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민하다 452

기독교는 성서의 종교가 아니다

기독교는 성서의 종교가 아니다 2020년에 읽은 가장 인상깊었던 책 중 하나가 더글라스 존 홀의 [그리스도교를 다시 묻다]입니다. 이 책을 번역한 이민희 선생님이 선물로 주신 책입니다. 주옥같은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부정 신학의 눈으로 바라본 그리스도교’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책의 각 장에 달린 부정의 제목들이 몹시 흥미롭습니다. 모태신앙부터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지역교회와 선교단체를 거치며 한국기독교의 교회 문화 속에서 자라온 저의 신앙은 대학원공부와 유학생활, 그리고 과학과 신학에 대한 공부를 통해 또한 한국 사회의 현실 속에서 기독교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끝없이 던지는 긴 과정을 통해 서서히 변해왔습니다. 어쩌면 이 책의 내용은 긴 여정을 통해 현재엑 이르게 된 저의 신앙의 에센스를 보여주는 느낌..

새로운 교회가 가능할까?

새로운 교회가 가능할까? - 2020.08.22.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3315731781984750 기독교인들이 교회에서 세뇌되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따지고 보면 지역교회의 구조적 문제가 많습니다. 1. 우선은 성경과 신앙을 가르치는 교회의 구조적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목회자가 주로 교육의 역할을 맡는데 신학교에서 3년간 목회자 과정을 공부했다고 해도 신학을 어느정도 배우고 성경을 해석해서 교인들에게 가르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신앙은 단지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현장에서 드러나기 마련인데, 가정과 직장, 교육, 경제, 국제관계, 과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목회자가 전문..

세상이 교회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

교회가 세상을 걱정해야 하는데 세상이 교회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망할까 두려워 몸부림을 치는 듯한 모습을 드러내는 대신에 교회는 한 알의 밀알이 썩어져야 한다는 성서의 가르침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득권을 잃을까 노심초사하고 저항하는 모습 대신에, 교세가 줄고 헌금이 줄고 영향력을 잃어도 복음을 지켜내며 망하는 모습이 오히려 백 배의 열매를 거둘 것입니다. 교회가 세상을 염려하며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복음의 능력이 드러납니다. 그리스도는 왕위를 찬탈하여 힘으로 세상을 구원한 것이 아니라 처절한 죽음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구원의 길을 열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걸리지 않게 우리만 보호해 주신다거나, 사탄의 영이 차별금지법을 찬성하게 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은 복음의 능력이 아니라 이..

웰컴투비디오를 아십니까?

웰컴투비디오를 아십니까? 오늘 아침 어느 신문에 나온 목사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웰컴투비디오는 세계 최대의 아동성착취물 싸이트입니다. 회원이 백만명이 넘고 수년동안 아동과 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 수십만 건을 유통시킨 사이트입니다.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는 한국에서 1년 6개월 형을 받았고, 아동성착취물을 내려받은 죄로 미국에서 15년 형을 받은 범죄자들과 비교되면서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법원이 손정우를 미국으로 송환하지 못하게 한 결정도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동성애 때문에 가정이 파괴된다는 분들이 종종 항문섹스 관련된 자극적인 표현들을 사용합니다. 웰컴투비디오에는 영유아들이 등장하고 걷는 아기와 걷지 못하는 아기로 장르가 나뉜다고 합니다. 아기들의 입과 항문에 성기를 집어넣는 차마 표..

삶을 고민하다 2020.07.16

차별금지법 3.

#차별금지법 3. (20. 7. 6)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3268092230082039 권영신 목사님 진지한 댓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몇가지 제 의견을 드립니다. 1. 말씀하신 대로 사회나 법이 종교와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해 왔습니다. 그럴때마다 신앙인에게는 당연히 사회법보다 성경의 가르침이 더 위에 있습니다. 소비에트에서 국가적으로 종교를 말살하려고 할 때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면서도 신앙을 지킨 것은 바로 사회법보다 성경의 가르침을 우선하였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우선시 한 그리스도인들이 사회를 바꾸고 법체계를 옳은 방향으로 개혁한 일들도 기억해야 합니다. 성경의 희년법이나 고아와 과부와 사회적 약자를 돌보라는 ..

삶을 고민하다 2020.07.07

차별금지법 2 - 변죽만 울리는 목회자들

차별금지법 2 - 변죽만 울리는 목회자들 (20. 7. 5)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3266699276888001 1.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목회자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들립니다. 어떤 내용인지, 과연 설득력이 있는지, 정말 차별금지법을 반대할 적합한 이유인지 살펴보니 무척 답답합니다. 2. 우선 이 글은 동성애가 성경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가, 없는가를 논하지 않습니다. 여성이 설교해도 되는가, 여성을 목사로 안수할 수 있는가, 이 문제에 관해 다양한 입장이 있듯이 동성애 문제를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는 교단과 신학의 스펙트럼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3. 그러나 동성애를 허용하든 반대하든 그것은 기독교 내부의 판단입니다. 하..

삶을 고민하다 2020.07.07

#차별금지법 반대 - 누구를 향한 칼인가?

차별금지법 반대 - 누구를 향한 칼인가? (20. 6. 28)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32593938042852151. 2020년 현재. 반기독교 정서가 한국 사회에 팽배합니다. 박정희, 전두환을 하나님이 세운 지도자라며 떠받들고 경제적 번영이 축복과 구원의 증거라는 메세지를 쏟아내던 80년대 많은 교회들의 정서는 사기쳐도 돈만 벌면 된다거나 속여서라도 전도만 하면 된다는 식의 불의와 독선이 교회 안에 스며들게 만들었고 이제 교회는 가장 신뢰하기 어려운 단체 중의 하나가 되어버렸습니다. 2. 다른 종교 시설, 가령 불상을 때려 부수는 무지막지한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누구나 목격하게 되었고, 그들을 대신해서 불교계에 사과한 대학교수는 신학대학에서 잘렸습..

삶을 고민하다 2020.07.07

스승의 날, 종일 비

2020.05.15스승의 날, 종일 비 어제 대학원생들에게 20개씩 마스크를 주었더니 좋아라 합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스승의 날 선물로 마스크를 준 셈이네요. 사비로 구매한 건 아니고^^ 연구실 안전관리비라는 게 있더군요. 몇년 전부터 간접비에서 따로 책정되는데 몰라서 안 쓰고 있었더니 사용하라고 적극 권장합니다. 포스닥 연구원들과 대학원생들이 함께 쓸 수 있게 마스크와 손세정제, 소독제 등을 구매했습니다. 김영란법 때문에 스승의 날이 무색해졌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좀 블루합니다. 그나마 꽃을 달아주러 오던 학생들도 올해는 이메일로 인사만 전합니다. 걸리적 거려서 꽃 다는거 별로 안좋아합니다. 계절과 시간을 정하는 하늘을 탐구하는지라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 같은 것도 저에겐 별 의미가 없습니다. 지구..

I CAN'T BREATHE.

I CAN'T BREATHE. 권력은 항상 폭력을 낳기 마련입니다. 반항할 수 없게 수갑이 채워진 시민의 목을 눌러 죽인 경찰의 폭력, 증거를 조작하고 위증을 교사해서 범죄를 창조해 내는 검찰의 폭력, 외적으로 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대신 오히려 시민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헬기로 기관총 사격을 한 군대의 폭력,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들을 고문하고 간첩으로 만든 정보기관의 폭력... 이런 폭력 뿐만 아닙니다. 밖에서는 내내 약자이다가 집에 와서는 주먹을 휘두르는 가장의 폭력,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학생들을 때리던 선생의 폭력, 재벌은 봐주고 가난한 자는 철저하게 벌을 받게하는 판사의 폭력, 여신도를 성추행하는 목사의 폭력, 소수자들을 혐오하는 교회의 폭력, 약자들을 위한 법을 만들기보다 표를 생각하며 다수를 위..

교회의 본질은 주일예배인가? II

교회의 본질은 주일예배인가? II. 2020.03.14 https://www.facebook.com/jonghak.woo.9/posts/3151171161774147 1.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예배당에 함께 모이기 어려운 시절이 되었습니다. 가정예배나 온라인 예배로 대체한 교회들도 있고 여전히 모여서 예배드리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서 한쪽을 칭찬하고 한쪽을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판단은 각 교회의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가능하겠습니다. 2. 하지만 이 논란은 예배란 무엇인가, 그리고 교회란 무엇인가를 근원적으로 묻게 합니다. 단순히 주일날 모이네, 마네의 문제를 넘어 깊이 있는 고민과 성찰이 나오면 좋겠다는 싶습니다. 아니, 이 문제는 이미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심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