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의 글과 칼럼 143

[과도기_이야기] 20. 당신이 믿는 신은 시계공?

과도기_이야기 20. 당신이 믿는 신은 시계공? (2017.12.16)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는 주장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과학자가 자기 전문분야 밖의 주제에 관해 설득력없는 주장을 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근대과학의 출현 후, 과학이 밝힌 인과관계로 자연세계가 빈틈이없이 운행되고 그 어디에도 신이 끼어들 구석은 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이런 관점을 소위 이신론 (deism)이라고 합니다. 이신론은 뉴턴의 기계적 우주관에 바탕을 두고 있지요. 신이 처음에 우주를 창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 신의 역할은 필요없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시계에 비유한다면 시계공이 시계를 만든 후에는 시계공이 교통사고로 죽어도 시계는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이죠. 이신론의 바탕이 되는 기..

[과도기_이야기] 35번째 - 대화는 통합도 분리도 아니다.

[과도기_이야기] 35번째 - 대화는 통합도 분리도 아니다. 1. 과학주의자들은 과학 아래 종교를 통합해 넣으려는 입장을 갖는 반면, 창조과학자들은 종교 아래 과학을 통합해 넣으려 합니다. 종교가 폐기되어야 한다는 도킨스의 주장도 엉뚱하지만, 반대 극단에 있는 창조과학은 창조라는 신앙과 과학을 엉뚱하게 통합해서 만든 괴물입니다. 2. 젊은지구론이든 오랜지구론이든 지적설계든 진화적창조든 간에 신앙과 과학을 막무가내로 통합하려고 하면 괴물이 탄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괴물을 만드는 두가지 작용이 있습니다. 첫째는 성경을 과학교과서처럼 읽어서 그 내용을 과학에 적용하려고 할 때 일어납니다. 시편을 잘못 해석해서 성경은 지구가 움직일 수 없다고 가르친다고 주장했던 지동설-천동설 논쟁 시절의 기독교인들이 그랬습니..

[과도기_이야기] 34번째. 이중잣대의 위험성: 뉴턴의 프린키피아 vs. 다윈의 종의기원

#과도기_이야기 34번째 이중잣대의 위험성: 뉴턴의 프린키피아 vs. 다윈의 종의기원 (2015년 5월 1일)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1835906556633954 얼마전 창조과학회 초기 멤버셨던 어느 교수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젊은지구론에 문제가 많다며 지구의 연대가 오래되었고 우주가 오래되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며 잘못된 젊은지구론을 주장하는 창조과학회를 왜 그냥 두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친구관계 때문이었나 봅니다. 창조과학회 분들이 다 친구들이다 보니 비판하지 못했다는 얘기로 들렸습니다. 글쎄요.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못되었음을 알고도 비판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

#과도기_이야기 33번째 - 진화적 창조는 아담을 부인한다고?

#과도기_이야기 33번째 - 진화적 창조는 아담을 부인한다고?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2527177020840234 창조과학회 회장 한윤봉 교수가 작년 어느 교회에서 한 강의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진화론을 믿으면 아담도 부정하고 원죄도 부정하고 부활도 부정하게 된다, 유신진화론은 성경 말씀과 복음이 왜곡되고 훼손되며 성경의 권위와 무오성을 믿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젊은지구론을 주장하는 이재만 선교사도 같은 맥락입니다. 유신진화론자들은 원죄도 안믿고 성경도 안믿는다는 취지의 비판을 합니다. 네. 항상 하는 얘기지만 이 분들이 말하는 유신진화론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젊은지구론을 수용하지 않는 모든 견해를 유신진화론이라고 정..

[과도기_이야기] 32 "각기 종류대로"는 무슨 뜻?

#과도기_이야기 22 "각기 종류대로"는 무슨 뜻? 창세기 1장에 나오는 "각기 종류대로" 라는 표현을 가지고 동물은 각각 따로따로 창조되어야 한다며, 성경이 생물진화를 부정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기 종류대로"라는 표현은 생물이 서로 연관성 없이, 따로따로 창조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진화의 방법으로 생물이 창조되면 안된다는 뜻도 아니다. 창세기 1장은 창조사역의 인과관계나 작동원리, 시간과 순서를 과학적으로 기술한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창세기 1장은 무에서 뭔가를 만들어 낸 과정, 우주나 지구나 생물의 기원, 즉 물질적 창조의 과정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미 존재하고 있는 물질들을 대상으로 기능과 질서를 부여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빛과 어둠과 물과 땅이 뒤죽박죽 섞여있는 그 혼돈..

[과도기_이야기] 31 성년창조론과 젊은지구론이 함께 갈 수 있을까?

#과도기_이야기 31 성년창조론과 젊은지구론이 함께 갈 수 있을까?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2503832739841329?pnref=story 가끔 보면 창조과학 신봉자들 중에 성년창조론과 젊은지구론을 함께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성년창조론과 지구6천년설은 양립할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 보면 참 의문입니다. 자기가 뭘 주장하는지도 모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성년창조론을 믿는다는 건, 하나님이 6천년전에 지구를 만들면서 지구나이가 46억년되어 보이게 만드셨다고 믿는다는 겁니다. 그러면 제대로 믿어야지요. 지구나이가 46억년 되도록 그렇게 만드셨다니까, 과학으로 지구나이를 측정하면 당연히 46억년이 되어야하지 않겠..

[과도기_이야기] 20. 안한 걸, 못한 걸로 착각하면 소설쓰게 됩니다.

#과도기_이야기 30. 안한 걸, 못한 걸로 착각하면 소설쓰게 됩니다.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2502671639957439 세미나 연사가 묻습니다. "00에 대해서 아는 분 있습니까?" 갑자기 짧게 물으니, 아무도 대답을 안 합니다. 대답이 없자 연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도 모르시는군요. 이 정도는 아셔야 합니다." 연사들이 종종 하는 실수 입니다. 침묵을 답으로 여기면 소설쓰게 됩니다. 반대로 물어보면 어땠을까요? 00에 대해서 모르는 분 있습니까? 대답이 없다고 해서, 다들 알고 있다고 판단하면 말도 안되는 착각이 되겠지요. 침묵은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니고 침묵일 뿐입니다. 얼마 전 페북을 보니, 어느 창조과학 신봉자가 교회 강의 중에..

사회적 영성은 개인영성의 열매다? - 빛좋은 개살구

사회적 영성은 개인영성의 열매다? - 빛좋은 개살구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22550005447245512017.3.26 어느 청년이 개인영성(만?)을 강조하는 어느 유명한 목사님께 공개질문을 했더니 돌아온 답변이 개인영성을 열심히 쌓아야 사회적 영성도 나온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답니다. 그럴듯합니다. 로잔언약에 뿌리를 뻗는 복음주의 관점에서도, 제가 자라온 보수적 신앙 배경에서도, 개인이 인격적으로 변하고 구원을 완성해 가는 것은 출발점이자 필수불가결한 내용입니다. 개인영성과 사회적 영성을 균형있게 추구해야 하며 개인영성 없는 사회적 영성은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일반적 진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7년 한국의 상황에서 특히 교회가 심각하게 복..

[과도기_이야기] 19. 선악과인가, 아니면 인형극인가?

#과도기_이야기 19. 선악과인가, 아니면 인형극인가? 지난 번에 올린 "당신이 믿는 신은 마술사?"라는 글에 이어 오늘은 인형극의 신에 대해서 나눠볼까 합니다. 종종 그런 질문을 받습니다. 왜 하나님은 굳이 선악과를 만들어서 인류가 죄를 짓게 만들었나? 선악과 만들지 않고 인간이 선하게 살도록 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겠나? 왜 인간이 죄를 짓게 만들고는 예수를 보내서 구원의 길을 제시하는 건가? 그냥 처음부터 죄를 안짓게 인간을 창조했으면 되잖아?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신이 신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프라하에서 인형극 오페라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듯 인형들이 연기하고 노래합니다. 처음엔 뭔 인형극이냐 생각했지만 나름 유쾌했습니다. 하지만 인형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