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학의 글과 칼럼

[과도기_이야기] 7번째 -노아 방주 실험이 실패하면 안 믿을거니?

별아저씨의집 2017. 8. 6. 15:16

과도기 이야기 7번째.   노아 방주 실험이 실패하면 안 믿을거니?



얼마 전학교를 방문하신 목사님과 그 아들을 만났습니다과신대 회원이기도 해서 더 반가왔습니다학교에 찾아오시는 분들과 종종 점심을 함께할 기회가 있는데 그날 목사님과 대화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목사님은 대학생 시절에 창조과학에 감탄해서 상당한 관심을 가졌었다고 합니다그런데 어느날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 실험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봤답니다실험 결과방주는 물에 잘 뜨는 훌륭한 구조를 갖추었다는 그 기사를 읽고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가 정말 튼튼하게 잘 설계되어 있구나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당시 지도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지도교수님이 이렇게 묻더랍니다.



"실험을 했는데만일에 방주가 물에 안 뜨고 가라앉았더라면 노아의 방주를 안 믿을거니?"



그 질문을 받은 목사님은 뒤통수를 맞은 듯 깊은 깨달음을 얻었답니다성경의 기록대로 방주를 제작해서 바다에 띄웠는데 제대로 뜨지도 않고 물밑으로 가라앉아 버렸다면방주의 구조가 공학적으로 문제가 많아서 배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냥 가라앉았다면그랬다면 노아의 방주를 안 믿게 되었을까성경을 못 믿게 되었을까?

그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된 것이지요

곰곰히 생각해 봤더니 아니더랍니다설혹 노아의 방주 실험이 실패로 끝났다고 해도 실험이 잘못되었거나 혹은 성경에 나온 방주에 대한 묘사즉 길이나 무게 등등의 내용을 잘못 이해했거나 혹은 성경의 표현들이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험이 실패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방주 실험이 실패했다고 해서 성경에 나온 방주를 완전한 허구로 증명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목사님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네 그렇습니다노아의 방주가 실패하거나 성공하거나 마찬가지입니다방주 실험이 성공하고 방주가 물에 잘 뜬다고 해서 그 실험이 노아 방주의 존재나 전지구적인 홍수를 증명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성경의 내용은 실험이나 과학으로 증명하거나 반증할 만한 그런 내용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물론 성경에는 지구가 편평한 것처럼 묘사되어 있고 천동설의 지구처럼 묘사되어 있습니다하지만 그 내용을 가지고 성경이 지구편평설과 천동설을 지지한다고 주장하면 문제가 심각해 집니다성경은 그런 주장을 하지 않습니다지구가 편평하고 믿었고 천동설처럼 우주를 이해했던 사람들에게 성경이 주어지면서 그들의 상식에 맞게 성경이 기록된 것입니다하지만 성경이 지구편평설이나 천동설이나 지구6천년설을 가르치지는 않습니다다만 우리 인류가 오랫동안 그렇게 오해했을 뿐입니다.  



각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그들의 지성과 상식으로 이해하고 기록한 하나님의 역사는 과학으로 증명되거나 반증될 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이런 헛된 시도를 우리는 범주의 오류라고 부릅니다신앙과 과학은 범주가 다릅니다과학으로 신앙을 증명하려는 시도는 바로 범주의 오류입니다



그 지도교수님의 한마디 질문을 통해 이 목사님은 창조과학에 경도되었던 태도를 벗어나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그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저는 참 멋진 이야기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라는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성경의 기록이 과학으로 증명되면 정말 신날까요반대로 성경의 기록을 과학으로 입증하지 못하고 실패하면 성경을 그만 믿으시렵니까?