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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넨베르크 [자연의 신학] 5장 성령론과 자연신학의 과제

별아저씨의집 2018. 9. 26. 13:23

"우리는 슬프게도 우리의 삶에 진정한 통일성과 의미가 부재함을 깨달으며 살아야 할 때도 있다. 개인들 간의 관계와 사회 속에는 갈등과 억압과 폭력이 존재한다. 실패와 죄책과 무력감과 질병과 죽음이 존재한다. 거기에는 아주 단편적인 방식일 망정 의미의 섬광들도 있고, 그리고 생명의 전체성은 죽음의 순간에 열려진 물음으로 남게 된다. 거기에는 아주 광범위한 인간 삶의 모호성들이 존재하며, 이는 폴 틸리히가 그토록 감동적으로 기술한 변증법이다.


이 모든 것에 직면해서, 사랑과 관심, 상호 신뢰와 의미와 희망 등이 현존한다는 것은 거의 초자연적인 사건이다. 더구나 그것들이 그 모든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에 계속적인 정체성과 통합성을 구성하는 것들이라면, 더더욱 그것들은 초자연적인 사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더 이상 죽음에 귀속되지 않을 새로운 생명에 대한 확신과 함께 기독교의 선포는 새롭고 청명한 확신, 즉 새롭고 계속적인 영적 현존을 전한다. 그의 핵심에는 하느님의 미래에 연합된다는 확신이 놓여 있는 것인데, 이 확신은 바로 그리스도의 실존 속에 성육신한 확신이며, 그때부터 인간 역사 속에서 작용해 온 확신인 것이다.


그러나 신앙 공동체 속에 존재하는 삶으로서 이 새로운 영적 현존의 영은 다름 아닌 모든 생명에 생기를 부여하여 살아 숨쉬게 만드는 영인 것이다. 바로 그 동일한 영은 다름 아닌 풍성한 자기 초월을 고무함으로써 모든 생명을 창조하는 영이기 때문에 그 영은 현실도피주의자의 아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세계를 지탱하고 또한 그 세계의 불합리성들과 역경들을 궁극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다."


판넨베르크, '성령론과 자연의 신학의 과제'에서


판 선생님의 결론에 은혜를 받습니다.

불합리성과 불가지론의 세상에서 우리는 여전히 사랑과 신뢰와 의미와 희망을 발견하는 기적을 경험합니다.


그 기적은 성육신 사건에서 시작되어 새로운 하늘과 땅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생명과 실재에 대한 선포와 그에 대한 믿음에 근거하여 끝없이 역사 안에서 지속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생명을 창조할 뿐만 아니라 자기존재를 초월하도록 우리를 이끄는 성령의 사역을 통해 드러나며 그로인해 우리는 불합리성과 역경을 이겨낼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도 이 어그러진 세상 속에서 창조적으로 일하시는 성령의 일하심을 생각하며 불합리하고 불가지한 세상을 살아낼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