망원경입니다. 2005년 정도에 건설이 되어 첫번째 관측이 이루어졌는데 광학계 등등에 문제가 있어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은 그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들이 풀려서 활발한 관측이 시작되었다는 겁니다. 학회 마지막 날 SALT의 전시 부스를 찾아가서 거기 있던 한 천문학자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SALT의 상..

과학이야기 2012.02.04

구름 낀 날씨, Keck HQ 에서

오랜만에 하와이에 왔습니다. Keck 망원경 관측 차 왔지요. '마우나 키아 (Mauna Kea) ' 즉 키아라는 이름의 산 정상에는 세계 최상급 망원경들이 여럿 있습니다. 4200 미터라는 높이 탓에 그만큼 대기가 없어 관측하기가 좋습니다. 그러나 산소도 지상의 60%밖에 되지 않아 산소마스크를 쓰고 작업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뛰어다니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건장한 청년들도 쓰러지곤 합니다. Keck 망원경의 경우에는 관측자들이 산 정상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대신 켁 천문대의 본부가 있는 와이메아라는 작은 마을로 갑니다. 거기에 원격 관측 시설들이 있어서 산 정상의 망원경에 달린 카메라라든가 분광기들을 직접 운용합니다. 물론 망원경은 산 정상에 있는 엔지니어들과 오퍼레이터가 직접 ..

과학이야기 2011.11.29

학생들과 관측 중, 릭 천문대에서

아침에 관측을 끝내고 숙소로 내려가는 길에 보니 산 호세 하늘과 베이쪽 바다 위로 해무가 가득 찼습니다. 멋진 광경이었습니다. 학생, 포스닥, 3명이 함께 와서 릭 천문대에서 관측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밤은 날씨가 아주 좋아 좋은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두달 이상 진행되는 켐페인이 이제 3일 뒤면 끝납니다. 우리 그룹이 맡은 마지막 4일이 지금까지 관측기간 중 가장 좋은 날씨를 갖게 될 것 같습니다. 최소 너댓 개의 은하들에 있는 블랙홀 질량을 처음 구하게 될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둘째날 밤, 관측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학생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좀 여유가 생기는 군요.

Keck 망원경으로 레이져 관측을 한다

오늘 밤부터 이틀동안 켁 망원경으로 레이져 관측을 한다. 레이져는 대기권 80-90킬로미터 정도 높이에 있는 나트륨 층에 레이져를 쏘아서 인공별을 만드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유성들이 지구로 들어올때 부서지면서 대기권 상층부에는 나트륨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층이 있는데 지상에서 강력한 레이져 빔을 쏘면 이 나트륨 원소들이 빛을 내게 되고 그렇게 반사된 빛이 다시 지상의 망원경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돌아온 빛을 이용하면 빛이 대기를 통과하는 동안 어떻게 산란되고 흩어지는 지 그 패턴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고 그 정보를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망원경의 거울을 조절하여 대기의 효과를 보정하는 기술을 laser adaptive optics (레이져 적응광학)라고 한다. 이런 기술을 이용하면 마치 우주공간에서 관..

과학이야기 2010.06.26

수바루 관측 첫날

힐로 공항에 내려 택시를 타고 수바루 오피스에 갔다. 이것저것 싸인을 하고 동료들과 만나 셔틀을 타고 해발 2800미터의 Hale Pohaku에 올랐다. 여기는 말하자면 관측자들과 엔지니어 등등을 위한 베이스 캠프로 숙소와 식당, 편의시설들이 있다. Hale Pohaku에서 4200미터 정상까지는 차로 약 30분 정도 걸린다. HP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관측 첫날 오후 5시쯤에 마우나 키아 정상의 수바루 망원경으로 출발했다. FMOS라는 기기가 새로 마련된 뒤, 첫 번째 과학관측이라서 그런지 수바루 관측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Support Astronomer라고 하는 관측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서너 명, 쿄토 대학에서 온 데이타 처리를 도와주기 위한 팀이 두명, 우리 관측 팀 4명, 그리고 망원경 ..

과학이야기 2010.05.31

관측을 간다. 수바루 망원경

관측 여행이 다가왔다. 하와이에는 관측하러 자주 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일본이 자랑하는 구경 8.2미터의 수바루 망원경을 사용하게 된다. 첫관측이라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많다. 처음쓰는 망원경은 새롭기 때문에 알아야 할 내용들이 많고 더군다나 이번에 사용하는 FMOS라는 최첨단의 적외선 다중분광기는 관측 자체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날씨는 괜찮을지, 시차 및 4200미터 고도에서 60% 수준의 산소에 몸이 잘 적응할지, 망원경은 이상이 없을지, 분광기는 잘 작동을 할지, 이 모든 것이 다 잘되더라도 우리 관측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수행될지, 등등..... 몇 주 마음이 분주했는데 관측일을 겨우 며칠 앞두고 아직도 마음이 분주하다.

과학이야기 2010.05.27

Space Command에서 레이져를 금하다

관측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해질 무렵, Space Command에서 전화가 왔다. 이곳은 위성과 전투기 등등 국방과 관련된 일을 다루는 소위 미국의 우주사령부라고 할수 있겠다. 갑자기 전해진 메세지는 오늘 특별한 뭔가가 있어서 레이져 사용을 금한다는 것이다. 수 킬로미터 위에 있는 대기의 나트륨 층에 레이져를 쏘는 관측 방법은 지나가는 비행기 등등에 위협을 줄수가 있다. 그래서 관측자들은 하늘의 어느 영역을 관측하고 레이져를 쏠 것인지를 Space Command에 미리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관측 타겟들이 수초 정도의 closure, 그러니까 레이져를 꺼야하는 시간이 매우 짧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전혀 레이져를 사용할수 없다는 메시지가 온 것이다. 이런 경우는 군사..

과학이야기 2010.01.28

레이저를 쏘며 관측 중

하와이에서 관측 중이다 자주 쓰던 Keck 1 망원경 대신 Keck 2 망원경을 쓰고 있다. 레이져를 이용한 관측이라 관측을 돕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 레이져를 이용해 대기에 의해 이미지가 흐려지는 것을 보정하는 소위 laser adaptive optics라는 기술은 사용할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켁을 사용한지도 벌써 햇수로 6년째가 되어서 그런지 관측 자체에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물론 자주 사용하던 Keck 1의 광학 분광기가 아니라 Keck 2의 소위 state of the art 에 해당하는 OSIRIS 라는 integral field unit 분광기를 사용하는 일이라 상당히 새롭지만 그래도 짠밥이 짠밥인 만큼 여유가 있나보다. 오늘 낮에는 해변에 잠시 다녀왔다. 파도소리와 그에 묻혀 휩쓸..

과학이야기 2010.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